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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곽의 도서관] 독서후기 2023-51. 긴긴밤 - 루리 (제 21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Herr.Kwak 2023. 12. 1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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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

 


제21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긴긴밤』
세상에 마지막 하나 남은 흰바위코뿔소와 코뿔소 품에서 태어난 어린 펭귄.
그땐 기적인 줄 몰랐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것이 다른 우리에게 서로밖에 없다는 게.


세상에 마지막 하나 남은 코뿔소가 된다면, 소중한 이를 다 잃고도 ‘마지막 하나 남은 존재’의 무게를 온 영혼으로 감당해야 한다면 어떠할까? 친구의 마지막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어린 생명이 마땅히 있어야 할 안전한 곳을 찾아 주기 위해 본 적도 없는 바다를 향해 가는 마음은 어떤 것일까?

이 책은 지구상의 마지막 하나가 된 흰바위코뿔소 노든과 버려진 알에서 태어난 어린 펭귄이 수없는 긴긴밤을 함께하며, 바다를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울퉁불퉁한 길 위에서 엉망인 발로도 다시 우뚝 일어설 수 있게 한 것은, 잠이 오지 않는 길고 컴컴한 밤을 기어이 밝힌 것은, “더러운 웅덩이에도 뜨는 별” 같은 의지이고, 사랑이고, 연대이다.

“『긴긴밤』은 우리의 삶이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 준다. 다리가 튼튼한 코끼리가 다리가 불편한 코끼리의 기댈 곳이 되어 주는 것처럼, 자연에서 살아가는 게 서툰 노든을 아내가 도와준 것처럼, 윔보가 오른쪽 눈이 보이지 않는 치쿠를 위해 항상 치쿠의 오른쪽에 서 있었던 것처럼, 앙가부가 노든의 이야기를 듣고 또 들어 준 것처럼, 작지만 위대한 사랑의 연대를 보여 준다.” - 송수연(아동문학평론가)

 

- 작가 소개 -

 


『그들은 결국 브레멘에 가지 못했다』로 비룡소 황금도깨비 그림책 부문 대상, 『긴긴밤』으로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을 받았다. 『도시 악어』에 그림을 그렸다.

(* 해당 책 소개와 작가 소개는 인터넷 YES24에서 참고하였습니다.)

 


 

코끼리 무리에서 자라난 코뿔소 노든과, 버려진 알에서 태어난 어린 펭귄. 사랑하는 이들의 몫까지 살아 내야 하는 노든과 스스로 살고 싶어서 악착같이 살아 내는 어린 펭귄의 이야기인 "긴긴밤"은 몇 년 전 뉴스에 소개된 "지구상에 마지막 남은 수컷 북부 흰코뿔소 수단"을 통해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마지막 하나 남은 수단은 어떤 삶을 살아낸 것일까, 그 코뿔소가 만끽한 순간과 도려낸 순간은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과 질문으로 이 책을 시작했다고 이야기하는데요, 책에서 나오는 마지막 흰코뿔소 "노든"의 모습을 통해 인생의 의미에 대한 깊이 있는 질문을 우리에게 던져줍니다.

 

코끼리 무리에서 자라난 코뿔소 노든과 버려진 알에서 태어난 어린 펭귄.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서로 다른 두 존재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모습으로 살아내는 모습을, 암흑처럼 어두운 긴긴밤을 뚫고 지나오는 모습을 통해 우리 모두에게도 그와 같은 긴긴밤이 존재함을, 그 예상하지 못했던 지루함과 고통이 가득한 긴긴밤이 찾아올 수도 있음을. 그리고 그 순간에, 앞을 가리는 어둠이 무섭고 막막한 순간에 노든을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이 책을 "빡독"이라는 독서 모임을 통해서 읽게 되었는데요, 전자책보다 꼭 종이책으로 읽어보라는 이야기를 듣고 한국에서 독일로 돌아오는 지인이 있어 특별히 부탁을 하여 전자책이 아닌 정말 오랜만에 종이책으로 읽어본 책인데요, 사실 독서모임에서 해당 도서로 토론을 진행하시던 분께서 너무나 좋았다고 극찬을 하시는 바람에 오히려 그만한 감동을 받지 못한 건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린이 문학이라고 하기에는 우리 어른들이 읽어야 할만큼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어린이들이 이 책을 읽고 지금 내가, 우리 어른들이 고민하는 것만큼의 성찰을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과, 그 질문을 넘어 어린아이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무엇을 느끼고 어떤 감상을 받을지가 궁금해지기도 하였습니다.

 

책에서 서로 다른 존재들, 그리고 약한 존재와 강한 존재들 사이에서는 말하지 않아도 아는 유대가 있습니다. 눈이 보이지 않으면 눈이 보이는 코끼리에세, 다리가 불편하면 튼튼한 코끼리에게 기대어 걸으면 되는 코끼리들의 세계에서 자라나며 코가 자라지 않는다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편견 없는 말속에서 코끼리로 자라난 코뿔소 노든. 그리고 그들의 응원을 받으며 새로운 세상으로, 바깥세상으로 나가게 되죠. 노든의 바깥세상은 상상이상으로 행복했지만, 상상이상으로 고통스러운 공간이었습니다. 코끼리 고아원에서 야생으로 나가면서 코끼리들 사이에서가 아닌 코뿔소들 사이에서 지내며 어엿한 코뿔소가 되며, 자신을 이해해 주고 챙겨주는 아내를 만나게 되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새끼까지 가지게 되지만 밀렵꾼들에 의해 핏빛 기억으로 남게 되고 다시 동물원으로 돌아오는 노든. 그리고 그런 노든의 옆에서 악몽을 꾸지 않고 긴긴밤을 견딜 수 있게 도와준 앙가부. 그리고 긴긴밤 너머의 내일을 딛고 서는 법을 알게 해 준 치쿠까지. 그들을 만나며 또 다른 세상 속에서 노든은 살아갑니다. 

 

사실 책 속에서 모든 것은 기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코끼리들 사이에서 자라난 코뿔소. 코뿔소가 키워온 작은 펭귄.

 

이렇게 다른 존재들 사이에서도 생겨나는 사랑과 연대, 그리고 생명의 존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이 책에서 우리 아이들은 무엇을 느낄 수 있을까요. 작가님의 의도대로 코가 자라지 않아도 괜찮다는 안도를, 불완전하고 대단하지 않아도 너 자체로 충분하다는 응원을, 그만하면 되었다는 위로를 우리 아이들이 받을 수 있을지, 아니 우리 아이들이 받을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그 위로 속에서 수많은 기적이 모여 더 큰 기적을 만날 수 있다는 믿음과 눈앞의 새로운 큰 바다를 마주할 용기를 만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그리고 앞에서도 이야기를 했지만, 평화롭고 완벽한 날을 보내던 노든에게 긴긴밤이 찾아왔던 것처럼 우리의 인생에도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불행이나 위기가 찾아올 수도 있음을 기억하고, 기나긴 지루함과 고통을 마주해야 하는 순간에, 앞을 가리는 어둠이 무섭고 막막한 때에 모든 사람이 노든을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자신과 함께해 준 많은 이들의 사랑을 기억하고 견디고 버텨 결국 멋지게 살아낸 훌륭한 코끼리이자 흰바위 코뿔소이자 어린 펭귄의 든든한 아버지였던 노든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출판사에서 소개하는 유튜브 영상을 소개해드리며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𝒑𝒍𝒂𝒚𝒍𝒊𝒔𝒕] 긴긴밤 | 너는 이미 훌륭한 코뿔소야. 그러니 이제 훌륭한 펭귄이 되는 일만 남았네. - YouTube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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