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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곽의 도서관] 독서후기 2023-49.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 박민규 (제8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Herr.Kwak 2023. 12. 1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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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 

 


“1할 2푼 5리의 승률로 살아가는 모두에게”
마이너리티들의 영원한 히어로, 베스트셀러 소설가 박민규의 대표작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개정 2판 출간

“치기 힘든 공은 치지 않고, 잡기 힘든 공은 잡지 않는다.”
‘낙오자들’에게 띄우는 조금은 슬픈, 그러나 유쾌한 연가


필요 이상으로 일하고, 필요 이상으로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까. 이 질문에 대한 도발적인 대답으로 제8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한 박민규 작가의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개정 2판이 출간됐다. 이 작품은 출간 당시 기존 소설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기발하고 유쾌한 상상력, 감각적인 문장으로 대단한 신인 작가의 탄생을 알리며 문단의 주목을 받았으며, 이후 많은 독자의 공감과 사랑을 받아왔다. 사회의 주류에서 소외된 ‘낙오자들’(사실은 우리 모두)에 대한 관심과 그러한 소외를 야기한 현대사회를 향한 비판은 2020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더 절실한 메시지가 되었다.

 

- 작가 소개 - 

 


1968년에 태어나 중앙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지구영웅전설」로 문학동네 신인작가상을 수상한 직후,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으로 제8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 일약 주목받는 작가가 되었다. 박민규는 30편의 단편을 신춘문예에 지원했지만 예심을 통과했던 것은 「카스테라」뿐이었는데, 등단 후 예전에 신춘문예에 떨어진 작품들이 주요 문학상 후보에 올랐다고 감회를 밝혔다. 소설집 『카스테라』, 『더블』, 장편 소설 『핑퐁』,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등을 썼다.

그는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에서 자신을 이렇게 소개한다. "어릴 때부터 학교 가기가 싫었다. 커서도 학교 가기가 싫었다. 커닝을 해 대학에 붙긴 했지만 여전히 학교 가기가 싫었다. 중앙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먹고 살기가 문학보다 백 배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회사를 다니기 시작했다. 회사 가기가 좋을 리 없었다. 해운회사, 광고회사, 잡지사 등 여러 직장을 전전했다. 8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불현듯, 소설이 쓰고 싶어졌다. 직장 생활을 접고 글쓰기를 시작했다. 꼴에 『지구영웅전설』로 문학동네 신인작가상을 수상했다. 현재는 쉬엄쉬엄 밴드 연습도 하며, 밥 먹고 글 쓰고 놀며 나무늘보처럼 지내고 있다. 누가 물으면, 창작에 전념한다고 얘기한다. "말로는 뭘 못해"라고 모두를 방심시킨 후, 정말이지 창작에 전념하고 있다."

(* 해당 책 소개와 작가 소개는 인터넷 YES24에서 참고하였습니다.)

 


 

1982년.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잊을 수 없는 해일 것입니다. 저 역시 1982년도에는 아직 세상에 태어나기도 전이지만, 1982년은 야구 원년이라는 단어로 연결이 되는, 네. 저는 야구팬입니다. 삼미 슈퍼스타즈라는 팀을 실제로 본 적도 없지만, 워낙 많이 들어서 알고 있고, 슈퍼스타 감사용이라는 영화를 통해서도 익숙해진 팀이기도 하죠. 그리고 최근 한화 이글스가 전례 없는 암흑기를 맞이하고 있고, 그 암흑기 속에서 각종 안 좋은 기록들이 나올 때마다 비교되는 바로 그 팀이기에 잊히지 않는 이름입니다. 빨간 팬티 입고 동네 한 바퀴를 뛰는 슈퍼맨이 마스코트인 그 팀. 삼미 슈퍼스타즈.

 

사실 저는 앞서 다른 책에서도 몇번 이야기를 한 것 같은데요, 책의 내용에 대한 인지 없이 무작정 제목만 보고 읽었다가 낭패 아닌 낭패를 보기도 하는데요, 이 책도 저에겐 그러했습니다. 그 이유는 야구에 관한, 야구를 위한, 야구에 대한 책으로 생각을 하고 야구 이야기가 주를 이룰 것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만 이 책은 생각보다 철학적이었고, 메세지도 뚜렷했습니다. (물론 작가님의 의도가 아주 잘 들어맞은 것이겠지만요) 삼미 슈퍼스타즈. 승률이 채 3할도 되지 않는 만년 꼴찌팀으로 인식되는 슈퍼스타즈를 통해 우리에게 작가님이 주고 싶은 메세지는 무엇이었을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앞서 각좋 안 좋은 기록들이 나올 때마다 비교 대상으로 등장하는 팀이 바로 삼미 슈퍼스타즈라고 이야기를 드렸습니다. 팩트로 말씀을 드리자면, 팀 최다 실점, 시즌 최소 득점, 한 게임 최다 피안타, 팀 최다 홈런 허용, 최다 사사구 허용, 시즌 최다 병살타 등을 기록으로 갖고 있는 ‘삼미 슈퍼스타즈’는 1985년 청보 핀토스로 매각되기까지 1983년 한 해를 제외하고는 만년 꼴찌를 기록하는 팀이었습니다. 1983년. 너구리 장명부 선수가 들어와서 무려 30승을 혼자서 올리며 전천후로 활약하며 삼성 라이온즈에 이어 2위를 기록한 한 시즌만을 제외하고 말이죠. 그리고 이 책에 등장인물로 나오는 주인공들은 "삼미 슈퍼스타즈"의 원년 팬이기도 하지만 그 이력 또한 슈퍼스타즈의 팬클럽답게 화려하기 그지없습니다. 일류대학 졸업 후 대기업에 입사했으나 IMF에 의해 구조조정이 되어 실직자가 된 "나", 그리고 진정한 삼미 슈퍼스타즈의 팬클럽의 회장이라고 할 수 있는 친구 "조성훈", 3명의 애인이 있는 "그녀", 홍대 앞 카페주인 "조르바"와 여러 친구들. 그들이 모여서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임을 자처하고 야구단을 만들죠. IMF라는 단어에서도 그렇겠지만, 도태되지 않아야 하는, 살짝만 삐끗하면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세대에 살았던 그들에게 경쟁은 그야말로 생활 그 자체였을 것입니다. 때문에 그런 세대에 대한 풍자로 이 책의 내용은 흘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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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미 슈퍼스타즈 못지 않게 화려한 이력을 지닌 주인공 나는 삼미 슈퍼스타즈를 기억하다가 이렇게 느끼게 됩니다. "그것은 그저 평범하다고 생각해서 내 인생이 알게 모르게 삼미 슈퍼스타즈와 흡사했던 것처럼, 삼미의 야구 역시 평범하다면 평범하다고 할 수 있는 야구였단 사실이다. 분명 연습도 할 만큼 했고, 안타도 칠 만큼 쳤다. 가끔 홈런도 치고, 삼진도 잡을 만큼 잡았던 야구였다. 즉 지지리도 못하는 야구라기보다는, 그저 평범한 야구를 했다는 쪽이 확실히 더 정확한 표현이다. 다시 말해 평범한 야구를 했던 삼미 슈퍼스타즈.."라고 말이죠. 이 문장이 주는 메세지가 무엇일지 가늠하느라 몇 번을 다시 읽어보았는지 모릅니다. 남들이 보기엔 늘 최하위를 기록한 만년 꼴찌 삼미 슈퍼스타즈. 하지만 그저 평범한 야구를 했다고 이야기하는 주인공. 그 시선의 차이가 무엇인지 궁금했던 것이죠.

 

그리고 친구 성훈과의 대화에서 그들은 삼미 슈퍼스타즈에 대해서 이렇게 평을 하죠. 왜 삼미 슈퍼스타즈의 야구가 진짜 야구인지 말이죠. 

 

"계속해서 이루 헤아릴 수 없는 프로의 슬로건들을 만들어 나갔지.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 프로는 끝까지 책임을 진다. 프로의 세계는 약육강식이다. 프로의 세계에선 변명이 통하지 않는다. 프로는 쉬지 않는다. 자기 관리는 프로의 기본이다. 프로는 끝없이 자신을 개발한다. 프로는 능력으로 말한다. 프로는 잠들지 않는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프로만이 살아남는다."


프로의 세계가 현실에서 구축되어 수많은 삶이 영문도 모른 채 프로의 삶으로 전환되던 시기에, 다시 말해 ‘야구’를 하던 선수들이 어느 날 갑자기 ‘프로야구’를 하게 된 것처럼, ‘인생’을 살던 모든 국민들이 어느 날 갑자기 ‘프로 인생’을 살아야 했던 시기라고 이야기 하는 그들. 프로라는 슬로건 아래에서 누구나 어쩔 수 없이 프로가 되기를 강요받던 시절. 프로가 되지 못하면 도태된 것이라 여겼던 그 시절. 그 숨 막히는 경쟁사회의 잔잔한 표면에 큰 돌덩이 하나를 던져서 파장을 일으키는 느낌이었습니다. 지금은 많은 이들이 소위 "워라벨" "욜로족"등 성공과 인정, 승진보다 자신의 삶에서의 만족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고 더 많은 가치를 두고 있는데요, 그럴 틈도 없이 열심히 일을 해야만 했던 그 세대의 그들. 그들의 삶은 어땠을지 가늠해 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자신의 야구란 "치기 힘든 공은 치지 않고, 잡기 힘든 공은 잡지 않는"야구라고 이야기하는 그들. 열심히를 강요하고 프로가 되기를 강요하는 시대에서 열심히 하지 않음으로서 자기의 인생을 표현하고 싶어 하는 그들. 프로가 되기를 거부하는 그들. 삼미슈퍼스타즈의 모습을 통해서 어쩌면 도태되어 가는 본인들의 모습을 보았던 것이 아닐까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누군가는 이러한 서사와 스토리들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해주는 힘이 바로 박민규 작가가 가지는 힘, 박민규 작가의 독특한 문체가 가지는 힘이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사실 저는 그런 것은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지난번 박민규 작가님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에서도 느꼈지만, 본인의 이야기를 전함에 있어서 글에 힘이 있다는 정도로 저는 박민규 작가님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전하고 싶은 메세지에 대한 확고한 의지. 꺾이지 않는 신념이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것이 바로 작가님의 문체의 힘이 아닐까 싶습니다. 

 

전 독서를 하는 독자이지 평가를 하는 평론가가 아니기에 어려운 이야기는 전해드리지 못하는 점에 대해서 짧은 사과를 드리며, 오늘의 포스팅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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