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독서노트/에세이-여행

[헤어곽의 도서관] 독서후기 2023-30. 교토를 다녀왔습니다 - 임경선

Herr.Kwak 2023. 11. 24. 18:00
반응형

 

- 책 소개 - 

 


“교토에서는 느릿느릿 걷다 보면 구석구석 빈틈으로 사유가 비집고 들어온다”
임경선 작가가 교토에서 배운 정서情緖에 관하여


임경선 작가는 2016년 ‘마틸다’라는 출판사를 차려 직접 책을 냈다. 바로『임경선의 도쿄』. 어린 시절을 일본에서 보낸 터라 일본 특유의 정서를 이해하고 알려지지 않은 숨은 장소들을 많이 아는 작가는 이 모든 정보를 『임경선의 도쿄』에 담았고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별도의 마케팅 없이 초판 2,000부를 모두 판매했으며 인터넷서점 여행 분야에서 한 달 넘게 1위를 고수하기도 했다.

뒤이어 교토 에세이를 준비하면서 작가는 ‘감각’의 도시 도쿄와 달리, ‘정서’의 도시인 교토는 “이 도시가 오랜 세월에 걸쳐서 일관되게 품어온 매혹적인 정서들에 관하여 이야기를 하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 여겼다. 일부러 멋을 부리지 않는 도시, 돈보다는 살아가는 자세가 중요한 도시, 전통을 지키면서 미래의 모습을 모색하는 도시, 교토는 “결코 변하지 않을 아름다움을 지켜나가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고 실제로 행한다. 작가는 이 도시의 한 계절을 걸으며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영감을 받았고, 교토에서만 느낄 수 있는 고유의 정서와 자신만의 시선으로 바라본 도시의 기억을 불러낸다. 그리고 독자들은 임경선 작가가 안내하는 교토의 거리를 거니는 기분을 느낄 것이다.

교토와 교토 사람들은 자부심이 드높았지만 동시에 겸손했고, 개인주의자이되 공동체의 조화를 존중했습니다. 물건을 소중히 다루지만 물질적인 것에 휘둘리기를 거부했고, 일견 차분하고 부드러워 보이지만 그 누구보다도 단호하고 강인했습니다. 예민하고 섬세한 깍쟁이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주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만의 색깔을 지켜나갔고, 내가 존중받기를 원하는 만큼 타인을 향한 예의를 중시했습니다. 성실하게 노력하지만 결코 무리하지는 않고 자신의 페이스를 스스로 만들어갔고, 끝없는 욕망보다는 절제하는 자기만족을, 겉치레보다는 본질을 선택하는 삶을 살아갔습니다.
사람으로 치면, 제가 개인적으로 지향하는 인간상에 가깝습니다.
_「서문」에서

 

- 작가 소개 - 

 


12년간의 직장생활 후, 2005년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다. 소설 『가만히 부르는 이름』『곁에 남아 있는 사람』,『나의 남자』, 『기억해줘』,『어떤 날 그녀들이』, 산문 『평범한 결혼생활』,『여자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공저)』,『다정한 구원』, 『태도에 관하여』,『교토에 다녀왔습니다』,『자유로울 것』, 『어디까지나 개인적인』,『나라는 여자』,『엄마와 연애할 때』 등을 썼다.

(* 해당 책 소개와 작가 소개는 인터넷 YES24에서 참고하였습니다.)

 


 

임경선이라는 작가를 알지 못했습니다. 책 한 권을 읽고 나서도 그녀에 대해서 명확히 알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그녀라는 사람이, 그녀라는 작가가 어떤 이미지의 사람인지 짐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른 느낌을 받은 분들도 많겠지만, 이 책을 통해서 제가 받은 임경선이라는 사람은 작가 이병률 님과 비슷한 느낌이었습니다. 따스함이 묻어나는 사진들 때문일 수도 있겠고, 많은 사색이 들어가 있는 글 한 줄 한 줄 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임경선 작가님은 일본 주재원인 아버지 덕에 성장기 시절을 일본에서 보냈다고 하는데요. 요코하마, 오사카, 그리고 도쿄에서 6년을 살며 일본 곳곳을 여행으로 다니며 많은 일본의 문화를 보도 듣고 느꼈다고 하는데요. 살아왔던, 그리고 방문했던 일본의 도시 중 가장 좋아하는 도시는 도쿄와 교토라고 합니다. 이 두 도시는 무척이나 상반된 느낌을 주는데요, 그 중에서 교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관광객으로 방문했을 때에 느끼지 못했던 이곳의 아름다움과 감정들을 세 번째로 방문한 교토에서 느끼게 되었고, 여느 일본의 도시와는 다른 교토만의 정서를 느끼면서 교토의 역사를 살펴보고, 그 이유를 짐작하고, 찾아보고, 그러면서 어느새 교토와, 그리고 교토의 사람들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습니다. 

 

저는 교토에 첫째 이모님이 재일교포 이모부와 결혼을 하시고 거주하시기 때문에 무척이나 자주 들어왔던 지명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도 방문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천년고도라는 이미지만으로 남아있는 도시입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던 이유로 인해서 워낙 많이 들어왔던 도시라서 (어렸을 때에는 도쿄와 정말 너무나도 헷갈렸던 그 도시라서) 정감 있게 느끼고 읽었습니다. 이번 책을 통해서 느끼게 된 교토라는 도시는 어쩌면 개인주의적인, 꼰대 같은, 하지만 예의 있는,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예의가 느껴지는 도시였습니다. 

 

책에서 소개된 어떤 동네 서점은 서점 주변의 주민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혹시나 서점을 찾지 못한다면 주변 주민들에게 묻지 말고 매장으로 전화해서 문의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하고,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을 조금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서 일주일 중 단 나흘만 영업하기도 합니다. 한국에서도 최근 베스트셀러 도서들을 보면 "부"와 관련된 책들이 많이 보일만큼 "돈"이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은 요즘 시대에, 교토의 상가들의, 그 상가의 주인들의 태도는 많이 달라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돈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 무엇이 있었고, 각자의 그 무엇을 지키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하면서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에, 어쩌면 불편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서 각자가 내뿜는 편안함을 느끼게 되는 곳인 것 같았습니다.

 


 

임경선 작가님의 다른 책들을 이미 봐왔던 분들께서, 임경선 작가님을 이미 알아 오셨던 분들께서 이 책을 임경선답다라고 이야기를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책의 내용들은 임경선이 바라보는 시선 딱 그 느낌이라고도 이야기를 합니다. 그리고 어쩌면 임경선 작가님은 교토와도 닮아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단호하지만 예리한 느낌의 그녀. 하지만 따스하고 정겨울 것 같은 느낌의 그녀. 제가 책으로 느낀 교토도 딱 그러했습니다. 따스하지만 단호한, 단호하지만 따스한. 정겨우면서도 예리한, 그리고 예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정겨운. 서로 맞지 않는 두 개의 느낌이 모두 어울리는 도시. 그런 교토를 그 도시를 닮은 작가가 잘 이야기를 해 준 느낌이었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시선으로 바라본 교토의 이야기이기에 이 책을 통해서 교토 여행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느낌보다는, 교토라는 도시를 상상하기에 좋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읽기 이전에 교토를 한번 다녀오신 분이라면, 이 책을 읽고 난 후 다시 한번 교토를 방문하였을 때, 교토라는 도시의 느낌이 그대로인지 혹은 변하였는지. 변하였다면 어떤 느낌으로 이 도시가 새롭게 다가왔을지 그 의견이 궁금하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