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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곽의 도서관] 독서후기 2023-34. 아무튼 달리기 - 김상민

Herr.Kwak 2023. 11. 30.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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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

 


아무튼 시리즈 서른세 번째 이야기는 달리기이다. ‘나가서 달려나 볼까?’ 온전히 달리기만을 위해 집을 나선 그날 밤, 느닷없이 허술하게 시작된 달리기. 그로부터 매일 밤 이어진 서툰 자신과 마주한 날들. 몰랐다. 그로부터 5년 동안 5,000km를 달리게 되리라곤. 잠수교와 송정제방길에서 뜀박질을 하고, 파리에서 쇼크로 쓰러지고, 오사카에서 홍콩 러너들과 함께 달릴 줄은.『아무튼, 달리기』는 달릴 때마다 조금씩 더 나은 사람이 된 것 같다는 착각 혹은 위로 속에 살아가는 ‘외콧구멍 러너’의 이야기다.

 

- 작가 소개 - 

 


낮에는 마케팅을 하고, 밤에는 글을 쓴다. 종종 십수 년 전 사소한 실수가 생각나 잠들지 못한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MBTI 검사를 해보지만 10년째 같은 결과만 받아보는 중이다. 《아무튼, 달리기》를 썼다.

(* 해당 책 소개와 작가 소개는 인터넷 YES24에서 참고하였습니다.)

 


 

작가 김상민 님은 달리기 시작한 순간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대단한 계기는 없었다. 이별 직수 상실감을 채우려 온갖 취미를 병적으로 수집하던 때였다. 달리기는 무의식의 통발에 걸린 취미 중 하나에 불과했다. 평소와 다름없는 날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대체 무슨 생각이었나 싶을 만큼 밖으로 향하는 발걸음에는 어떤 기대도 담겨 있지 않았다."라고 말이죠. 그런 그가 지금은 마라톤을 뛰고, 계속해서 꾸준히 달리고 있습니다. 그렇게 그는 달리고 또 달리며, 왜 달리게 되었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고, 왜 그만두지 않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고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축구나 농구처럼 "골"이라고 하는 극적인 순간이 있는 것도, 화려하게 뽐낼 수 있는 "개인기"가 있는 것도 아닌 운동 달리기. 혼자 달리고 시작하고 혼자 마무리 하는, 그 어떤 운동보다도 혼자 하는 운동이기에 팀플레이의 끈끈한 유대감을 느낄 수도 없는 운동. 언뜻 보면, 몇 시간 동안 그저 달리고 또 달리는 그런 운동. 그런 운동이 바로 달리기입니다. (제 생각이 아니라 저자가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ㅎㅎ)

 

하지만 왜 달리는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우선 달리기의 가장 큰 매력은 무한한 확장에 있다고 이야기를 하는데요, 언제나 어디서나 달릴 수 있다고 말이죠. 그렇게 달리다보면 출퇴근 시간에 늘 마주하던 길도 새롭게 다가오고,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수많은 길들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죠. 더불어 저자는 달리는 이유 중 가장 뾰족한 건 "내 안의 자존감을 보존하기 위함"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일상에서 숱한 파도를 겪고 집으로 돌아오면 어느 순간 무척 작고 초라해진 내 모습과 조우하게 되는데, 그럴 때 달리기가 위안을 주었다고 합니다. 사실 위안이라기 보다는 달리는 동안 무척이나 힘들기 때문에 힘듬에 집중을 하느라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는 데에서 오는 것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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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는 달리면서 다양한 것들을 깨닫게 됩니다. 다양한 페이스로 달리다 보면 편안한 지점을 발견하게 된다. 전력을 다해 뛰는 속도와 조금 지루하다 싶은 속도의 중간 즈음. 그 속도로 10km 정도는 무리 없이 뛸 수 있을 듯한 "마이 페이스"를 찾으면서, 일상에서도 나만의 페이스를 찾게 된 이야기. 그리고 달리기의 매력 중 가장 앞에 놓는다는 "성장"에 관한 이야기까지. 저자가 달리기를 통해 얻게된 이야기들은 다양하고 다채롭고 깊었습니다.

 

저자는 우리 모두에게는 성장의 욕구가 있다며, 지금보다 더 나아지고픈 욕심이 계속해서 우리의 삶을 어디론가 이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성장은 언제나 긴 호흡을 필요로 하기에, 문제라면 그 지난한 과정이 성장을 보장하지도, 현재의 진행 상황을 제대로 알려주지도 않는다고 말하죠. 반면에 달리기를 통해 그는 하루하루 달라진 나와 만날 수 있었다고 이야기를 전합니다. 특히 막 달리기를 시작했다면 글자 그대로 나날이 성장하는 자신의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고 말이죠.

 

그렇게 성장의 끝에는 마라톤으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앞서도 달리기라고 하면 그저 뛰고 또 뛰는 일이라고 이야기를 했는데요, 그저 뛰고 또 뛰고 울다가 또 뛰는 게 바로 마라톤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 주변에도 하프 마라톤부터 풀 마라톤까지 다양하게 자신의 체력에 맞게 도전을 하고 있는 친구들이 많은데요, 이렇게 마라톤에 도전하는 그 이유는, 그 누구도 아닌 본인의 이야기에 따르면 "믿음"이라는 두 글자가 남아있었다고 합니다. 믿음 가운데에는 여러가지 질감의 믿음들이 있지만, 나를 옭아맨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는 믿음, 42.195km를 뛰고 나면, 그 거리를 달려내고 나면, 그 한계를 극복해내고 나면 더 나은 사람이 될 거라는 믿음이 있기에 뛴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헤밍웨이는 "진정한 고귀함이란 타인보다 뛰어난 것이 아닌, 어제보다 더 나은 내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그는 꾸준하고 묵묵하게 달리고 또 달려 지난 여정을 바라보니, 그 길의 끝에는 달리는 폼이 부족하고 체력이 부족해서 휘청이며 뛰는 나, 그리고 삶에 이리저리 치여 살며 이리저리 휘청거리는 내가 있었지만, 지금은 묵묵하게 한 걸음 한 걸음 달리기로 중심을 잡으며 씩씩하게 한 걸음씩 나아가는 내가 있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김상민 작가님처럼 꾸준함이 무기라면 무기인 은도끼. 저도 늘 도전했다가 실패하고, 또 마음 먹었다가 실패하곤 하지만, 곧 또 한 번 10km에 도전을 해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저도 작가님처럼 한 걸음 한 걸음, 묵묵하게 앞으로 또 앞으로 나아가보려고 합니다. 가볍다고 느낄 수 있는 책이었지만, 진중했고 남는 게 많은 책이었습니다.

 

그럼 여기서 독서 후기를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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