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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곽의 도서관] 독서후기 2023-08. 혼자가 혼자에게 - 이병률

Herr.Kwak 2023. 11. 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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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 

 


『끌림』,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내 옆에 있는 사람』. 제목만으로도 여전히 우리를 설레게 하는 여행산문집 삼부작으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이병률 시인이, 5년 만에 신작 산문집 『혼자가 혼자에게』를 펴냈다. 이번 산문집에서 그는 세계 각국을 여행하는 대신, 새로운 곳을 향한 사색을 시작한다. 작가가 가장 잘 말할 수 있는 것이자, 그리고 깊이 아는 대상인 바로 ’혼자‘에 대한 이야기이다. 시인으로서 혼자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일, 여행자로서 혼자 여행을 떠나는 일, 그렇게 자연스럽게 오랜 시간 동안 ‘혼자’에 주파수를 맞추어온 그가 써내려간 혼자의 자세와 단상은 세상에 점점이 흩어진 수많은 혼자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작가가 써내려간 담담한 문장과 예민하게 포착한 장면, 그리고 특유의 시선을 담은 사진을 통해 ‘나만 할 수 있는 일, 나만 가질 수 있는 것들은 오직 혼자여야 가능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으며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 작가 소개 - 

 


1967년 충북 제천에서 태어났다.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199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시 「좋은 사람들」,「그날엔」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시힘’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시집 『당신은 어딘가로 가려 한다』, 『바람의 사생활』, 『찬란』, 『눈사람 여관』, 『바다는 잘 있습니다』 등과 여행산문집 『끌림』,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내 옆에 있는 사람』, 산문집 『혼자가 혼자에게』가 있으며, 제11회 현대시학 작품상, 발견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는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들을 순서대로 적어내려가기 위해 글쓰기를 시작했다가 실수처럼 그 길로 접어들었다. 스무 살, 카메라의 묘한 생김새에 끌려 중고카메라를 샀고 그 후로 간혹 사진적인 삶을 산다. 사람 속에 있는 것, 그 사람의 냄새를 참지 못하여 자주 먼 길을 떠나며 오래지 않아 돌아와 사람 속에 있다. 달라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진실이 존재하므로 달라지기 위해 애쓸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안다. 전기의 힘으로 작동하는 사물에 죽도록 약하며 한번 몸속에 들어온 지방이 빠져나가지 않는 체질로 인해 자주 굶으며 또한 폭식한다. 술 마시지 않는 사람과는 친해지지 않는다. 시간을 바라볼 줄 아는 나이가 되었으며 정상적이지 못한 기분에 수문을 열어줘야 할 땐 속도, 초콜릿, 이어폰 등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일방적인 것은 도저히 참지 못하나 간혹 당신에게 일방적이기도 하다.

(* 해당 책 소개와 작가 소개는 인터넷 YES24에서 참고하였습니다.)

 


 

이병률 작가는 저에게 있어서, 제가 가장 애정하는 산문집이 [끌림]인 것처럼, 운명적으로 그저 끌렸습니다. 사실 누군가 이병률 작가의 어떠한 부분이 좋아서 이병률 작가의 책을 좋아하느냐고 물으면, 어떻게 답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끌림이라는 책을 읽었을 때의 느낌이 너무 좋았다는 기억. 그리고 그 기억으로 다음 작품을 읽을 때에도, 다시금 떠올려도 느낌이 좋았다라고밖에, 그저 끌렸다고밖에 말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이병률 작가와 이병률 작가의 작품들은 제게 다가왔습니다.

 

이병률 작가는 어딘가 쓸쓸하면서도 타고난 방랑벽을 가지고 있고, 글 뿐만 아니라 사진에서도 이병률 작가의 느낌을 오롯이 나타내고 있는 느낌입니다. 그 쓸쓸한 느낌은 이번 작품에서 조금 더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나 하는 느낌이 드는데요, 자기 자신을 "혼자 사랑"라고 지칭하며, 혼자서 지내온, 혼자서 여행한, 혼자서 살아온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습니다. 혼자서 떠난 여행길에서 혼자 걷고, 혼자 자고, 혼자서 그 고독한 적막의 시간을 보내며 그는 혼자라는 사실을 끝없이 느꼈습니다. 하지만, 추후에 조금 더 자세하게 이야기하겠지만, 그는 그렇게 외로워 보이지 않았습니다. "혼자"이지만 혼자가 아니라 누군가와 "함께"인 그. 그의 곁에는 여행지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과 수많은 풍경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번 작품 이전에 제가 읽었던 [끌림],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와 같은 작품에서는 여행에서 그가 만난 사람들, 그가 만난 풍경들, 그리고 그와 함께 그가 겪었던 많은 이야기들이 책의 주된 이야기였다면, 이번 작품은 그런 풍경들에 대해서도 나오지만 그보다 본인 그 자체에게. 자신의 이야기가 주된 이야기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다시 말하면, 여전히 '혼자'인 그에게는 많은 풍경과 사람들이 '함께'하여 외롭지 않지만 조금 더 혼자에 집중한 느낌이었죠. 여행지에서 누구를 만나고 새로운 경험을 하더라도 불현듯 혼자 놓이게 되는 순간순간들이 있습니다. 숙소에서 잠들기 직전, 버스 안, 혹은 등산길 등 다양할 텐데요, 그러한 순간순간의 혼자의 순간에서 자신을 되짚어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그의 시선과 사유는 여전히 그 특유의 사진들과 함께 보여지는데요, 사실 저는 그의 글보다 그의 사진에 더 끌렸는지도 모를 정도로 책에서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그의 사진들을 참 애정합니다. 글 중간중간에 만나는 그의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그 사진과 함께 찾아오는 글의 멈춤에서 더 많은 생각들이 떠오르기 때문이지 않나 생각도 해보게 되네요.

 


 

앞에서도 이야기를 한 것처럼 제가 이병률 작가와 그의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가 그저 끌렸기 때문이라고 이야기를 드렸었는데요. 그래서인지 어느 독서후기를 작성할 때보다 글이 점점 산으로 가고 바다로 가는 기분이 듭니다. 머릿속에 돌고 도는 이병률 작가 특유의 느낌을 어떻게 전달해드려야 할지 너무나 애매하고 어렵기 때문인데요, 혼자 사람 이병률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이번 책 "혼자가 혼자에게"는 타인에게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본인에게 하는 많은 질문들에 답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이병률 작가는 이 질문에 이렇게 답을 하였습니다.

 

"왜 혼자냐고요, 괜찮아서요."

 

왜 혼자인지, 어째서 혼자인지, 어떻게 혼자인지, 그러한 수많은 질문들은 뒤로하고, 그저 혼자도 괜찮아서요라고 이야기하는 그. 혹자는 이렇게도 말합니다. "혼자인 작가를 혼자 만났다가 온 느낌도 들 것이고, 책장을 덮고 난 후에 오는 것이 외로움인지 충만함인지 편안함인지 무엇도 아닌 새로운 감정일지는 각자가 다를 것이다."라고 말이죠. 사실 저도 그러했습니다. 혼자인 그를 만나고 왔지만 왜 마음이 평온해지는 것인지. 혼자인 그를 만나고 왔지만 어째서 외로운 느낌보다는 충만한 느낌이 드는 것인지. 헷갈렸습니다.

 

그는 책에서 '혼자'를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혼자'이지만 '혼자'가 '함께'를 외면하는 길이 아님을. 혼자, 그리고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마지막으로 생각해보았습니다. 그는 과연 혼자를 이야기하는 것일까요, 함께를 이야기하는 것일까요? 은도끼가 왜 그의 작품에 빠져들었는지 그 이유가 궁금하신 분들은 이병률님의 작품들을 만나보세요.

 

그 어느 후기보다 마음에 들지 않는 후기. 여기서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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