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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곽의 도서관] 독서후기 2022-61. 바깥은 여름 - 김애란

Herr.Kwak 2023. 10. 2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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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 

 


2017 소설가들이 뽑은 올해의 소설

제37회 이상문학상 수상작 「침묵의 미래」
제8회 젊은작가상 수상작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수록


『비행운』 이후 5년 만에 펴내는 김애란의 신작 소설집. 역대 최연소 수상으로 화제를 모은 이상문학상 수상작 「침묵의 미래」와 젊은작가상 수상작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를 포함해 일곱 편의 단편이 실렸다. 가까이 있던 누군가를 잃거나 어떤 시간을 영영 빼앗기는 등 상실을 맞닥뜨린 인물의 이야기, 친숙한 상대에게서 뜻밖의 표정을 읽게 되었을 때 느끼는 당혹스러움, 언어의 영(靈)이 들려주는 생경한 이야기 등이 김애란 특유의 간결하고 담백한 문체로 펼쳐진다. 작가생활 15년, 끊임없이 자신을 경신하며 단 한 번도 우리를 실망시킨 적 없는 김애란이 선보이는 일곱 편의 마스터피스.

 

- 작가 소개 - 

 


1980년 인천에서 태어나 충남 서산에서 자랐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극작과를 졸업했다. 2002년 단편 「노크하지 않는 집」으로 제1회 대산대학문학상을 수상하고 같은 작품을 2003년 『창작과비평』 봄호에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달려라, 아비』 『침이 고인다』 『비행운』 『바깥은 여름』, 장편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 산문집 『잊기 좋은 이름』이 있다. 이 책에서 고재귀의 사진을 찍었다. 이상문학상, 동인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이효석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신동엽창작상, 김유정문학상, 젊은작가상, 한무숙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 해당 책 소개와 작가 소개는 인터넷 YES24에서 참고하였습니다.)

 


 

김애란 님의 책은 "침이 고인다"이후 두 번째입니다. 예전에 침이 고인다를 읽었을 때 느꼈던 김애란 님의 문장의 특징이 있었는데, 이번 책을 읽기 전 어렴풋이 느낌이 기억나지만 뭐라 명확히 설명할 수 없는 느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책을 읽으면서 조금 더 명확히 김애란 님의 문장의 색깔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침이 고인다"와 마찬가지로 "바깥은 여름"은 김애란님의 단편소설을 모은 단편 소설집입니다. 개인적으로 장편소설에 비해서 소설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이나 그 상황에 몰입하지 못하고 이제 좀 정들었다 싶으면 소설이 끝나버리는 느낌이 들어서 장편을 선호하는 편이었는데, 김애란 님의 단편은 그렇기 때문에 잔잔하게 남아있는 여운이 있어서 좋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하나의 단편을 읽고 나서 잠시 책을 덮고 그 소설을 생각해 보면, 조금 더 그 인물에 대해서 남아있는 잔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소설에 나오지 않았던 상황이나 다른 이야기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기도 하더라구요.

 

그리고 이번 "바깥은 여름"에서 색다른 점은 "바깥은 여름"이 그 안에 수록된 대표 단편소설의 제목이 아니라, 소설집의 제목이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작가님은 "안에선 하얀 눈이 흩날리는데, 구 바깥은 온통 여름일 누군가의 시차를 상상했다.라고 이야기 한 풍경의 쓸모의 문장에서 제목이 비롯되었다."라고 이야기를 하셨는데요, 충분히 공감이 되었습니다. 어쩌면 나와 다른 삶을 살고 있고, 다른 풍경을 보고 있고, 다른 생각과 삶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누군가의 안이 그 안에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수록된 첫 번째 단편인 "입동"은 사고로 아이를 잃은 젊은 부부의 부서진 일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속에서 안타까움과 함께 먹먹함. 그리고 그러한 누군가를 바라보는 우리(나)의 시선을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다른 단편 "침묵의 미래", "풍경의 쓸모" 그리고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등에서 공통적일지도 모른다는 부분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요, 이 생각은 지난번에 읽었던 "침이 고인다"에서 느꼈던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이었습니다. 바로 누군가의 부재, 또는 무언가를 상실한 상황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어디로 갈 수 있는지 방황하고 흔들리고 슬퍼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어쩌면 쓸쓸하기도 하고, 시리기도 하였지요. 하지만 소설의 전체적인 느낌은 시린 겨울이 아니라 이제 막 새순이 돋기 시작하는 초봄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책을 읽는 독자들의 마음이 같을 수 없고, 상황이 같을 수 없기에 같은 구절을 읽고 같은 단편을 읽어도 받아들이고 더 오래 여운이 남는 부분이 다를 수밖에 없겠죠. 그렇기에 제 느낌이 이 책의 느낌을 대변한다고는 이야기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감히 저의 소설평을 짧게 해 보자면, 쓸쓸하고 슬프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따뜻한. 축축하고 눅눅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따스한 햇살이 스며드는 반지하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누군가에게, 혹은 그런 (실제일 수도 있고 내면적일 수도 있는) 상황 속에 놓여있는 나에게도 따스한 눈길로 관심을 보여줄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쓸쓸하지만 위안이 되는, 시리지만 따스한, 눅눅하지만 바스락거리는 햇살 같은 책. 김애란 님의 바깥은 여름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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