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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곽의 도서관] 독서후기 2025-008. 너 어떻게 살래 - 이어령 (인공지능에 그리는 인간의 무늬)

Herr.Kwak 2025. 2. 8.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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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 

 


지적 대장정의 종착지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 세 번째
창조의 아이콘 이어령이 펼치는 에이아이 유니버스!

‘AI 포비아’를 ‘AI 필리아’로 바꾸는 마법의 언어
인공지능과 한국의 미래 비전을 통찰하는 지성의 힘!

‘우리 시대의 지성’, ‘창조의 아이콘’ 이어령. 그가 삶을 마무리하며 천착했던 테마는 인공지능(AI)이다. 2016년 알파고의 등장 이후 영면에 들기까지 저자는 대부분의 시간을 AI에 대한 원고를 집필하는 데 몰두해왔다. 그 결과물 『너 어떻게 살래』가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 세 번째 책으로 출간된다. 한국인의 ‘출생의 비밀’과 그 의미를 밝힌 『너 어디에서 왔니』, 젓가락에 담긴 한국인의 문화유전자를 조명한 『너 누구니』에 이은 책이다.

저자는 이미 60대부터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앞서가자’는 슬로건을 내걸며 IT 강국의 정신적 기반을 다진 선각자였고, 70대에는 과학과 인문의 세계를 통섭하는 ‘디지로그 선언’으로 우리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던 프런티어였다. 그뿐 아니다. 우리의 IT 기술을 이용해 새 밀레니엄의 첫새벽에 즈믄둥이의 출생을 전 세계에 생중계하고, 평창의 상공에 드론을 띄워 오륜기를 그리던 초유의 하이테크 연출가이자, 최신 디지털 장비라면 가장 먼저 사용해보는 ‘얼리어댑터’, 여러 IT 기업에 조언을 아끼지 않던 멘토이기도 했다.

『너 어떻게 살래』의 서두는 역시 AI에 대해 전국민적 관심과 공포를 불러일으켰던 사건, ‘알파고 쇼크’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소외시키고 말 것이라는 ‘AI 포비아’가 미디어를 잠식해갈 때, 그는 은거를 뒤로 미루고 일곱 대의 컴퓨터가 도열한 책상 앞에 다시 앉았다. ‘충격을 먹고 사는 민족’ 한국인들에게 AI를 이야기하기에 더없이 적절한 기회임을 직감했던 것이다.

저자는 아이들도 이해해야 한다는, 또는 아이들의 마음으로 접근해야만 인공지능 기술을 이해할 수 있다는 지론을 펼치며 동서양의 고전은 물론 인터넷 댓글부터 문명론까지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동원하여 이야기를 펼친다. 그 전개가 소설보다도 흥미진진하며 도처에서 무릎을 치게 한다. 책은 인공지능을 복잡하고 난해한 과학의 영역에서 구출해내 우리의 보편적 삶 위에 그 실체를 펼쳐낸다. 그러니 피상적인 지식에서 벗어나 총체적 이해를 가져다주는 AI 입문서이며, 기계와 생명의 본질을 살피고 그 관계의 의미를 톺아보는 AI 인문서이기도 한 셈이다.

무엇보다 서양의 기계론적인 세계관으로는 풀 수 없는 ‘인간과 인공 사이’의 고차원방정식을 한국인 특유의 생명 의식과 동양의 인(仁)사상, 그리고 그것을 제일 잘 체현하는 한국인들에게서 해법을 도출해낸다는 데 이 책의 미덕이 있다. 동양과 서양, 인간과 문명, 기계와 생명, 시원과 미래를 연결하는 AI 스토리텔링의 최고봉, 4차 산업혁명의 파고에 맞서고 있는 우리가 21세기의 교과서로 삼을 만한 책이다

 

- 작가 소개 - 

 


1933년 충남 아산에서 출생.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단국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서울대 재학 시절 [문리대학보]의 창간을 주도 ‘이상론’으로 문단의 주목을 끌었으며, [한국일보]에 당시 문단의 거장들을 비판하는 「우상의 파괴」를 발표, 새로운 ‘개성의 탄생’을 알렸다. 20대부터 [서울신문], [한국일보], [중앙일보], [조선일보], [경향신문] 등의 논설위원을 두루 맡으면서 우리 시대의 가장 탁월한 논객으로 활약했다. [새벽] 주간으로 최인훈의 『광장』 전작을 게재했고, 월간 [문학사상]의 주간을 맡아 ‘문학의 상상력’과 ‘문화의 신바람’을 역설했다. 1966년 이화여자대학교 강단에 선 후 30여 년간 교수로 재직하여 수많은 제자들을 양성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개폐회식 총괄 기획자로 ‘벽을 넘어서’라는 슬로건과 ‘굴렁쇠 소년’ ‘천지인’ 등의 행사로 전 세계에 한국인의 문화적 역량을 각인시켰다. 1990년 초대 문화부장관으로 취임하여 한국예술종합학교 설립과 국립국어원 발족의 굳건한 터를 닦았다. 2021년 금관문화 훈장을 받았다. 에세이 『흙 속에 저 바람 속에』 『하나의 나뭇잎이 흔들릴 때』 『지성의 오솔길』 『젊음의 탄생』 『한국인 이야기』, 문학평론 『저항의 문학』 『전후문학의 새물결』 『통금시대의 문학』, 문명론 『축소지향의 일본인』 『디지로그』 『가위바위보 문명론』 『생명이 자본이다』 등 160권이 넘는 방대한 저작물을 남겼다. 마르지 않는 지적 호기심과 창조적 상상력, 쉼 없는 말과 글의 노동으로 분열과 이분법의 낡은 벽을 넘어 통합의 문화와 소통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끝없이 열어 보인 ‘시대의 지성’ 이어령은 2022년 2월 향년 89세를 일기로 영면에 들었다.

(* 해당 책 소개와 작가 소개는 인터넷 YES24에서 참고하였습니다.)

 


 

사실 이 책은 제가 처음 생각했던 책이 아니었습니다. 단순히 "이어령"이라는 이름만으로 읽기 시작한 책이라고 고백을 할 수 있습니다. 와이프도 아직 이어령 님의 책을 읽어보지 않았기에 자주 접해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었고, 그렇게 둘만의 독서모임 선정도서로 택하여 읽었는데요. "메멘토 모리" 혹은 "마지막 수업"과 같은 결의 책을 기대했던 와이프는 결국 완독을 하지 못하였습니다. 저도 독서모임 기일까지 다 읽지 못하고, 조금씩 조금씩 읽어서 겨우겨우 완독을 끝냈습니다. 이런 우여곡절이 있는 책이었지만, 다 읽고 나서는 AI와 인공지능에 대한 그의 이야기와 견해, 그리고 그 이면에 숨어있는, 혹은 연결되어 있는 그 많은 이야기들에 진정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동과 서. 다시 말해 동양과 서양, 그리고 인간과 문명, 마지막으로 기계와 생명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며, 현재와 미래를 연결하는 AI, 인공지능과 함께하는 스토리텔링의 최고봉이라고 감히 평할 수 있습니다. 이미 AI와 챗GPT가 선풍적인 인기와 숨겨진 많은 이야기들이 수많은 책들을 통해서 전해졌지만, 이렇게 이야기 고개를 여기에서 저기로, 저기에서 여기로 넘어가는 책은 읽어보지 못하였습니다.

 

그리고 그의 이야기의 이면에는 "위기상황을 헤쳐나가는 생존력과 순발력을 갖춘 한민족"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과거를 돌아보고 문제를 정리하는 합리성이 부족한" 우리의 성향을 인정하며, 알파고 쇼크 이후 우리가 미처 대응하지 못한 부분에 대한 아쉬움, 그리고 아직 늦지 않았음을. 그리고 우리가 지금 시점에 어떻게 대응하고 받아들여야 할지, 우리가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에 대해서 자신의 견해를 당당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딥러닝을 탑재한 AI가 개발되며 많은 이들이 겪은 "AI 포비아"를 해소하고, 우리가 인공지능이 몰고 온 전환점을 어떻게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그렇게 대처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가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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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님의 이야기는 스마트폰에 숨겨진 AI 테크놀로지가 어떻게 발전되어 왔고, 어떻게 딥러닝을 탑재하여 우리를 위협하는 무기를 갖추게 되었는지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의 이야기는 어린아이들에게 설명하듯 문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알파고의 기원과 역사에 대한 이야기 이후 휴대폰 인터페이스와 AI, 인공지능, 딥러닝을 넘나들며 이야기는 이어지는데요, 앞서도 언급했지만 이어령 님의 지성과 이야깃거리에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 이야기들은 평소에 궁금했지만 미처 찾아보지 않았던 이야기도,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던 이야기들도, 또는 이렇게까지 이야기가 이어질 수 있구나 하는 감탄을 불러일으키는 이야기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시대의 지성인"이라는 타이틀이 괜히 주어진 것이 아니구나 느끼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책에서 이어령 님이 전하는 수많은 이야기들을 제 머릿속에서 정리하고 소개하고, 그 내용의 일부를 전해드리는 것이 어렵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히 AI 포비아에 대한 대비책, 우리가 나아갸아 할 길에 대한 이야기를 넘어 2000년대 초반 그가 디지로그라는 화두를 제기했을 때를 다시 한번 되짚어가며, 그 이후 단순한 아이디어였던 그 이야기가 이후 세기를 관통하는 핵심적인 통찰로 이어진 이야기를, 알파고의 강화 학습이 딥블루 시절의 단순한 계산을 넘어 딥러닝을 통해 인간다움을 모방하는 과정에 대해서 천천히 짚어주고 있습니다.

 

익스퍼트 시스템에서 딥러닝으로의 전환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 안에서 어떤 이야기를 전할 수 있을지는 책을 통해서 느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기계 중심의 서양적인 세계관이 놓치고 있던 인간적인 동양적인 세계관의 이야기. 디지털과 인공지능을 넘어 이제는 인간과 삶이 하이테크 경쟁의 화두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 인공지능 AI에서 인공지혜 AW로의 패러다임의 전환에 대한 이야기 속에서 우리 한민족이, 한국인이 이끌어 나갈 수 있는 길에 대한 이야기가 이야기고개를 넘고 넘어 전해주고 있는 책이었습니다.

 


 

"한국인 이야기"라는 시리즈답게 동양의 인사상과 생명사상을 간직하고 있는 우리 한국인들에게 어쩌면 미래의 인공지능 세계와 경쟁에서 기대를 건다는 이야기를 전해주는 이어령 님. 이미 이 책이 출간되고 수년이 지났습니다. 지금까지 그의 바람대로 AI 세계에서 한국인들의 위치가 어디까지 올라왔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어령 님의 기대대로 앞으로 4차 산업혁명에서 AI 시대의 주역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관심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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