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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곽의 도서관] 독서후기 2023-53. 공간이 만든 공간 - 유현준 (새로운 생각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Herr.Kwak 2023. 12. 2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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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 

 


새로운 시각을 선사하는 책은 좁은 틀에 갇혀 있지 않다. 이 책 또한 그러하다.
- 이어령(전 문화부 장관, 문학평론가)


농업혁명과 도시 형성은 문명을 발생시켰고, 여러 환경적 제약을 해결하려는 노력은 문화를 만들었다. 특히 문화의 물리적 결정체인 건축은 기후와 환경이 다른 동양과 서양이 각자 다른 양식을 갖게 될 수밖에 없었다. 이 책은 그런 지역 간 문화의 교류로 새로운 생각과 문화가 만들어지고, 분야 간 융합으로 새로운 문화가 탄생하는 문화 유전자의 진화와 계보를 공간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지금의 문화 유전자의 진화 단계는 어디이며, 앞으로는 무엇이 새로운 것을 탄생시킬까? 건축을 중심으로 과학, 역사, 지리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며 문화의 기원과 창조, 교류, 변종, 발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 저자의 흥미로운 주장은 독자들에게 읽는 재미를 선사해 줄 것이다.

 

- 작가 소개 - 

 


홍익대학교 건축대학 교수 및 (주)유현준건축사사무소(Hyunjoon Yoo Architects) 대표 건축사, 미국 건축사. 하버드 대학교, MIT, 연세대학교에서 건축 공부를 했다. 하버드 대학교를 우등으로 졸업 후 세계적인 건축가 리처드 마이어 사무소에서 실무를 하였다. MIT 건축연구소 연구원 및 MIT 교환교수(2010)로 있었다. 2013 올해의 건축 Best 7, 2013 김수근건축상 프리뷰상, CNN이 선정한 15 Seoul’s Architectural Wonders, 2010 건축문화공간대상 대통령상, 2009 젊은 건축가상 등을 수상했으며, 국제 현상 설계에서 다섯 차례 수상하였다. 2011 한국현대건축작가 16인 아시아전 요코하마 전시, 2010 한국현대건축작가 17인 아시아전 상하이 전시, 2015 멜버른 대학교 한국현대건축작가 초청 전시를 가졌다.

건축으로 세상을 조망하고 사유하는 인문 건축가. 건축가는 사회의 복잡한 관계를 정리해 주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그는 잘 어우러질 수 있는 화목한 건축으로 관계와 사회를 바꿔 나가고 있다. 또한 여러 매체에 글을 연재하면서 방송 출연 및 유튜브 〈셜록 현준〉을 통해 공간과 건축 이야기를 쉽게 전하고 있다.

(* 해당 책 소개와 작가 소개는 인터넷 YES24에서 참고하였습니다.)

 


 

건축가 유현준. 앞서도 유현준 건축가님의 도서 몇 권을 읽고 리뷰를 진행했었는데요, 어디서 살 것인가 등과 같은 책의 경우 유현준 건축가님의 전공분야인 건축에 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었다면, 이 책은 유현준 건축가님의 다양한 분야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관심을 여지업이 드러내고 있습니다. 평소에도 유현준 건축가님은 건축 전공 분야 도서가 아닌 타 분야 도서를 주로 읽는다고 하는데요, 그와 함께 타 분야의 사람들과 토론하고 이야기하는 것을 즐긴다고 합니다. 이처럼 방대한 여러 분야에 대한 자신의 주장과 그에 따른 논거 등을 탄탄하게 구성하여 자신의 생각을 풀어낸 책이 이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책도 주된 포인트는 건축입니다. 하지만 건축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건축을 중심으로 한 문화 간의 교류, 결합 등에 대해서 다양하게 이야기를 전해줍니다. 지리적, 기후적 그리고 인간적인 제약에 따른 각 지역의 생활방식과 문화는 물론 그에 따른 건축물의 차이. 그리고 건축물 속에 숨어있는 공간의 차이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결국 그 공간을 이해함으로써 다양한 지역의 사람들과 그 문화에 대해서 이해를 도출할 수 있으며, 그 서로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모이고 융화되며 새로운 시각과 시선이 만들어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책의 시작은 건축이 아닌 그 훨씬 이전의, 너무나 방대한 지식을 토대로 시작이 됩니다. (건축적인 내용이 주가 될 것이라 생각했던 저의 생각이 완전히 틀렸음이 책의 초반에 이미 확실해졌죠.) 예를 들어 기후의 차이에서 시작해서, 기후에 따른 문화의 차이. 어떠한 농사를 지을 수 있는지, 그리고 그 농사가 어떤 차이를 이끌어내는지, 강수량의 차이가 어떤 건축 방식의 차이를 만들어내는지를 전해줍니다. 저도 건축 공부를 하면서 유럽과 아시아의 문화적 차이와 건축 방식의 차이 등 다른 사람들보다는 좀 안다고 생각을 했었습니다만, 유현준 건축가님이 전해주는 이야기는 그 이상이었습니다. 상상도 못 했던 작은 것에서 시작을 해서 그것이 나비효과처럼 건축과 더 나아가 그 문화에 어떠한 영향을 주고 차이를 만들어내는지 이야기해 주는 부분은 사실 이 책의 압권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앞서도 강수량을 언급을 했지만 강수량은 밀과 벼농사라는 농업의 차이를 만들어내고, 거기에서 식문화의 차이, 더 나아가 기후적 차이가 만들어내는 건축 디자인의 차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합니다. 강수량이 땅의 단단한 정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강수량이 적은 서양권 문화에서 무거운 돌을 이용한 건축이 가능했다는 이야기는 당연한 것이면서도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었습니다.

 

이어령 평론가님께서 "새로운 시각을 선사하는 책은 좁은 틀에 갇혀 있지 않다. 이 책 또한 그러하다. 이 책은 건축이라는 프레임을 넘어 과학, 역사, 문화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며 문화의 기원과 창조, 융합, 진화를 이야기한다. 저자 유현준의 통찰이 돋보이는 흥미로운 주장은 예리하고 설득력 있는 분석과 다양한 근거가 뒷받침되어 납득할 만한 논거를 제공한다. 새로운 것이 어떻게 탄생되는지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라고 추천을 하신 것처럼 이 책에서 보여주는 신선한 시각은 갇혀있던 저의 시각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준 느낌이었습니다.

 

뒤이어서 건축가들의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소위 4대 거장으로 불리는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나 미스 반 데어 로에, 르 코르뷔지에와 같은 건축가들도 동양의 기둥 중심의 건축을 받아들여 새로운 건축물을 만들 수 있었다고 이야기를 하며, 벽 중심에서 기둥 중심 건축으로 시선의 변화가 벽이 없고 지붕만 있는 내외부의 경계가 모호한 건축물들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정자나 툇마루처럼 동양에서는 이미 예전부터 사용되었던 공간들이 이들 건축가들의 새로운 시선을 통해서 테라스와 같은 공간이 만들어질 수 있었던 것처럼 말이죠. 더불어 일본의 건축가 안도 다다오의 이야기와 함께 동서양의 건축의 차이, 그리고 동양의 정신을 이어받은 서양의 건축과 서양의 정신을 이어받은 동양의 건축을 이어서 보여주며,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모든 예술 분야와 창작의 세계에 있는 많은 분들이 그러하겠지만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내기 위해 늘 고민을 이어왔던 건축가들의 노력. 그리고 그 고민들이 새로운 문화의 수용과 옛 문화의 전통성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건축 뿐만 아니라 미술이나 철학 등 다양한 각종 분야들의 내용을 접목시켜 새로운 건축물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또한 기술의 발달을 통해 예전에는 구현해 낼 수 없었던 형태를 구현해 내면서 기존에 없었던 건축물을 구현해 낼 수 있게 된 것처럼, 앞으로 건축가들은 새로움과의 혁신적인 연계와 교감을 통해 많은 새로움을 만들 수 있고, 만들어 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유현준 건축가는 이제 디지털 기계와 아날로그 인간의 융합이 있는 곳에 새로운 문화가 나타날 거라고 말하며, 기술에만 의존하면 다양성이 사라진다고 경고하면서 인간다움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리고 이 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갈등을 화합으로 이끌 수 있는 새로운 생각이라고 말하는 그의 이야기를 통해 어쩌면 건축가 뿐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오늘의 포스팅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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