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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곽의 도서관] 독서후기 2022-63. 멀리서 반짝이는 동안에 - 안시내 (날 안아주었던 바람의 기억들)

Herr.Kwak 2023. 10. 2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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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 

 


『악당은 아니지만 지구정복』 안시내의 신작!
시베리아 횡단 열차 타고 조지아에서 파리, 그리고 다시 인도로!

때로는 그리움에 눈물짓고, 여전히 오늘을 살아가고 있음에 설렘을 느끼며 써내려간 서른 네 편의 이야기들.

페이스북 팔로워만 5만 이상, 여행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고 왔던 SNS 스타 안시내의 신작이 출간되었다. 앞선 두 권의 여행기 『악당은 아니지만 지구 정복』, 『우리는 지구별 어디쯤』으로 당차고 발랄한 매력으로 팬들을 사로잡았던 작가는 이 책에서 그 사이 한 뼘 더 성장한 모습과 그럼에도 여전히 여행 안에서 길을 찾아가며 때론 흔들리는 자신의 모습을 꾸밈없이 진솔하게 녹여냈다.

여행자라면 누구나 꿈꾸는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아르메니아, 조지아, 파리를 거쳐 인도 뭄바이에 닿기까지 작가는 그 여행지에서 한 사람 한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여행과 사람에 대한 애정을 상기시킨다. 이처럼 사람과 여행에 대한 애정으로 늘 그곳을 열렬히 사랑하고 돌아온다던 저자는, 이 책 『멀리서 반짝이는 동안에』를 통해 길 위에서 만난 위안과 설렘의 순간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 작가 소개 - 

 


1993년, 벚꽃이 흐드러지던 어느 날 김해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잘 먹지 않은 탓인지 155cm까지밖에 안 자란 작은 키 때문에 항상 놀림을 받았다. 서울시립대학교에서 환경조각을 전공하고 있으며 글 쓰는 걸 좋아해 국문학도 함께 배웠으나, 3학년을 마치고 여행병을 극복하지 못하고 학교를 그만두었다. 조금은 팍팍하며 고달픈 인생을 살아왔지만, ‘1년만큼은 내가슴이 시키는 것을 하며 살자’고 마음먹고 준비해서 스물둘에 141일간의 배낭여행을 떠났다. 여행 기간 동안 SNS에 틈틈이 여행기와 정보를 올리며 외로움을 달랬다.

사람을 무지하게 좋아하는 초보 여행자이자 초보 글쟁이. 저자의 바람은 앞으로도 솔직한 글을 써나가는 것이다. 특기는 다른 여행자와 친해지는 것과 음식 빨리 먹기 정도. 경력으로는 서울시립대학교에서 주최한 ‘핫도그 빨리 먹기 대회’ 여성부 우승, ‘라면 빨리 먹기 대회’ 통합 3등 등이 있다. 첫 책 『악당은 아니지만 지구정복』 출간 후 아프리카 여행기 『우리는 지구별 어디쯤』, 여행에세이 『멀리서 반짝이는 동안에』를 펴냈다. 꾸준히 여행 중이며, 일 년 중 6개월 정도는 한국에 있다.

(* 해당 책 소개와 작가 소개는 인터넷 YES24에서 참고하였습니다.)

 


 

왜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뭔가 삶에 흔들리고 미처 찾지 못한 미지의 무언가를 찾기 위한 길을 떠나는 것처럼 보이는 걸까요? 저도 여행을 좋아했고, 좋아했고, 지금도 여행 같은 일상을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공감은 가지만 가끔 한편으로는 참 아이러니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끔 그러한 질문이 맴돌죠. 

 

과연 그들은 여행에서 무엇을 찾고 싶은걸까?

 

"멀리서 반짝이는 동안에"의 저자 안시내 님은 그리 부유하지 않은 가정에서 학창 시절을 보내며 21살이 될 때까지 생활비를 위해 PC방, 카페는 물론이고 베이비시터, 전시회 도슨트 등 수많은 아르바이트를 경험하며 삶의 고단함 속에서 지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도 그 고단한 삶은 그 모든 걸 두고 떠나는 자유로운 여행을 자연스레 꿈꾸게 된 것이죠. 그녀의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밝고 씩씩해 보이는 여행이야기와 그녀의 이야기들을 읽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언가 아린 느낌이 종종 들었습니다. 씩씩한 척 밝은 척 그 모습 뒤에 감추어진 상처 많은 한 소녀의, 아가씨의 이야기가 보였기 때문일 텐데요.

 

그런 그녀는 그녀의 여행에서 여행 그 자체보다 그 여행에서 만나는 사람들, 그리고 그 여행의 끝에 돌아온 자신의 곁에 있는 또 다른 그녀 주변의 사람들 때문에 의미가 있지 않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반적인 여행기를 읽으면 그 여행지의 아름다운 풍경, 감탄이 절로 나오는 건물, 혹은 풍경과 건물의 조화 속에서 생겨나는 그 하모니가 가득한 정말 아름다운, 감탄이 절로 나오는 사진들이 첨삭되어 있는데요, 그녀의 책에는 그녀가 길에서 만난 사람들의 얼굴과 모습이 많이 등장합니다. 아마도 그녀는 그런 그들의 모습을 통해서 자신을 되돌아보기도 하고, 각자 자신의 삶 속에서 자신의 모습대로 삶을 충만하게 살아가는 그들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는 것 같습니다. 

 

사실 외국에서 살아가다 보면, 예상과는 다르게 호의를 베풀어주고 친절을 베풀어주는 사람들도 많이 만나지만, 그 속에서 인종차별을 하거나, 특히 여성분들에게는 캣콜링등의 성희롱을 하며 조롱하는 사람들을 만나기도 하는데요. 그래서 사실 저는 낯선 이들에 대해서는 우선 처음에는 경계의 시선을 가지고 살피게 되더라구요. 하지만 안시내 님이 여행의 중간에 만난 이들은 모두 따뜻하고 햇살 같은 분들이었습니다. (물론 그녀가 여행길에 만난 모두가 그렇지는 않았겠지만요.) 일흔다섯에 배낭을 메고 세계여행을 떠나온 일본 여행자는 그녀에게 청춘이 가지는 의미와 무한한 가능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고, 낯선 여행자에게 음식을 베푸는 오래된 여행자 부부에게서는 베풂의 미학과 온정의 따스함을 받습니다. 그러면서 그러한 행동 하나하나가 누군가에게는 그 누군가의 삶 자체를 바꾸어버릴 수도 있을 만큼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렇게 그녀는 여행을 통해서 배운 삶에 대한, 사람에 대한, 믿음에 대한,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인 여행일 수도 있지만, 희극으로 보이는 그녀의 여행은 잔잔한 미소를 띠고 볼 수 있습니다. 그 미소 속에서 위로와 위안을, 그리고 평안을 받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안시내 님의 "멀리서 반짝이는 동안에"는 그녀가 러시아에서 시작하여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유럽을 거쳐 일본, 인도를 여행한 후 한국으로 돌아오는 것에서 끝납니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돌아올 곳이 있기 때문에 여행인 것이다. 돌아갈 곳이 없다면 그건 여행이 아니라 방황이다."라고 말이죠. 이 말처럼 결국 여행의 끝에 집으로 돌아온 안시내 님은 따스한 그곳에서 여행의 끝에 마주한 "돌아옴"이라는 행복함과 마주할 수 있게 됩니다.

 

결국 여행이라는 것은 여행 이후 돌아온 일상에서 현재의 삶을 더 충실하게 살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는 안시내 님. 때로는 처량하지만, 씩씩하고 즐겁게, 언제나 꿋꿋하게 삶을 여행처럼 살아가는 그녀를 통해 "현재라는 삶"에 대해서 즐거움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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