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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곽의 도서관] 독서후기 2024-053. 각자 도사 사회 - 송병기 (존엄한 죽음을 가로막는 불평등한 삶의 조건을 성찰하다)

Herr.Kwak 2024. 10. 14.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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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 

 


“존엄한 돌봄과 임종을 희망하는 사람은 돈이 많거나 운이 좋아야 한다 그렇게 사람들은 각자도생, 각자도사한다”
의료인류학자 송병기가 한국 사회, 생애 말기와 죽음의 현실에 대해 던지는 묵직한 질문들


의료인류학자 송병기가 터부와 혐오를 넘어 우리의 일상과 공동체를 ‘죽음’이라는 렌즈로 들여다본다. 노화·돌봄·죽음을 연구하는 의료인류학자로 생애 말기 현장 연구를 해온 저자는 『각자도사 사회』에서 집, 노인 돌봄, 호스피스, 콧줄, 말기 의료결정에 이르기까지 생애 말기와 죽음의 경로를 추적한다. 나아가 무연고자, 현충원, 웰다잉 등의 키워드에 질문하며 죽음을 둘러싼 국가와 개인의 관계, 관련 정책, 불평등 문제를 보여준다.

 

- 작가 소개 - 

 

 

의료인류학자. 파리대학교병원(AP-HP) 의료윤리센터와 서울대학교병원 의생명연구원에서 생애 말기 돌봄을 연구했다. 프랑스와 모로코의 노인요양원, 일본의 노인요양원 · 호스피스, 한국의 대학병원 · 호스피스 · 노인요양원 · 노인요양병원에서 현장 연구를 수행했다. 동료들과 함께 쓴 책으로 『죽는 게 참 어렵습니다』가 있다. 현재 죽음과 불평등의 관계를 의료, 금융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있다.

(* 해당 책 소개와 작가 소개는 인터넷 YES24에서 참고하였습니다.)


 

처음 이 책을 접한 것은 와이프가 "성장판"이라는 독서모임에서 당시 참여는 하지 못했지만, 언젠가 토론 도서로 다루었다는 이야기를 통해서였습니다. 각자도생이라는 말은 익히 들어왔었지만 각자도사라는 단어는 처음 들었지만 너무나도 쉽게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의도가 전해지는 제목이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참여하고 있는 독서모임에서 도서를 추천해 달라는 이야기에 이 책 이야기를 꺼냈었고, 제목만 알고 있지 정확한 내용은 인지하지 못한 채 토론 도서로 선정이 되었고 해당 월차에 제가 독서모임 리딩을 하게 되었습니다. 독서모임에 참여만 해봤지 직접 리딩하는 경험은 처음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열심히 읽고, 어떤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눌까 고민을 하며 책을 읽었습니다. 

 

제가 이 책을 어떻게 접하게 되었고 어떻게 읽게 되었는지를 설명한 것은, 독서토론의 도서로 선정을 하여 함께 읽었고, 많은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저 혼자만의 생각이 아닌 그 분들의 생각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해당 토론이 있기 이전에 제가 독서후기를 작성하였다면 조금 더 나았겠지만, 본의 아니게 게으름이 지나쳐 토론을 먼저 하고 해당 포스팅을 작성하게 되어, 저 혼자만의 주관적인 의견이 아닐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먼저 몇마디 서론을 던지고 이제 책으로 들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각자도생" 그리고 이 책의 제목 "각자도사"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이 책은 우리의 일상과 공동체를 죽음이라는 렌즈로 들여다보고 있는 책입니다. 죽음 이전의 이야기들, 그러니까 노화와 돌봄에 이어 죽음. 그리고 그것은 생애말기 돌봄이라는 테마와 함께 전해지고 있습니다. 책에서는 "노인 돌봄, 호스피스, 콧줄, 말기 의료결정"에서 나아가 "현충원, 무연고자, 웰다잉"으로 이어지며 죽음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 그리고 개인을 넘어 국가가 대하는 태도, 국가와 개인의 관계, 불평등 문제와 그에 대한 정책 등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 송병기 님은 프랑스와 모로코 등지에서 의료 현장 연구를 수행하였고, 그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한국의 현실. 다시 말해, 한국 요양시설과 병원, 노인의 현실을 마주하며 죽음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을 하게 되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의료인류학자"라는 그의 직업처럼 인류학은 연구자가 연구의 대상에 해당하는 살마들이 사는 현장에 들어가 관찰하고 그들의 삶을 해석하는 방법론을 사용하기에, 그들의 삶 구석구석을 관찰하고 정면에 보이는 것을 넘어 그 이면의 문제점에 대해서까지 이야기를 전해줍니다. 그렇기에 그의 이야기는 부정적인 부분이 많았고, 어쩌면 인류학, 사회학이라는 것이 문제제기에서 시작하기에 그들의 반골기질은 어쩔 수 없는 것인가 생각을 해보게 되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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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 함께 그들의 삶 속으로 들어간다면, 생애 말기 돌봄과 같은 경험은 보호자에게 있어 고통스러운 일 그 자체라고 합니다. 그리고 보호자들은 이 모든 돌봄을 알아서 해야 했고, 사보험의 도움, 그리고 무성한 소문과 인터넷의 바다를 항해하며 노부모를 집에서, 응급실에서, 대학병원에서, 요양병원에서, 그리고 마지막으로 요양원에서 돌보게 된다고 하는데요, 집에서 요양원까지. 그 길고 지루한 길을 애쓰며 견뎌냈지만 요양원이라는 곳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들은 왜 그래야 할까요? 요양원이라는 곳이, 생의 마지막을 보내야 하는 곳 중에 대표적인 요양원이라는 곳이, 그곳에 보낸 자녀들이 죄책감을 가지지 않아도 되는 공간이 될 수는 없는 것일까요? 이런 물음과 함께 저자의 문제의식은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리고 그는 너무나도 직설적 이게도 "한국 사회에서 존엄한 노년과 죽음은 돈이 많거나 운이 좋은 사람에게만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문장을 저 스스로도 부정할 수 없음에 안타까웠습니다.

 

"돈이 많거나" 혹은 "운이 좋거나"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운이 좋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요? 돈이 많다는 것은 누구나 이해할 수 있기에 넘어가고 운이 좋다는 부분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보자면, 나의 생애 마지막을 부양해 줄 수 있는 경제력이 있는 가족이 나를 돌보기를, 의료진이 다정하고 친절하기를, 헌신적인 간병인을 만나기를 그저 "바랄"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것은 공공의료라는 틀 안에서 진행되지만, 가족을 제외하고는 주사위 던지기의 결과처럼 결과가 좋기를 바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삶과 죽음이 이렇게 주사위 던지기와 다름없이 귀결된다면, 이러한 결과를 만든 그 사회는 좋은 사회일까라는 질문으로 넘어갑니다. 그렇기에 평등할 것 같지만 평등하지 않은 우리 사회에 대해서, 정책에 대해서 이야기를 전합니다. 그렇기에 불평등한 삶이라고 말이죠.

 

그리고 그 정책, 그 정책을 풀어가야 할 국가 재정은 인구문제와 직결된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을 만든 2000년대 급부상한 저출산, 그리고 고령화 문제에 따른 것이라고 하는데요, 즉 낮은 출산율과 빠른 고령화 속도 때문에 한국의 미래가 암울하다는 내용의 인구 위기론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 노인문제가 심각해지고, 노인의 인권문제로도 이어진다고 전하고 있는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 저는 처음에 이해를 한다는 입장이었습니다만, 토론을 통해서 많은 분들이 전해주신 이야기 (그들은 저보다 연배도 높았고, 가족 중 누군가를 이미 떠나보낸 경험이 있었고, 죽음에 대해서 더 많은 생각을 하신 분들이었습니다)를 첨부하자면, 이 인구 위기론에 의해서 노인 문제가 더 심각해졌다는 것은 너무 단순화한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인구가 줄었기 때문에, 부양해 줄, 다시 말해 세금을 납부하고 국가 재정을 채워야 할 청장년층이 적어지고 노년층은 많아지기에 노인 문제가 심각해진다는 것은 너무 단편만 본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고, 그런 결에서 저자의 이야기는 너무 극단적이고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지 않았나라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저의 첫 생각이 더욱 두드러지게 느끼게 되었죠. "투덜이 사회학자들"이라는 이미지가 말이죠.

 


 

지금까지 제가 전해드린 이야기는 이 책의 1부의 이야기였습니다. 이 책은 1부 "각자 알아서 살고, 각자 알아서 죽는 사회"와  2부 "보편적이고 존엄한 죽음을 상상하다"로 나뉘어져 있는데요, " 노인, 커뮤니티 케어, 호스피스, 콧줄, 말기 의료결정, 안락사"라는 테마는 1부에서 다루어지고, 2부에서는 " 제사, 무연고자, 현충원, 코로나19, 웰다잉, 냉동인간, 영화관"과 같은 죽음이라는 단어와 연관된, 우리의 곁에 있지만 의식하지 않았던 이야기들에 대해서 전하고 있습니다. 무연고자의 이야기는 무척이나 인상적이었고, 현충원의 이야기에서는 국가가 나서서 기억하려는 공적인 죽음은 무엇인지, 그 정의는 어떻게 내려야 하는지 등에 대해서 이야기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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