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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곽의 도서관] 독서후기 2023-62. 파놉티콘 - 제러미 벤담

Herr.Kwak 2023. 12. 3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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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 

 


산업혁명 이후 전통적인 가치와 질서가 해체되면서 각종 범죄가 사회 문제로 대두하자, 공리주의자로 유명한 영국의 사상가 벤담은 효율적인 감금 시설을 통해 수감자를 교화 · 재사회화함으로써 사회를 안정시킬 수 있다고 보았다. 파놉티콘은 이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안이다.

국내에 처음으로 번역 소개되는《파놉티콘》은 벤담이 프랑스 의회에 파놉티콘을 소개하기 위해 친구인 뒤몽Etienne Dumont과 함께 영어판의 핵심적인 내용만을 압축한 프랑스어판을 번역 대본으로 삼아 독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했다. 이 책은 크게 파놉티콘의 목적과 건축을 설명한 전반부와 운영 · 관리 방식을 다룬 후반부로 구성된다. 비록 실패한 계획이지만, 파놉티콘은 근대의 작동 원리를 상징하는 장치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으며, 오늘날에는 첨단기술을 이용해 개인을 통제하는 정보 감시, 전자 감시라는 더욱 미시화된 형태로 작용하고 있다.

 

- 작가 소개 - 

 


영국의 공리주의 철학자이다. 옥스퍼드 대학을 졸업했다. 15세에 학사학위를 취득하고 21세에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지만, 변호사는 무의미하고 돈이 많이 드는 소송만 부추기는 사람으로 평가했다. 법률과 정치제도 개혁에 대한 연구와 정책에 반영하는 실천을 자신의 업으로 삼고 추진했다. 존 스튜어트 밀의 아버지 제임스 밀과는 공리주의 사상과 사회개혁에 힘을 합친 사상적 동지 관계로 특별한 사제의 인연이 있다. 평생 독신으로 지냈다. 저서로 『도덕과 입법의 원칙 서론』, 『법률론 일반』, 『사법과 도덕의 원리에 대한 서설』, 『의회 개혁론』, 『판례의 합리적 근거』, 『파놉티콘』 등이 있다.

(* 해당 책 소개와 작가 소개는 인터넷 YES24에서 참고하였습니다.)

 


 

파놉티콘. 공리주의 철학자 제러미 벤담이 주창한 감옥 시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파놉티콘의 구조와 원리에 대해 이해하기 전에 공리주의에 관한 이해가 먼저 필요할 것입니다. 공리주의는 19세기 이래로 영국을 중심으로 발달한 윤리적 사상으로 효용과 최대 행복의 원리를 도덕적 기초로 삼고 있는 이론을 말합니다. 다시 말해, 공리주의자들에게 행복이란 개인의 좋음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행위의 윤리적 기초를 개인의 이익과 쾌락의 추구에 두고 무엇이 이인인가를 결정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공동체에서 추구되는 좋음의 가치를 최고의 행복이라고 생각하며 행위자의 동기보다 결과를 중요하게 여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공리주의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하면 그가 주장하는 파놉티콘이라는 시설이 얼마나 공리주의적인 시설이고 사상인지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파놉티콘은 원형감옥으로 대표되는 수감시설로서, 중앙 탑에 있는 감시자가 수감자에게는 보이지 않도록 설계가 되어 있어 수감자가 언제나 감시받고 있다고 느끼도록 하여 수감자들의 규율을 내면화시키고 관리가 용이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책에서는 이러한 파놉티콘의 목적과 건축적인 특징에 대해, 그리고 운영과 관리 방식에 대해서 설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공리주의자 벤담은 스스로가 파놉티콘의 관리소장이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를 하며 그 이유로 그 누구보다 자신이 이 파놉티콘의 구조와 원리에 대해서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파놉티콘은 단순 감금시설 그 이상을 넘어 노동과 유용성을 최대한으로 창출하는 시스템으로서, 시작은 수용소에 있지만 이후 이 원리는 공장이나 학교 등으로까지 확대할 수 있다는 원리를 내세웠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실행되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 파놉티콘은 근대의 작동원리를 상징하는 장치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으며, 오늘날에는 첨단기술을 이용해 개인을 통제하는 정보 감시, 전자 감시라는 더욱 미시화된 형태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당시 근대 감옥은, 대개의 경우 처벌이 신체형이었으므로 감옥은 재판과 형벌을 받기 위한 대기실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기존에는 간과된 경범죄자나 유랑자, 거지에게도 처벌이 요구되는 한편, 전통적인 신체형에 대해서는 반발이 거세져 처벌의 실행이 미뤄지게 되고 수감자가 넘쳐나는 감옥은 곧 범죄가 확산되는 통로가 되었으며, 감시 감독이 불완전해서 탈옥이 자주 발생하는 것도 골칫거리인 상황이었습니다. 따라서 근대 감옥은 사회 혼란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수감자에게 노동의 가치와 자본주의 경제 질서를 습득하게 하려 했고, 감옥은 새로운 질서를 위해 개선되어야 할 사람들이 모인 곳으로 사회 개혁의 최전선이자 통제 가능한 이상적인 실험 공간이었기에 그의 원리를 실험해 볼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고려되어졌습니다.

 

파놉티콘의 전략은 보이지 않는 감시와 유용성으로 정리할 수 있는데요, 두 개의 동심원형 건물로 구성된 파놉티콘은 바깥의 고리형 건물에 수감자 수용실을 배치하고, 중앙에 감시탑을 배치하여, 중앙 감시탑이 바깥쪽의 건물보다 시선의 우위를 가지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이를 통해 중앙 감시탑의 감독관은 수감자를 관리하지만 본인의 모습은 수감자들로부터 감출 수 있는데요, 이처럼 가시적인 권력의 힘을 앞세워 통제의 힘을 만들도록 구상하였습니다. 더불어 수용 방식, 노동 방식, 유지 비용 등에 대해서도 서술하며 파놉티콘을 통해서 아무런 문제도 발생하지 않으며, 예상되는 문제들에 대해 미리 자신의 원리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어쩌면 모든 것이 완벽해 보이는 파놉티콘. 그리고 공리주의. 하지만 과정을 무시한 채 결과만을 앞세우면서 한계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어쩌면 우리 사회에서 결과만능주의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지 않았나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더불어 어쩌면 이 사회 전체가 하나의 파놉티콘으로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가 수감자가 되어 있고, 누군가가 우리가 볼 수 없는 곳에서 우리를 감시, 감독하고 있는 것은 아닐는지 무서운 상상도 해보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이렇게 공리주의 사상가 제레미 벤담이 주장한 파놉티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보았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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