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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곽의 도서관] 독서후기 2023-48. 아무튼 술집 - 김혜경 (기억도, 마음도, 신발도 놓고 나오는)

Herr.Kwak 2023. 12. 1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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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 

 


집이 내가 사는 곳이라면 술집은 나를 살게 하는 곳!
위胃로 가는 위로를 건네는 전방위 술집 탐방기


아무튼 시리즈의 마흔네 번째 이야기는 ‘술집’이다. 광고 기획자로 일하며 시 읽고 술 마시는 팟캐스트 [시시알콜]을 5년 넘게 진행해온 김혜경의 첫 단독 에세이집이기도 하다. “마치 식단 일기처럼 온통 먹고 마신 하루들로 가득 차 있”는 카드 명세서를 확인하면서도 펑펑 써댄 카드값 걱정보다 그때 못다 마신 한 잔의 술을 아쉬워하는 저자는 “이십대의 나에게 집은 술집이었다”라고 선언할 만큼 자타 공인 애주가이다. 『아무튼, 술집』은 그런 그가 지난 십여 년간 ‘먹마살’ 낀 것처럼 돌아다닌 술집 탐방기라 할 수 있다.

이 책에는 서울 청파동 포대포, 을지로 와인바 302호, 망원동 너랑나랑호프와 바르셀로나 등 저자가 애정해마지 않는 술집들의 이야기로 빼곡하다. 하지만 이 못 말리는 술꾼은 그 범위를 부산과 제주, 심지어 모로코의 사막과 쿠바의 해변으로까지 확장한다. 술을 함께 마실 수 있는 누군가만 있다면 그에겐 세상 어디든 근사한 술집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 책은 맛있는 술과 안주 그리고 다정한 사람들로 이루어진 ‘술집’이라는 완벽한 세계에 대한 헌사이자 그곳에서 배운 “똑바로 서기 위해 비틀거리는, 비틀거리다 즐겁게 몸을 흔드는” 삶의 태도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러니 기억도 마음도 놓고 올 수밖에. 아, 신발도…….

 

- 작가 소개 - 

 


낮에는 광고회사 제일기획에서 일하고 밤에는 글을 쓴다. 낮밤 없이 살 때도 있다. 애를 쓸 바에야 간을 쓰는 헤비 드링커다. 제일 좋아하는 술은 지금 마시는 술. 가리지 않고 마시고 취하길 즐긴다. 독서, 특히 시 읽기를 좋아한다. 시 읽으며 술 마시는 팟캐스트 [시시알콜]의 술 큐레이터 ‘풍문’으로 활동하며 교양 넘치는 주酒류 문학 페어링을 선보인다. 반려견 똘멩이를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고 덕분에 동물을 좋아하게 됐다.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해서 인스타그램에도 열성을 다한다. 매번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야 하는 광고회사 일에 고통스러워하지만 그만큼 새로운 것을 찾아내기를 좋아한다. 좋아하는 게 많아서 언제나 바쁘다. 세상에는 좋아할 만한 것이 더 무궁무진하리라고 믿는다. 쉴 새 없이 한눈파느라 눈이 뻑뻑할 지경이다. 저서로는 『아무튼, 술집』 『시시콜콜 시詩알콜』이 있다.

(* 해당 책 소개와 작가 소개는 인터넷 YES24에서 참고하였습니다.)

 


 

올해는 아무튼 시리즈를 좀 읽어야지 마음을 먹고 있었습니다만, 눈에 들어오는 다른 책들의 유혹이 너무 강해서 실지 몇 권 읽지 못하였는데요, 이번 제목은 보는 순간. 다른 책들보다 먼저 집어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앞서 아무튼 달리기도 무척 재미있게 읽었습니다만, 저를 지나치지 못하게 만든 그 마법의 단어. 바로 "" 올해 처음 읽었던 아무튼 시리즈인 김혼비님의 "아무튼 술"도 사실 동일한 이유로 읽게 되었음을 이번 기회를 빌려 다시 한번 솔직하게 말씀드립니다.

 

네, 이쯤되면 눈치채셨겠지만 저는 애주가입니다. 과거에는 술이 좋아서, 사람이 좋아서 폭주도 많이 하고 폭음도 많이 하였습니다만, 독일로 이민 아닌 이민. 학업을 마치고 취직까지 하게 되어 8년째 지내게 되면서 술, 더 정확히는 맥주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되었는데요. 그런 저에게 다른 애주가분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새롭고 아찔하고 경쾌했습니다. 그들이 술을 대하는 태도나 술에 관한 해박한 지식이 아니라, 그 안에서 뿜어 나오는 술과 관련된 에피소드들 때문인데요, 공감도 많이 하고, 저럴 수도 있구나 감탄도 많이 하면서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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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먹마살"이 낀 것마냥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훈장처럼 쌓아 올린 그녀의 술집 지도와 함께하는 술집 탐방기라고 할 수 있는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이 웃었고, 또 한편으로는 많이 그리워졌습니다. 저에게도 있었을 그 많은 술집들. 술집 사장님들. 그리고 나와 함께 했던 그 많은 이들. 그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 그리워지기도 하고, 웃음이 비실비실 새어 나왔습니다. 김혜경 님의 술집 탐방기에는 수많은 서울의 술집들이 나오는데요, 서울 청파동 포대포, 을지로 와인바 302호, 망원동 너랑나랑호프와 바르셀로나등 실제로는 한 번도 가보지 못했지만, 가게의 인테리어와 분위기가 떠오르고, 어떨 때는 그 안에서 일하고 계실 터줏대감, 그 사장님의 모습까지 함께 떠올랐습니다. 사실 이 말을 들으면 섭섭하실 수 있지만, 다 거기서 거기 아닙니까. 어차피 나올 때가 되면 여기거 거긴지 거기가 여긴지 모르는 건 매한가지일 텐데요.

 

그런 그녀의 이야기와 함께 나의 이야기를 꺼내놓게 되고, 공감하고 즐거워하며 읽다 보니 저자는 어느새 비행기를 타고 물을 건너 제주를 다녀왔고, 모로코 사막과 쿠바의 해변까지 다녀왔더군요. 네. 저는 독일에 나와있는데요, 우리 함께 만나서 많은 이야기를 한번 나눠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김혜경 작가님? 그녀가 다녀간 수많은 훈장들과 저의 훈장들을 합친다면 맛있는 술과 안주가 가득한, 그리고 다정한 사람들이 가득한 그런 완벽한 술집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사실 저는 그저 즐겁게 읽느라고 책을 읽는 동안에는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부분인데요, 바로 책의 소개에서 이 책은 똑바로 서기 위해 비틀거리는, 비틀거리다 즐겁게 몸을 흔드는 삶의 태도에 관한 이야기라는 부분이었습니다. 술이라는 것이 어쩌면, 물론 많은 것들이 양면성을 가지겠지만, 잘못 다룬다면 그 어느 것보다 위험한 것이 아닐까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술과 함께 똑바로 서서 비틀거리다 보면, 그 위험성보다도 삶에 대한 여유, 즐거움, 새로움과 기발함, 때론 칠푼이같은 웃음이 공존하는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렇게 술을 독으로 쓰지 말고 모두가 함께 즐거움으로 쓸 수 있기를. 함께 위험하지 않게 비틀거릴 수 있기를. 그리고 즐겁게 몸을 흔들 수 있기를 바라며 오늘의 포스팅 마무리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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