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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곽의 도서관] 독서후기 2022-55. 글쓰기의 최전선 - 은유 (왜라고 묻고 느낌이 쓰게 하라)

Herr.Kwak 2023. 10. 14.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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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 

 


이 책은 “삶의 옹호로서의 글쓰기”를 화두로 연구공동체 수유너머R과 학습공동체 가장자리에서 글쓰기 강좌를 진행하고 있는 은유의 글쓰기론이다.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누구나 맞닥뜨리게 되는 문제들, 고민들, 깨침들에 관한 이야기와 지난 4년간 글쓰기 수업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그 섬세한 변화의 과정을 담았다. 특히 ‘안다는’ 것보다 ‘느끼는’ 것에 굶주린 이들을 위한 글쓰기, 그리고 ‘나’와 ‘삶’의 한계를 뒤흔드는 책읽기, 인간에 대한 이해를 돕는 ‘르포와 인터뷰 쓰기’를 중심으로 풀어냈다.
“독서를 품고 있는” 글쓰기 수업은 감수성의 근육을 키우고 타인의 고통에 감응하는 능력을 되찾는 데 집중한다. 이를 위한 방법으로 저자는 시 낭독과 암송, 독서, 합평 등의 독특한 수업 방식을 소개한다. 각기 다른 삶의 배경을 가진 이들이 모여 시를 낭독하고 외우고 느낌을 말하고, ‘함께 읽기’를 통해 생각을 확장해나가는 과정은 ‘감응할 수 있는 신체’로 거듭나기 위한 과정이다.
자기 탐구와 자기 정리가 어느 정도 이뤄지고 나면 타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마음의 자리가 생긴다. 저자는 나의 언어로 타인의 삶을 번역하는 ‘르포와 인터뷰 쓰기’를 제안한다. 특히 이야기가 사라지는 시대, 관계가 단절되는 시대, 인터뷰는 서로의 삶을 보듬고 지탱하는 좋은 매개가 된다. 부록에 수록한 노동 르포와 인터뷰 두 편은 학인들이 직접 쓴 글로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일의 가치와 아름다움, 그리고 고귀한 기록 작업으로서의 인터뷰의 진가를 확인하게 해준다.

 

- 작가 소개 - 

 


글 쓰는 사람. 누구나 살아온 경험으로 자기 글을 쓸 수 있을 때 세상이 나아진다는 믿음으로 여기저기서 글쓰기 강좌를 진행한다. 성폭력·가정폭력 피해자, 시민단체 활동가 등과 글쓰기 워크숍을 진행하며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 내는 일을 돕고 있다.

여럿이 함께 읽고, 느끼고, 말하며 쓰는 일의 기쁨과 가치를 전하려 『글쓰기의 최전선』을, 안 쓰는 사람이 쓰는 사람이 되는 기적을 위해 『쓰기의 말들』을 썼다. 그밖에 쓴 책으로는 여성과 엄마로서의 삶을 직시하고 풀어낸 산문집 『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 국가 폭력 속에서도 삶을 놓지 않은 이들의 목소리를 담아낸 간첩 조작 사건 피해자 인터뷰집 『폭력과 존엄 사이』, 책을 만들고 알리는 젊은 출판노동자들의 일과 삶을 포착한 인터뷰집 『출판하는 마음』 등이 있다. 2016년 [시사IN], 2017년 [조선일보] ‘올해의 저자’로 선정되었으며 현재 [한겨레]에 칼럼을 연재 중이다.

(* 해당 책 소개와 작가 소개는 인터넷 YES24에서 참고하였습니다.)

 


 

최근에 많은 이들이 독서, 그리고 나아가 글을 쓰는 것에 흥미를 느끼고 열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많은 이들이 여전히 자신의 느낌을 글로 풀어내는 데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저부터 그러하고 말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저도 최근에 글에 관한 책에 눈길이 많이 가는데요. 특히 요즘에는 늦게 시작한 타국에서의 석사 논문 막바지 작업에 한창인데, 이것도 논문을 "쓰는 것"이라고 자꾸 쓰는 것, 쓰는 방법, 쓰는 즐거움에 관한 책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 책은 와이프가 예전에 "성장판 독서모임"을 해나가면서 누군가에게 추천을 받았고, 언제 한번 읽어봐야지 했던 책이었는데, 저도 읽게 되었습니다.

 

이미 책을 쉽게 쓰는 법, 책을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책을 쓰려면 무엇이 중요한가 등에 관한 책들이 많이 출판되어 있으며, 그 책들은 아무래도 독자들이 읽기 편해야 하고 그를 통해서 그들이 글을 읽는 것을 넘어서 글을 쓰는 것에도 관심이 가게끔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사실 이 책은 그렇게 가볍게 페이지가 막 술술 넘어가는 책은 아니었습니다. 단순히 개인의 생각을 풀어서 하나의 글을 쓴다는 관념보다는, 글을 통해서, 자신이 경험한 글을 씀으로 인해서 세상이 나아진다는 생각 아래 "글쓰기의 최전선"이라는 글쓰기 강좌를 운영하며, 그 강좌에 함께하는 사람들과의 이야기, 그리고 그 안에서 작가님의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글을 읽고 글을 쓰고, 글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전태일의 일기에 관한 이야기가 자주 등장합니다. 그녀가 이야기하는 것은 노동자 전태일이 "일기"를 쓰지 않았다면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전태일"이 등장했을까 하는 생각에서인데요, 왜 우리는 전태일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를 이해하고 있는지를 이야기하며, 글쓰기에 대해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그녀가 생각하는 "전태일의 일기"는 청계천에서 미싱을 돌리던 노동자의 이야기, 그 노동자의 인권을 다루고 있기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미싱을 돌리며 힘들게 노동자의 삶을 살고 있는 전태일이 삶의 최전선에서 하루하루 버티며 견디며 하지만 올곧게 밀고 나간 자신의 이야기, 자신의 글. 그 글이 이 사회에서 추방당한 많은 이들에게 안식처가 되어준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바로 이러한 것들이 그녀가 말하는 "누구나 글을 써야 하는 이유"라고 이야기합니다.

 

앞서도 말했듯 "글쓰기의 최전선"이라는 글쓰기 강좌를 시작으로 글쓰기 수업을 하고 있는 작가님은 단순히 글을 쓴다라는 개념에 더불어 시 낭송, 시 암송, 독서와 합평, 그리고 인터뷰 등을 통해서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하고, 그 경험을 통해서 글을 쓰고 글을 쓰는 감수성이라는 근육을 키우게 하고 있습니다.

 

그녀의 글쓰기 수업에 오는 사람은 천차만별 다양한데요, 하지만 비슷한 점은 자신의 일상을 살아나가면서 자기를 표현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거나, 자기 소외 등의 쓸쓸함을 느끼고 있는 이들이라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쓸쓸함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이들이었죠. 그렇기에 글을 쓰고, 글을 쓰는 법을 배우고 가르침과 동시에 타인의 삶을 이해하고, 세상을 기록하고, 세상을 배우는 법도 함께 공부하고 있습니다.

 


 

앞서서 시 낭송과 암송, 그리고 인터뷰와 같은 르포 글쓰기와 더불어 자신의 삶에 대한 "최전선"에서 글을 쓰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열다섯부터 글 쓰면서 일하는 삶을 꿈꾸었던 저자는 증권사 직원으로 주부로 살다가 삼십 대 중반에 글 쓰는 일로 생활전선에 뛰어든 그녀는, 동시에 자신을 설명할 말들, 자신을 이해할 언어를 갖고 싶어 인문학 공부를 병행했다고 합니다. 그때부터 거의 모든 순간 읽고 쓰고 생각을 했는데요, 하지만 글을 쓴다고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삶이 더 나빠지지는 않고 있다는 느낌, 더 나빠져도 위엄을 잃지 않을 수 있다는 확신은 갖게 되었다고 그녀는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기 이전에 먼저 파악해 봐야 할 속마음은 글을 왜 쓰고 싶어 하는지 그 욕망을 이해하는 일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그녀가 제안하는 방법은 '자기 직시'를 위한 키워드 글쓰기입니다. 글쓰기 모임에서 그녀는 유년, 청춘, 연애, 가난, 노동 등 매주 하나의 키워드를 제시하고, 모임에 참가한 이들은 이를 중심으로 자신의 삶을 글로 풀어냅니다. 자신을 중심으로 풀어내기에 같은 키워드라도 글의 방향성과 내용은 무척이나 다양해지죠. 모두가 자신의 관점에서 그 키워드를 입체적으로 생각하고 풀어낼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그녀는 글쓰기는 자기 상처를 드러내는 가장 저렴하고 접근하기 좋은 방편이라고 이야기하였습니다. 그녀는 성폭력 피해 여성과 진행했던 글쓰기 수업의 사례를 예로 들어, 고통의 기억을 직시하고 드러내어 치유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고통을 드러내기는 자기 편견 드러내기의 과정이기도 하기 때문이죠. 이처럼 그녀의 글쓰기 강좌는 함께 매주 읽고, 말하고, 쓰는 반복적인 과정을 통해서 어느 정도 자존감과 돌파력을 갖게 된 참가자들이 하나 둘 자신의 속이야기를 꺼내고 경험을 쓰고 일상의 곤란을 나누게 됩니다. 자신의 글을 동료들 앞에서 큰 목소리로 읽으면서 자신의 고통을 똑바로 ‘응시’하는 힘이 생긴 것이죠.

 


 

이렇게 그녀가 말하는 글쓰기는 단순한 글쓰기가 아니라 삶을 되돌아보고, 글쓰기의 욕망의 근원을 이해하며, 다양한 관점으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타인의 삶도 고찰해볼 수 있으며, 우리 사회도 품을 수 있는 글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제게는 조금 어렵기도 한 그녀의 인문학적이고 개인적이며 철학적인 이야기들이 많아서 앞서 말한 것처럼 술술 읽히지는 않았습니다만, 본인의 글쓰기를 위해서 조금 더 사색이 필요한 분들이라면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그럼 오늘의 후기 포스팅은 여기서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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