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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독서노트/소설-시-희곡 67

[헤어곽의 도서관] 독서후기 2020-23. 순례자 - 파울로 코엘료

검을 찾아 순례길을 떠난 파울로 코엘료. 검을 찾아가는 과정 속에서 그는 진정으로 그가 찾아야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된다. 왜 그는 일상을 뒤로한 채, 순례길을 떠났을까? 순례길은 무엇을 찾기 위한 길일까? 그 길에서 코엘료는 무엇을 찾았을까? 기독교 신비주의 단체인 람의 서품식에서 마스터에게 마지막 순간 인정을 받지 못하고 눈 앞에서 검을 놓치고 만 코엘료(코엘료 본인의 이야기인지 소설인지, 픽션인지 논픽션인지 애매하기 때문에 나는 화자를 코엘료 본인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그에게 검은 하나의 상징이자, 목표이고, 마지막이었다. 그런 그에게 검을 찾기 위한 순례길을 그의 아내는 제안을 하고, 길을 떠나게 된다. 길 위에서 그는 페트루스를 만나 그에게 안내를 받게 된다. 많은 경험을 함께 하고, ..

[헤어곽의 도서관] 독서후기 2020-21. 브리다 - 파울로 코엘료ㅍ

파울로 코엘료가 전해주는 따뜻한 사랑에 대한 위로, 그리고 이야기. 어쩌면 러브스토리일 수도, 어쩌면 그렇지 않을 수도... 스무 살이 갓 넘은 젊은 브리다. 그녀에게서 지금 세상 그 무엇보다도 절실한 것은, 사랑. 운명적인 사랑이다. 그 운명적인 사랑을 알아보는 길을 찾고자 하는 그녀에게 필요한 것은 소울메이트를 알아보는 것. 그것은 '달의 전승'을 통해서 가능하다. 그녀는 달의 전승을 통해서 새로운 경험을 계속하게 되고, 마지막 순간 소울메이트를 알아보게 된다. 하지만... '마녀'라는 어쩌면 흔히 이야기하지 않는 주제를 통해서 파울로 코엘료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사랑이 결국은 신에게 닿는 길이다." "삶은 매 순간 새롭고도 커다란 의미를 담고 있다." 일 것이다. 사랑. 어렵고도 쉬운, 찬란..

[헤어곽의 도서관] 독서후기 2020-16.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 박민규

"내가 아주 못생긴 여자라도 날 사랑해줄 건가요?"라는 원초적인 질문. 나조차도, 작가님도, 아니 수많은 혹은 모든 남자들이 선뜻 대답하기 어려운 이 질문을 아내에게 듣고 쓰려고 마음먹었다는 이 소설은 한국의 외모지상주의에 큰 물결을 던지고 있다. 연재되던 소설을 모아서 내놓은 소설이라 때론 문단의 나눔과 줄 변화, 따옴표 없는 대화체 등에 의해서 집중하기 어려울 때도 있었다. 하지만 하단에 적어놓은 많은 공감이 되던 화자와 요한의 대화 내용과, 소설에 극적 반전(해피엔딩이라고 생각했던 엔딩이 결국은 새드엔딩이었던)에 꽤나 괜찮은 소설로 머릿속에 남아있다. 여자의 경쟁력이 미모라는 말이 통용되고 미모는 커다란 무기가 되는 반면, 때론 커다란 상처가 되는. 생각해보면 미에는 기준이 없는데 말이다. 하지만 ..

[헤어곽의 도서관] 독서후기2020-14. 채식주의자 - 한강

이 책을 먼저 읽은 Frau로부터 "불쾌감"이라는 감상평을 들었고, 그로 인해 나도 모를 선입견 속에서 읽기 시작했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읽은 후 어느 정도는 공감, 다른 한편으로는 '불쾌까지는 아닌데?'라는 생각이 공존했다. 책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와는 별개로 머릿속으로 그려지는 여러 가지 상황들은 불쾌로 남는다. (영화나 드라마가 아니라 책이기 때문에 머릿속으로 그 장면을 스스로 그리기 때문에 더 그러한지도 모르겠다.) 이 채식주의자라는 소설은, 어느 날 갑자기 '시뻘건' 고깃덩어리가 온 사방에 매달린 공간을 방황하는 꿈을 꾼 주인공 '영혜'가 어느 날 갑자기 돌연 '채식주의자'가 되겠다고 선언하는데서 시작된다. 소설에서 언급된 바 많은 사람들이 여러 이유로 채식을 선언하는 요즈음 채식 그 자체가 새..

[헤어곽의 도서관] 독서후기2020-09. 모순 - 양귀자

"모든 걸 뚫을 수 있는 창과, 모든 걸 막을 수 있는 방패." 행복과 불행, 삶과 죽음. 소설에서 쌍둥이 엄마와 이모를 두고 탐구하고 삶을 이해하는 안진진은 이름부터 모순이다. 참되게 살라고 지어준 진진이라는 이름은 "참 진"을 두 번이나 넣어 참하고 참하게 살라는 의미이지만, 태생의 성으로 인해 부정형이 되어버리는 그 이름 "안 진진" 두 남자를 두고 사랑을 저울질하는 그녀의 두 남자는 어무나도 아빠와 이모부를 닮았다. 엄마와 이모 중 누구를 더 이해하고 헤아리는지, 누구의 삶을 더 바라보는지에 따라 선택지는 확연하게 달라진다. 김장우와의 결혼을 생각하던 그녀가 왜 나영규를 선택하였는지는 두고두고 모를 일이다. 이모의 죽음으로 하여금 당연히 김장우를 택하였으리라는 추측은 모순적이게도 반대의 결론으로 ..

[헤어곽의 도서관] 독서후기2020-06. 새의 선물 - 윤희경

12살 이후 성장할 필요가 없었다는 12살의 진희의 시선으로 1969년의 어느 흔한 동네를 이야기한다. 진희의 동네는 바로 우리 우리 동네의 이야기일 수도, 옆동네의 이야기일 수도, 먼 타지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여러 가구가 'ㅁ'자 형태로 모여서 살며 가운데 모두의 집결지로서 우물이 존재하는 진희의 집이 주된 공간이다. 이 공간에서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많은 말들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진희의 정보의 원천이자 고찰의 공간이다. 1960년대 말의 상황답게 어느 여성이나 '여자 인생 두레박 신세'라고 할 정도로 힘들고 지금과는 사뭇 다른 상황에 직면하여 있다. 남편의 외도와 잦은 폭력을 견디어야 했고, 혹자는 기껏 탈출(가출 혹은 야반도주)을 하고서도 채 며칠이 안되어 돌아오는 광진테라 아줌마가 대표적..

[헤어곽의 도서관] 독서후기2020-05. 침이 고인다 - 김애란

오랜만에 읽은 소설이었다. 자기 계발서나 가벼운 여행 에세이 (Herr.Kwak의 최애 장르)와는 달리 소설 (특히 여느 이런저런 상, 무슨 무슨 상을 받은)은 특유의 자만과 오만을 뽐내고 있다. 물론, 이는 내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겠지만, 내게는 뭐랄까... "나는 이렇게 추상적이고 진지하고 심오한 문장에 나의 마음을 이렇게 어려운 단어와 문체를 사용해 소설을 이렇게 썼어."라고 자랑하는 듯 느껴진다. 아, 물론 모든 소설이 이렇다는 건 아니다. '침이 고인다'라는 소설은 김애린이라는 작가의 투명한 감성과 참신한 상상력을 칭찬하는 소설 말미의 해설을 읽으면서 나는 더욱 어지럼증을 느끼게 되었다. 작가 자신도 아닌 책을 읽은 단지 '제삼자'가 나서서 '이 책은 이러하고 저러하며 저자는 이런저런 이유로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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