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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곽의 도서관] 독서후기 2021-18. 여행자 도쿄 - 김영하

Herr.Kwak 2023. 9. 1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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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 

 


우리 시대 가장 주목받는 젊은 소설가 중 한 명인 김영하가 전 세계 여덟 개 도시를 여행하고, 각 도시에서 쓴 짧은 소설과 직접 찍은 사진, 여행 일화를 한 권의 책에 담는 '여행자 시리즈' 두 번째 책, '도쿄' 편. 이 시리즈는 특히 도시의 색깔과 분위기에 맞춰 매번 다른 종류의 카메라를 사용한다는 독특한 형식으로 사진에 녹아든 소설가의 남다른 감성을 엿볼 수 있으며, 여행의 영감으로 빚어낸 '소설'과 '사진', ' 에세이'로 한 도시에 자기만의 색깔을 덧입히고, 여행의 새로운 방식을 제시해주었다.

도쿄에서 김영하가 선택한 카메라는 '롤라이35'이다. 그는 롤라이35가 아주 불편한 카메라라고 딱 잘라 말하지만, 동시에 시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서서히 도태 중이지만 누구도 미워하지 못하는 '문제 많은 삼촌' 같다고 표현하고 있다. 모든 것이 빠르게 사라지고 쉽게 만들어지는 세상에서 '롤라이35'는 존재 자체로 우리에게 위안을 주기 때문이다.

김영하는 크기가 작아 사람들의 눈에 잘 뜨지 않는 카메라 롤라이35를 들고 도쿄의 '개인'들을 담아낸다. 도쿄에는 무정부주의자, 동성애자, 범죄자, 펑크족, 공산주의자, 테러리스트, 마약중독자 등 문제적 개인들이 다수의 '평범한' 사람들과 어우러져 살아간다. 저자는 낯선 세 명의 남녀가 한 테이블에 앉아 조용히 각자 할 일을 하는 크레이프 가게, 퇴근길 챙겨온 문고판 책을 읽으며 목을 축이는 샐러리맨들의 맥줏집 풍경 등을 통해 혼자서도 얼마든지 행복하게 살아가는 개인들을 보여준다.

『여행자-도쿄』속 짧은 소설「마코토」는 대학원에서 국문학을 공부하는 20대 후반의 한국인 여성 '지영'과 일본에서 한국으로 유학 와 같은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공부하는 일본인 청년 '마코토', 그리고 둘 사이를 훼방 놓는 '현주'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청춘 로맨스물이다. 이 소설은 센 척, 강한 척, 상처받지 않은 척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쿨'함을 강요받는 우리 시대 젊은이의 모습을 한 주인공 '지영'이 일생에서 가장 '쿨'하지 못한 행동을 저지름으로써 결국 행복의 문을 열게 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영하는 여행이란 포기하면서 만족하는 것을 배워가는 과정이며, 한 번의 여행에서 모든 것을 보아버리면 다음 여행이 가난해진다고 말한다. 길을 잃을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모든 것을 봐야 한다는 강박을 떨쳐내고, 자신만의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자유로운 마음상태가 된 후에야 진정한 여행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김영하의'여행자'시리즈는 진정한 여행을 시작하고 싶은 이들을 위한 준비서 역할을 해줄 것이다.

 

- 작가 소개 - 

 


1968년 강원도 화천에서 태어나 군인인 아버지를 따라 여러 지역을 옮겨 다니며 성장했다. 잠실의 신천중학교와 잠실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경영학 학사와 석사를 취득했다. 한 번도 자신이 작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대학원에 재학 중이던 1990년대 초에 PC통신 하이텔에 올린 짤막한 콩트들이 뜨거운 반응을 얻는 것을 보고 자신의 작가적 재능을 처음으로 깨달았다. 서울에서 아내와 함께 살며 여행, 요리, 그림 그리기와 정원 일을 좋아한다.

1995년 계간 [리뷰]에 「거울에 대한 명상」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살인자의 기억법』, 『너의 목소리가 들려』, 『퀴즈쇼』, 『빛의 제국』, 『검은 꽃』, 『아랑은 왜』,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소설집 『오직 두 사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오빠가 돌아왔다』,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호출』, 여행에 관한 산문 『여행의 이유』와 『오래 준비해온 대답』을 냈고, 산문집 삼부작 『보다』, 『말하다』, 『읽다』 삼부작과 『랄랄라 하우스』 등이 있다.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를 번역했다. 문학동네작가상 동인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만해문학상 현대문학상 이상문학상 김유정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그의 작품들은 현재 미국 프랑스 독일 일본 이탈리아 네덜란드 터키 등 해외 각국에서 활발하게 번역 출간되고 있다.

 


 

안녕하세요, 책 읽는 남자 헤어곽입니다. 

오늘 헤어곽과 함께 읽어볼 책은요 김영하 작가님의 "여행자 도쿄"라는 책입니다.

 

이번에는 이 책에 대해서 바로 이야기하기 전에 제가 이 책을 접하게 된 이야기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아요. 뭔가 평소와는 다른 특별한 스토리가 있거든요. (엣헴!!)

사실 이 책은, 제가 "독일" 도서관에서 빌린 "한글"책이었습니다. 한글에서 출판된 책을 여기 관계자가 구입을 해서, 여기 도서관에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이죠. 제가 책을 빌린 도서관은 독일 니더작센주의 대학도시 괴팅엔에 있는 괴팅엔 대학도서관인데요, 이곳에는 김영하 작가의 책 외에도 여러 한국 작가님들의 책이 구비되어 있다고 합니다. 지금은 접근이 제한되어 있어서, 인터넷으로 대여신청을 해서 다음날 수령을 해야 하는데, 처음에는 검색이 너무 힘들더라구요.

책 이름으로는 도저히 검색이 안 될 것 같아서 (그 이야기는 밑에 사진과 함께) 작가님 이름으로 검색을 해보았는데, 첫 주자가 바로 김영하 작가님이었습니다. 

 

 

총 18권의 김영하 작가님의 책이 도서관에 구비가 되어 있었고, 그중에서 3권을 우선적으로 대여를 해봅니다. 이때 빌린 책이 바로 이번에 소개해 드릴 여행자 도쿄라는 책과 랄랄라 하우스, 그리고 "옥수수와 나"라는 작품이 수록된 2012년도 제36회 이상 문학상 수상작 모음집이었어요.

 

 

이렇게 3권을 수령하였습니다. 진짜 독일 도서관에서 한글로 된 한국책을 대여할 수 있다니. 진짜 이건 혁신이었습니다. 독일어 ABCD에 지친 유학생에게 한글이 주는 진한 감동. 게다가 종이책의 그 느낌까지. 크으!!!!

더불어 진짜 책 제목으로는 검색을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게 무엇인고 이야기를 해드리려고 하니,

 

 

책 제목 : 랄랄라 하우스.

이 정도면 랄랄라는 Lal Lal La라고 이해를 하겠단 말입니다. 우리의 상식이라면 하우스는 당연히 Hause가 되어야 하는 거 아닐까요? 하지만 문제는 이 사람들이 "하우스"가 "House"인지 모른다는 것이죠. 

그래서 랄랄라 하우스는 "Lal Lal La Ha U Seu"라는 이름으로 이곳 괴팅엔 도서관에 있게 되는 것이죠. (읽기도 힘들다마....;;;;)

 


 

자!! 뭐, 이렇게 제가 이 책을 손에 넣게 된 이야기를 짧게(라고 하기엔 길게) 적어보았는데요, 이제 책으로 들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앞서 책 소개에서 언급이 되었듯이, 여행자 도쿄라는 책은 도쿄에서 김영하 작가가 쓴 짧은 단편 소설과 그곳을 여행하면서 느낀 에세이들이 연속되어 있습니다. 전 제가 위에 적어놓은 책 소개(Yes 24에서 옮긴)를 읽지 않고 책을 읽었기에, 단편 소설 속 등장인물인 "마코토"라는 인물은 김영하 작가가 느끼는 도쿄라는 이미지를 사람으로 의인화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읽었습니다. (책 소개에는 이러한 내용은 없지만, 제 느낌에는... 하하하하)

 

짧은 단편 소설 [마코토]가 끝나고 나면 도쿄와 관련된 김영하 작가의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제가 책을 좀 오래 읽는 편인데요, (일반적으로 한 권을 일주일 정도에 걸려서 읽습니다.) 이 책은 이틀 만에 스스로는 굉장히 짧은 시간에 읽게 되었어요. 물론 에세이, 여행 에세이라는 가벼운 특수성이 있지만 굉장히 쉽고 잘 읽히는 느낌이었어요. 책을 읽다가 느끼게 된 것이 무엇인가 하니, 김영하 작가가 도쿄라는 매체를 3개의 매개체와 연관시켜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요, 그 3가지가 여행, 카메라, 그리고 맥주였습니다. 이 3가지는 모두 저도 굉장히 최애를 하는 3가지라고 자부할 수 있는 것들이어서 쉽게 읽히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그렇게 책을 읽다 보면 김영하 작가가 "여행자 도쿄"가 포함된 "여행자 시리즈"를 쓰게 된 이유가 포함된 글이 있는데요, 김영하 작가는 처음에 독일의 하이델베르크에 있는 노천카페에서 맥주를 마시다, 도시마다 궁합이 맞는 한 대의 카메라가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서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시작점이었던 하이델베르크에서는 콘탁스 G1과 함께 여행을 하기 시작해, '도쿄에서는?' 하고 생각하다가 결정한 것이 롤라이 35였던 것이죠. 그렇게 도시와 어울리는 카메라를 들고, 자신이 느끼는 도시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제가 느낀 김영하에게 도쿄라는 곳은, 아니 도쿄의 번화가는 "기묘하다"로 인식이 됩니다. "마치 볼륨을 줄인 대형 텔레비전을 보는 듯, 대단히 화려하지만 조용한"이었습니다. 이 한 문장이 굉장히 도쿄라는 도시를 머릿속으로 상상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굉장히 명쾌한 문장이라고 생각이 되는데요, 이렇게 중간중간에 김영하 작가의 탁월한 표현력과 섬세한 감정이 들어있는 문구들을 많이 만날 수 있습니다.

 


 


더불어 롤라이 35를 고른 이유로는 크게 2가지 이유를 대고 있는데요,
첫 번째. 빠르다. 유쾌한 무관심이 불쾌한 관심으로 변하기 전에 촬영을 마칠 수 있고, 초점을 잡을 필요도 없다고 하죠. 좁은 길과 골목, 작은 카페는 40mm 화각으로 충분했고, 카메라에 눈을 가져다 대면 프레임 안으로 기다렸다는 듯이 사물이 들어옵니다. 하이델베르크에서는 카메라를 들고 하염없이 기다려야 할 일이 도쿄에서는 10초도 안 걸린다는 것이죠. 이 표현 하나만으로 김영하 작가가 바라보는(혹은 바라보았던) 하이델베르크와 도쿄라는 도시의 차이가 쉽게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두 번째. 가볍다. 2대를 가지고 다녀도 소설책 1권의 느낌이라고 합니다. 필름 카메라의 특성상, 기타 장비(충전기, 어댑터, 외장하드, 카드리더기 등등)가 필요 없이 필름만 잘 간수해서 돌아오면 되어 훨씬 그 무게를 줄일 수 있는 것이었죠. (필름이 필요했겠지만, 필름이 부피는 차지해도 무게는 그렇게 차지하지 않으니까요?) 물론 그렇기에 놓친 장면도 많지만, 여행이라는 것이 포기하면서 만족하는 법을 배워가는 과정이라고 김영하 작가는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도쿄라는 도시를 여행하는 김영하에게는 롤라이 35가 딱이었던 것이죠.

 

저는 롤라이 35라는 카메라를 알고는 있었지만, 사용해 본 적은 없는데요 (수동 필름 카메라는 예전에 꽤 다루어보았는데, 롤라이는 좀 새로웠습니다.) 글로만 들어도 그 카메라만이 가지고 있는 색다른 매력과 불편함이 느껴졌습니다. 같은 카메라를 가지고 어떤 사람이 느끼는 불편함이 다른 사람에게는 매력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사물이든 사람이든 대하는 사람에 따라서 그 가치가 변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마지막으로 이야기하자면, 김영하에게 도쿄란 시부야였습니다. 사실 도쿄에는 시부야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요즘 젊은이들이 더 선호하는 긴자, 에비스, 다이칸야마 등도 있는데요, 김영하 작가는 어떤 일본 여성에게 "시부야가 왜 좋으세요?"라는 질문을 받게 되는데요, 그 여성의 말에 따르면 시부야는 일본 여성에게는 애들이나 가는 곳이었던 것이죠. 하지만 김영하 작가에게 있어 시부야는 근사한 서점이 있고 좋은 음반가게와 근사한 전위적인 영화를 틀어주는 작은 영화관이 있는 곳이었습니다. 이 말을 들은 그 일본 여성의 반응은 "설마..." 였습니다.

네 그렇죠. 어떤 도시는 받아들이는 개개인에 따라 다른 가면을 쓴 것처럼 다르게 다가온다. 내가 한국에서 살았던 대구도, 독일에서 지금 지내는 이곳 괴팅엔이라는 작은 소도시도, 천의 얼굴을 가졌으리라 생각이 된다. 그 다른 시각들을 전해 듣고 싶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삼박자가 맞는 (여행, 카메라 그리고 맥주) 이야기를 통해서 도쿄라는 도시를 접하게 해 주어 편안하게, 그리고 만족스럽게 여행을 마친 느낌입니다. 

 

제 개인적인 느낌이 오늘따라 꽤나 많이 들어간 후기여서 어떻게 느끼실지 모르겠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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