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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곽의 도서관] 독서후기2020-14. 채식주의자 - 한강

Herr.Kwak 2023. 8. 31.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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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먼저 읽은 Frau로부터 "불쾌감"이라는 감상평을 들었고, 그로 인해 나도 모를 선입견 속에서 읽기 시작했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읽은 후 어느 정도는 공감, 다른 한편으로는 '불쾌까지는 아닌데?'라는 생각이 공존했다. 책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와는 별개로 머릿속으로 그려지는 여러 가지 상황들은 불쾌로 남는다. (영화나 드라마가 아니라 책이기 때문에 머릿속으로 그 장면을 스스로 그리기 때문에 더 그러한지도 모르겠다.)

 

이 채식주의자라는 소설은, 어느 날 갑자기 '시뻘건' 고깃덩어리가 온 사방에 매달린 공간을 방황하는 꿈을 꾼 주인공 '영혜'가 어느 날 갑자기 돌연 '채식주의자'가 되겠다고 선언하는데서 시작된다. 소설에서 언급된 바 많은 사람들이 여러 이유로 채식을 선언하는 요즈음 채식 그 자체가 새로운 건 못된다. (Herr.Kwak이 거주하는 독일에는 생각보다 많은 비건과 베지테리언이 있다.)

하지만 영혜는 이로 인해 '탈 많고 이상한' 사람이 되어버린다. 

 

한국의 문화에서 지금은 많이 변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문제점은 '다름'과 '틀림'이라고 생각한다.

다름과 틀림은 엄연히 다르게 인식되어야 하지만, 무엇과 '다른' 상황과 행동을 두고 '틀렸다'라고 이야기하는 한국문화에서

채식주의는 '틀림'이 되어버린다. 

어쩌면 이 채식주의자라는 소설은 이러한 '다름'과 '틀림'을 이야기 하고 있지는 않을까 생각이 든다.

 

한국의, 아니 굳이 한국이라고 규정하지 않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다름을 두고 틀렸다고 이야기하며,

자신의 의견과는 '다른' 주장과 이야기들은 '틀렸다'며 인정하지 않고 있다.

물론, 독일에서도 이와 같은 성향의 사람들을 많이 만났기에 한국만의 이야기라고 끌어가고 싶지는 않다.

말하고 싶은 건, 이러한 사람이 아직까지 많다는 것이다.

'다름'을 '다름' 자체로 인식해야만, 대화가 이루어지고 타협이 이루어지는 데 말이다.

 

소설로 돌아오면 이 소설은 하나의 장편소설이라기보다는 단편소설이 모인 연작소설이라고 볼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영혜가 주인공인 '채식주의자'

영혜의 형부 '그'가 주인공인 '몽고반점'

그리고 영혜의 언니이자 그의 '아내'가 주인공인 '나무 불꽃'

이 세 편의 소설이 모인 연작소설이다.

이 세편의 소설은 서로 연관되어 있지만 서로 다른 각각의 이야기를 전해주는 단편소설의 경향을 가지고 있다.

 

솔직한 심정으로 나는 소설을 읽고서는 후기를 쓰기가 매우 어렵다. 아직 독서를 많이 해보지 않은(특히 후기를 많이 써보지 않은 나로서는) 나로서는 작가가 의도하는, 글로서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바가 무어인지 파악하기 어럽고, 작가의 말이나 해설을 책의 끝에서 읽으면 이러한 의도와 느낌을 받으라고 강요하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내게 이 소설은

그저 가장 불쾌했던 '몽고반점'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 '채식주의자'

그리고 가장 기구한 삶을 꿋꿋하게 견디는 '나무 불꽃'으로 기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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