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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곽의 도서관] 독서후기 2021-08. 세상물정의 사회학 - 노명우

Herr.Kwak 2023. 9. 1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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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 

 

'세속을 살아가는 월급쟁이 사회학자'가 사회학자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일상의 문제를 고민한 책이다. 저자는 임금을 받아 생활하는 월급쟁이 노동자 교수로서 스스로가 평범한 세속적 존재임을 자각하고, 누구나 살면서 겪는 세상 경험과 희로애락의 감정을 채집하고 궁리하며 ‘세상 물정의 사회학’을 시도했다.

저자는 이론을 파고들며 지식을 과시하거나, 구체적인 사람들의 삶과 고민은 외면하고 사회학을 위한 사회학에 매몰된 기존 학계의 관습과 언어에서 벗어나, 세속을 산다는 것의 의미를 좇았다. 민감한 감수성과 비판적 시선으로 포착된 세상물정의 사연과 이야기는 스스로 그 비밀과 거짓말을 드러내며 아름답고도 추한, 선하고도 악한 세속의 풍경을 보여준다.

상식, 명품, 프랜차이즈 등으로 시작되는 세상물정의 이야기는 불안, 종교, 이웃, 성공, 수치심, 취미, 섹스, 자살, 노동, 게으름, 인정, 개인, 죽음 등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지며 화려하고도 음울한 세속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그리고 저자는 세상 물정을 헤아리면서 더 '좋은 삶'을 도모하고자 한다. 그동안 축적된 사회학적 통찰과 범속한 상식의 세계를 아우르는 이 책은 우리가 사는 세상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해준다.

 


 

- 작가 소개 - 

 

베를린 자유대학교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론이 이론을 낳고 이론에 대한 해석에 또 다른 해석이 덧칠되면서 사회로부터 고립되어 가는 폐쇄적인 학문보다는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에서 연구 동기를 찾는 사회학을 지향한다. 대학교수가 직업이고 그것으로 만족 못해 글을 쓰고 또한 니은서점이라는 골목길 독립서점에서 마스터 북텐더 자격으로 사람들에게 책 소개하는 일을 하고 있다. 대표작은 언제나 아직 집필하지 않은 다음에 나올 책이라고 생각한다.

대학교수보다는 사회학자라는 호칭을 더 좋아한다. 캠퍼스에 갇혀 있는 교수보다는 평범한 삶을 관찰하고 해석하고 대리하는 헤르메스이고 싶기 때문이다.

지은 책으로 『계몽의 변증법을 넘어서 아도르노와 쇤베르크』 『계몽의 변증법 야만으로 후퇴하는 현대』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노동의 이유를 묻다』 『텔레비전, 또 하나의 가족』 『아방가르드』 『호모 루덴스, 놀이하는 인간을 꿈꾸다』와 ‘자전적 사회학’의 첫 번째 시도였던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하여 고독한 사람들의 사회학』 등이 있다. 옮긴 책으로는 『발터 벤야민과 메트로폴리스』 『구경꾼의 탄생』 등이 있다.

 


 

안녕하세요, 책 읽는 남자 헤어곽입니다. 

오늘 헤어곽과 함께 읽어볼 책은요 노명우 작가의 [세상물정의 사회학] 입니다.

 

 

사회학이라는 단어는 저에게는 어렵게 다가옵니다. 일단 경계가 애매한 느낌인데요. 무엇을 다루는 학문인지, 어디까지가 사회학인지 싶다는 거죠. 이는 인문학이라는 학문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건축학을 좋아하지만, 그래서 인문학도 꽤나 관심은 있지만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사회학이지만,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것들 속으로 들어와서 그 안에서 이야기를 해주고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저자의 말처럼, 우아하게 상아탑 위에 앉아서 우리네 학문은 이러네 하고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바로 우리 옆에서 이야기하는 느낌이랄까요? 그럼에도 물론 조금은 어려웠습니다. 읽기가 쉽지만은 않았거든요.

 

노명우 작가의 세상물정의 사회학은 총 3개의 단락으로 나뉘어서 총 25개의 단어들이 가지고 있는 세상물정의 속사정을 파헤치고 있는 책입니다. 1부에서는 상식 / 명품 / 프랜차이즈 / 해외여행 / 열광 / 언론 / 기억 / 불안 / 종교의 9개의 테마를 세속이라는 틀로 묶었으며, 2부에서는 이웃 / 성공 / 명예 / 수치심 / 취미 / 섹스 / 남자 / 자살로 이어지는 평범한 사람들이 일상에서 고민하는 문제들을 가지고 삶의 평범성에 대해 살펴보고 있습니다. 마지막 3부에서는 노동 / 게으름 / 인정 / 개인 / 가족 / 집 / 성숙 / 죽음을 통하여, 1,2부에서 살펴본 세속의 리얼리티와 삶의 평범성 속에서 좋은 삶을 위한 공격과 방어의 기술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몇 가지 흥미로웠던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상식과 상식이 서로 견제를 할 때에는 몰상식이 생겨나지 않는다. 하나의 상식이 존재하는 사회가 비상식적인 사건을 낳는다. 이는 부동산 거품이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내가 사놓은 아파트의 가격은 하락해서는 안된다는 자폐적인 사유를 포함한다. 

 

어쩌면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이 상식적이지 못할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상식이라는 단어 하나가 굉장히 모순적이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하나의 상식이 비상식적인 사건을 낳는다.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질투와 부러움은 작지만 큰 차이를 가지고 있다. 

 

질투와 부러움은 한 끝 차이인 것 같습니다. TV 속에 나오는 화려한 연예인들을 부러워는 하지만 질투하지는 않는데요, 내 이웃이 소유한 주식이 갑자기 치솟았다거나, 친구의 딸이 좋은 명문 대학에 합격했다는 소식에는 은근히 배알이 꼴리면서 질투심이 솟아나곤 하죠. 

작가는 부러움을 [문화에 대한 부러움]으로 풀어서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이웃과의 어색함. 많은 분이 겪어보셨을 텐데요, 유럽에서는 이웃 혹은 타인과의 인사가 굉장히 자연스럽습니다. 길 가다가 우연히 눈이라도 마주치면 먼저 'Hello"하고 인사를 해주는 게 자연스러운데요. 이러한 유럽의 문화에 대해 작가는 부러움을 느낍니다.

 


 

성공한 사람은 성실하다. 성공한 요인은 성공한 사람의 자질이지, 그 사람이 처한 유리한 사회적 환경이 아니다. 이는 근면 몰입 그리고 인내로 나타나는 성공한 사람의 자질과 게으름, 산만함으로 나타나는 성공하지 못한 사람의 자질에서 발견할 수 있다. 

 

이렇게 작가는 성공한 사람은 성실하다며 성공한 사람은 꼭 그 사람의 뒷배경이 그 주요 원인이 아니라, 그 사람의 노력의 결정이 성공이라는 결과로 나타났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이런 말도 합니다. "이건희 회장의 성공은 자기 계발서의 덕택인지, 이건희 회장의 아버지가 이병철이기 때문인지, 솔직히 답해보자."라고 말이죠. 굉장히 날카로웠지만, 위에서 이야기 한 성공한 사람은 성실하다는 이야기와 어쩌면 충돌을 하는 부분이 존재하였습니다. 날카롭고 센 표현이지만, 사실인 것을요. 이건희 회장의 성공의 밑바닥에는 아버지 이병철이 존재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니까요.

 


 

라이프 스타일은 더 이상 개인의 삶을 살아가는 방법이 아니라 소비의 대상이 된다.

 

라이프 스타일은 나의 삶의 방향성과 개성이 되어야 하죠. 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은 유행의 흐름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TV에 나오는 유행하는 옷이 내 옷의 스타일이 되어야 하고, 남들이 자주 먹는다는 핫한 음식과 커피는 꼭 먹어봐야 하고, 먹어보지 못한 사람은 유행에 뒤떨어지는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이죠. 이렇게 만들어지는 나의 "라이프 스타일"은 나의 라이프 스타일이 아니라 소비의 대상일 뿐입니다. 나의 라이프 스타일의 주체는 내가 되어야겠죠. 내가 주체가 되고 중심이 된 라이프 스타일은 무엇인지 고민을 해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성장의 끝무렵에서는 성숙의 순간을 맞이해야 한다. 우리네 삶에서 배움은 비료처럼 우리의 성장을 촉진하여 성숙의 순간을 앞당겨주는 촉매제이다. 
성숙과 성장에는 큰 차이가 존재한다. 성숙하지 못한 성장이 이루어지는 사회, 성장이 성숙을 대체하여 삶의 목표가 되는 사회에서는 그들로 인한 화이트칼라 범죄가 일어난다. 논문표절, 금융사기, 이것이 그것이 아니고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이 성장을 삶의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대상을 성숙으로 바꾸어야 할 것 같습니다. 성숙하지 못한 성장은 더 큰 문제를 야기하곤 하죠. 열심히 배워서 성장한 지식을 이용해서 금융범죄를 일으키는 사람들, 자신들의 정책을 이용해 개인적인 야욕을 채우던 LH 직원들. 이 사람들이 바로 그러한 사람들입니다. 배움을 통해서 성장은 하였지만 성숙하지 못한 사람들입니다. 이런 사람들이 성장을 하지 못한 사람들보다 더 큰 사회적인 문제를 만들어내는 아이러니가 존재하는 세상입니다.

 


 

언어능력만으로 보면 괴테와 괴벨스는 별반 차이가 없다. 하지만 차이는 이 뛰어난 언어능력을 통해 한 사람은 시대를 뛰어넘어 존경받아 마지않는 대문호가 되었고, 다른 한 사람은 유대인 학살을 정당화하는 궤변을 늘어놓는 나치의 성전부장 악인 괴벨스가 되었다.

 

나의 능력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서 그 능력은 존재가치를 가지기도 하고, 부정되기도 합니다. 블랙해커와 화이트해커 또한 같은 맥락으로 이해가 될 텐데요, 우리는 우리의 능력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도 생각을 해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괴테가 될지, 괴벨스가 될지는 한 끝 차이로 결판이 납니다.

 


 

이 외에도 많은 글들이 있었지만, 매번 메모를 해놓지 못해서 미처 정리하지 못한 내용이 있는데요, 다른 내용은 책을 읽어보시고 직접 느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어려웠지만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사회학 책을 읽어보았습니다.

 

함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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