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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곽의 도서관] 독서후기 2022-10.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 김수현

Herr.Kwak 2023. 9. 2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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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 인간관계에서는 잘하고 있다고 자신하던 김수현 작가가 그 믿음이 착각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그 이면을 들여다보게 됩니다. 자신이 신뢰했던 그 관계는 상대방에게 있어서는 그렇지 않았고, 자신 또한 상대와는 다른 시선으로 상대와의 관계를 보고 있음을 깨닫고, 그 실체를 마주하게 되죠. 이런 생각을 시작으로 김수현 작가는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사실 인간관계라는 것에 대해서는 많은 이들이 어려워하고, 정답이라는 게 따로 없다고 생각을 합니다. 때문에, 인간관계에 대한 책을 읽게 되면 어떠한 해답을 찾기보다는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이 많구나.' 혹은 '나만 이렇게 느끼는 게 아니구나. 나만 이상한 게 아니었어.' 하는 일종의 위안을 얻기 위함인 것 같습니다.

 

때문에, 정답이 없는 인간관계에 대해서 책을 써야 하기에(혹은 쓰려고 마음을 먹었다면) 다양한 시선, 혹은 다양한 이면을 살펴보아야 하죠. 그렇기에 다양한 관점에서 인간관계를 바라본 책들이 많이 나와있습니다. 김수현 작가는 인간관계에 대해서 어떠한 답을 내리기 보다는 "서로 아끼고 보듬어 주기에도 부족한 세상"에서 왜 그렇게 "남의 가슴을 후벼 파고, 비수를 꽂으며 지내야 하는가?"에 대한 생각으로 글을 써내려 간 것 같습니다.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이 제목에 김수현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의미가 함축적으로 담겨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애쓰지 않고 편안한 마음. 바로 나다운 마음이 아닐까 싶은데요, 많은 사람들이 인간관계를 맺고, 고민하고 있는 순간 "나" 보다는 "상대"를 더 배려하고 "상대"의 시선에서 평가하려고 하죠. 물론, 상대의 입장에서 그 관계를 헤아려 더 좋은 관계를 만들수는 있지만, "나"라는 중심이 빠진 채, "상대"의 시선에서만 판단하고 평가하려고 하면, 그 순간 그 주체는 내가 아니라 "상대"가 되는 것이죠. 때문에,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다시 말해서 나답게 이야기하고, 나답게 상대와 대화를 하고, 나답게 관계를 만들자는 것입니다. 작가의 표현으로 이야기 하자면 "나를 지키면서도 사소한 일에는 날 세우지 않는, 조금 더 다정한 사람이 될 순 없을까? 어떻게 해야 나답게, 편안하게 관계 맺으며 살아갈 수 있을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사람들이 일상속에서 마주하게 되는 수많은 사소한 상황들 속에서 겪게 되는 고민과 아픔, 그리고 남모를 눈물과 후회를 너무 진지하지 않게, 때로는 가볍게 툭툭 털듯이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인간관계라는 것이 "균형"이 중요하다고 저자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나"를 살펴야 하지만, 동시에 "상대"를 배려해야 하는 인간관계. 그 균형을 지키는 것은 말로는 설명할 수 있어도, 매 순간순간 그 균형을 유지하기란 매우 어려울 텐데요,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실수를 하기도 하고, 상대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돌아서서 후회를 하기도 하죠. 균형을 지킨다고 하는 것은 갈등을 피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이 드는데요, 그 관점에서 중요한 것은 "나를 지키는 것" 그리고 "상대를 배려하는 것" (엥? 자꾸 되돌이표처럼 했던 말을 또 하는 느낌이 듭니다만... 제가 평론가도 아니고 제 의견을 쓰는 거니까...라고 합리화를 하며 계속 써나가 보겠습니다.)

 

여하튼, 그 두 관점에서 칼로 자른 것처럼, 자로 잰 것처럼 명확한 균형을 만들 순 없겠죠. 다시 말해서, 인간관계를 맺음에 있어서 완벽은 있을 수 없겠죠. 때문에, 그 불완전함과 불명확함을 인정하고, 대신 스스로가 만든 균형을 지키는 것이 중요한 것이죠. 이를 위해서는 너무 잘해보려고 더 힘을 들이는 것도, 불필요하게 모든 사소한 일에 날을 세우는 것도 모두 균형을 잃게 해 관계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때론 허허실실, 때론 단호하게.

 

 


부당한 요구는 단호하게 거절할 줄 알고, 그런 동시에 상대의 실수에 적어도 쓰리아웃은 하고 체인지하는 관대함도 가질 줄 알아야 합니다. 너무 매사에 단호하게 거절하는 것도, 너무 요구를 다 들어주는 것도 망가진 수도꼭지와 같은 것이죠.

언제나 잠겨 있는 수도꼭지도, 아무 때나 콸콸 쏟아지는 수도꼭지도 망가진 건 똑같으니까요. 단호해야 할 때와 너그러움이 필요할 때를 구분하여, 조금 더 너그럽고, 편안하고, 매사에 애쓰지 않아도 괜찮은 관계를 만들 수 있었으면 합니다. 나부터 그렇게 시작해도 좋은 듯합니다. 그렇게 내가 우리가 되고, 우리가 사회가 되어, 누구를 만나더라도, 너무 애쓰지 않고, 잘하려고 강박받지 않고, 마음 다치는 일 없는, 그런 문화가 만들어지길 바라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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