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알라딘 독자 선정 2024년의 한국소설
이중 하나는 거짓말 - 김애란 |
![]() |
서로 만나지 않고도 이루어지는 애틋한 접촉 그림과 비밀, 그리고 슬픔으로 서로 밀착되는 세 아이의 이야기 젊은 거장 김애란, 13년 만의 신작 장편소설 한국문학의 결정적 순간을 만들어온 김애란의 신작 장편소설 『이중 하나는 거짓말』이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몇 년 전 진행된 한 인터뷰에서 차기작에 대해 묻는 질문에 작가가 “빛과 거짓말 그리고 그림에 관한 이야기”라고 설명한 것 외에는 모든 것이 베일에 가려져 있던 바로 그 작품이 오랜 기다림 끝에 마침내 공개되는 것이다. 2002년에 작품활동을 시작해 올해로 작가생활 23년 차에 접어드는 김애란은 신중한 걸음으로 작품세계를 일구어나가며 지금까지 소설집 네 권과 장편소설 한 권을 선보였지만, 다섯 권 모두 여전히 널리 읽히며 책 제목만으로도 우리 각자에게 고유한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드문 생명력을 지니고 있다. 활달한 유머와 상상력으로 앞을 향해 달려나가는 『달려라, 아비』(창비, 2005)부터 우리를 둘러싼 삶의 조건을 골똘히 응시하며 ‘안과 밖’의 시차를 포착한 『바깥은 여름』(문학동네, 2017)까지, 한자리에 멈춰 서지 않은 채 조금씩 자리를 옮겨가며 어렵게 얻어낸 이해의 결과물이 책 한 권 한 권에 담겨 있는 것이다. 『이중 하나는 거짓말』은 고등학교 2학년인 세 아이가 몇 가지 우연한 계기를 통해 서로를 의식하기 시작한 후 서서히 가까워지며 잊을 수 없는 시기를 통과해나가는 이야기이다. 소설에서 주요하게 다뤄지는 시간대는 두 달 남짓한 짧은 방학이지만, 우리는 세 아이의 시점을 오가면서 서서히 진실이 밝혀지는 독특한 구성을 통해 현재에 다다르게 된 인물들의 전사를 총체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결코 길지 않은 이 소설이 무엇보다 광활하게 느껴지는 것은 이 때문일 것이다. ‘무엇을 어떻게 말할 것인가’라는 문제 앞에서 깊이 고심한 끝에 완성된 『이중 하나는 거짓말』은 소설의 구조에 대한 고민이 어떻게 인물에 대한 이해와 연결되는지를 마지막에 이르러 감동적으로 제시한다. “누군가의 눈동자에 빛을 새겨넣을 때 붓 끝”에 “아주 적은 양의 흰 물감”(196쪽)을 묻혀야 하는 것처럼, ‘소량이지만 누군가의 영혼을 표현하는 데 꼭 필요한 그 무엇’처럼, 김애란은 누군가의 영혼을, 그러니까 결코 진부하게 요약될 수 없는 인물의 다면적이고 중층적인 삶을 특유의 간결하고 여운 가득한 문장을 통해 그려 보인다. |
![]() |
누군가와 여름에 만나 겨울에 헤어지며 봄에 또 보자고 약속하는 기분입니다. 그 약속을 잘 지키고 싶어집니다. 이 책뿐 아니라 올 한 해 한국문학을 아껴주신 독자분들께 깊은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전합니다. 저 또한 큰 힘을 얻었습니다. |
알라딘 독자 선정 2024년의 한국소설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 - 이병률 |
![]() |
시인 이병률의 일곱번째 시집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이 문학과지성사 시인선 601번으로 출간되었다. 사랑이라는 명명하에 바닷빛과 하늘빛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테두리와 낮은 채도의 소라색 바탕이 겹쳐진 이번 시집은 마치 파블로 피카소가 절친한 친구의 자살 이후 짙은 푸른색만을 고집했던 청색시대(1901~1904)를 연상시킨다. 파리에서 좀처럼 적응을 하지 못한 채 궁핍한 생활을 이어나가던 청년 피카소의 눈에 들어온 것은 다름 아닌, 맹인 남자, 웅크린 여인, 압생트를 마시는 사람과 같은 거리의 빈민자였다. 오늘날 피카소의 작품을 보면 청년 예술가의 불안함과 인간으로 살아가는 일의 고독함을 느낄 수 있는데, 그 이면에는 무엇보다 인간의 텅 빈 눈동자와 살가죽 위로 드러난 단단한 뼈마디를 짙은 밤하늘과 심연의 바닷빛으로 고스란히 담아내려 한 예술가의 가냘픈 사랑이 있었다. 이병률 시의 아릿한 문장과 지워지지 않는 허기 역시 시인의 시선 끝에는 늘 “무언가에 가까워지려 애쓰는 사람들”(「청춘에게」) 다시금 “시적인 얼굴이 되”(「완독회」)는 이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반드시 떠나야만 하는 숙명을 짊어진 채로 늘 어딘가로 향하면서도 “더 사랑해야 할 몇몇 얼굴들”(「기차역」)을 되새기고 길 한 가운데 쭈그려 앉아 “쓰러져 누운 강아지 한 마리를 쓰다듬”는 노인을 보며 인간답게 사는 삶을 연습하는 것. 이렇듯 이병률의 시는 자신이 목도한 사랑을 지나치지 않기 위해 몇 번이고 걸음을 멈춰 선다. 자기 자신의 무게만으로도 한없이 쓸쓸하면서도 타인을 향한 선한 사랑과 연민을 거두지 못하는 그는, 과거 파리에서 지독한 습작기를 보내고 시인이 되어 돌아온 그 순간부터 푸르른 외로움을 딛고 더 밝고 환한 사랑의 세계를 보여주며 시대적 감수성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었다. 그런 그에게 청춘을 빚지지 않은 이가 또 있을까. |
![]() |
저물어가는 한해의 끄트머리에 듣게 된 좋은 소식, 부끄럽고 감사합니다. 시집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에 보내주신 따뜻한 인사에 맞절을 올립니다. 마침 지금 길 위에 있는 저는, 눈길을 달리고 걸으며 문학이라는 썰매를 끌고 어디인지 모를 어딘가로 향하는 중입니다. 오늘 아침에는 꽝꽝 언 호수의 얼음을 켜고 그 안으로 물통을 넣어 물을 길어올리는 사람을 봤습니다. 통나무집으로 물을 지고 들어가 장작불을 피운 다음 차를 끓이겠지요. 저 역시 물통 가득 넘치게 받은 독자 여러분들의 사랑을 잘 익혀야겠습니다. 잘 끓여서 담아내겠습니다. 시를 쓰게 허락해주심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
반응형
알라딘 독자 선정 2024 한국소설 TOP 20
이중 하나는 거짓말 (김애란) |
영원한 천국 (정유정) |
대온실 수리 보고서 (김금희) |
나의 돈키호테 (김호연) |
![]() |
|||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김기태) |
메리골드 마음 사진관 (윤정은) |
나의 똑똑한 강아지 (송희구) |
동경 (김화진) |
![]() |
|||
분실물이 돌아왔습니다 (김혜정) |
죽지 않고 어른이 되는 법 (강지영) |
탕비실 (이미예) |
수상한 한의원 (배명은) |
![]() |
|||
황금종이 (조정래) |
기억서점 (송유정) |
쓰게 될 것 (최진영) |
조금 망한 사랑 (김지연) |
![]() |
|||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정보라) |
빛과 멜로디 (조해진) |
빛이 이끄는 곳으로 (백희성) |
적산가옥의 유령 (조예은) |
![]() |
알라딘 독자 선정 2024 한국시 TOP 20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 (이병률) |
한강의 시인 (한국시인연대) |
버킷리스트 (나태주) |
당근밭 걷기 (안희연) |
![]() |
|||
정오에서 가장 먼 시간 (도종환) |
봉비를 맞다 (황동규) |
서울 보통 시 (하상욱) |
그대는 나의 여름이 되세요 (서덕준) |
![]() |
|||
세계문학전집 (권혁웅) |
나는 분수처럼 자각한다 (주병도) |
별의 길 (양세형) |
사랑과 멸종을 바꿔 읽어보십시오 (유선혜) |
![]() |
|||
사랑이 죽었는지 가서 보고 오렴 (박연준) |
나의 숲은 계속된다 (김다연) |
남겨두고 싶은 순간들 (박성우) |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법 (변혜지) |
![]() |
|||
우연한 미래에 우리가 있어서 (신용목) |
투명한 것과 없는 것 (김이듬0 |
그때가 배고프지 않은 지금이었으면 (김용택) |
파도라는 거짓말 (문원민) |
![]()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