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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선정 2024 올해의 책 TOP 10 (베스트 TOP 1 돌봄의 사회학)

Herr.Kwak 2025. 1. 1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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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북리뷰팀 기자들이 선정한 2024년 올해의 책으로 10권의 책을 선정하였습니다. 

 

문화일보 북리뷰팀이 선정한 2024 올해의 책은 정치 양극화, 소외되는 약자의 목소리, 그리고 과거의 기억을 담고 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2024년 우리 사회를 오롯이 담았다고 하는데요. 우리가 당면한 과제를 상기시키는 책들이 유독 눈에 띄는 한 해였습니다.

 

 

올 한 해 북리뷰 지면을 통해 소개된 책을 중심으로 북리뷰팀 기자들이 엄선한 10권의 책은 민주주의 위기에 대한 경고와 진정한 보수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때마침 적절해 보이기도 합니다. 돌봄 노동의 현주소를 살펴보는 일본의 연구, 사회에 여전히 계급이 존재한다는 영국의 연구 등은 지금 우리 사회에도 시사점을 주고 있으며, 또, 우리 역사 속 과학자들을 재조명한 연구서와 여성 문학의 계보를 재정립한 선집, 올해 가장 주목받은 신인 작가의 소설집까지 선정되었습니다.

 

아래에서 이번에 선정된 10편의 작품들 소개해드리겠습니다.

 


 

1.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 김기태 / 문학동네

바로 지금, 한국문학의 가장 뜨거운 신인
2024 젊은작가상 수상 작가 김기태 첫 소설집

2020년대의 한국문학을 밝힌 신성新星으로 김기태를 논하지 않을 수 있을까. 202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서 “근래 보기 드문 강력하고 단단한 작품” “처음부터 끝까지 단숨에 읽히게 만드는 흡인력이 돋보인다”는 평을 받으며 데뷔한 김기태는 “범상치 않은 작가의 출현을 예고”한다는 당시 심사평 그대로 2년 동안 한국 문학계를 종횡무진 누볐다. 2024 젊은작가상(「보편 교양」)과 2번의 이상문학상 우수상(「세상 모든 바다」 「팍스 아토미카」)을 수상하고, 3번의 문학과지성사 ‘이 계절의 소설’(「전조등」 「롤링 선더 러브」 「보편 교양」), 2번의 ‘올해의 문제소설’(「전조등」 「롤링 선더 러브」)에 선정되었으며, 표제작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은 SNS에서 입소문을 타고 화제가 되어 문장 웹진 역대 조회수 3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처럼 등단 이후 발표한 작품마다 매번 어김없이 화제를 불러일으킨 김기태의 첫걸음이 한국 문학계에 있어서도 이례적인 역사가 되었음은 자명하다. 그렇게 바로 지금, 한국문학의 가장 뜨거운 신인이 된 김기태의 첫 소설집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이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평단과 독자 대중 모두의 열렬한 지지와 기대가 김기태로 모일 수 있었던 이유는 어떤 독자든 그 안에서 스스로를 발견하고 타인을 친근한 정감으로 맞이하게 하는 리얼리즘에 있었다. 학생 주도적인 새 교육정책을 배경으로 2020년대의 교육 현장에서 벌어지는 노력과 무력감을 다룬 「보편 교양」, 사랑이 언제든 악의로 뒤바뀌곤 하는 아이돌 산업의 명암을 톺아보는 「세상 모든 바다」 「로나, 우리의 별」은 우리 시대의 보편적인 단면을 첨예하게 파고든다. 한편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무한히 재생산되는 밈을 주고받으며 가까워지는 두 남녀의 이야기인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일반인 데이트 예능 [솔로농장]에서 사람들의 눈에 들기 위해 온갖 우스운 미션을 수행하는 「롤링 선더 러브」는 읽는 이를 꽁꽁 옭아매는 탁월한 페이지 터너의 등장을 직감케 하기도 한다. 만약 당신이 한국문학의 오랜 지지자였다면, 김기태는 2020년대의 세태소설을 재설정하는 진중한 시도로 당신을 즐겁게 할 것이다. 반면 당신이 한국문학으로부터 잠시 떠나와 있었다면, 김기태는 당신에게 소설이 선사할 수 있는 재미와 의미를 새롭게 각인시키는 산뜻한 충격이 될 것이다.

 

 

 

 

2. 한국 여성문학 선집 - 여성문학사연구모임 / 민음사

1권 여성문학의 탄생 ― 1898년~1920년대 중반

공론장에 올라선 배운 여자들
신여성에 의한, 신여성에 대한 글쓰기

근대 지식과 문화의 유입은 조선 여성들의 삶과 지식에도 영향을 미쳤다. 여학교를 비롯한 근대 교육기관의 필요성을 자각한 여성 주체들의 움직임, 근대적 교육을 받은 신여성의 등장, 개화 계몽의 열기로 꽉 찬 공론장의 부상은 여성의 읽기와 쓰기를 이끈 요인들이다. 이 시기 공적 담론은 신문·잡지와 같은 인쇄 매체를 통해 유포되었고, 이와 같은 공론장에 글 쓰는 여자가 출현한 것은 여성문학사의 기원을 이루는 중요한 장면이다. 특히 《여자계》(1917), 《신여자》(1920), 《신여성》(1923) 등 여성 매체는 논설, 독자 투고뿐 아니라 수필, 소설, 시 등 문학적인 글쓰기를 훈련하는 장을 마련했다. 여성의 권리와 각성, 자유연애에 대한 열망을 담은 이 시기의 작품들은 민족이나 가부장적 질서로 환원되지 않는 여성·개인의 목소리를 근대적 문학 양식에 담은 신여성에 의한, 신여성에 대한 글쓰기다.

2권 계급·민족·여성의 교차 ― 1920년대 후반~1945년

식민 지배 아래 깊어 가는 분열과 갈등,
그 참상을 묘파한 여성적 리얼리즘의 탄생

1930년대는 여성문학이 식민 현실을 젠더의 시각을 통해 본격적으로 그려 낸 시기였다. 난민이나 유민이 된 여성의 고통스러운 삶을 공감과 연대의 윤리로 포착하는가 하면 남성 중심의 가족 로망스와 윤리를 내파했다. 남성 중심의 문학장이 여성에게 부과한 ‘여성적’ 글쓰기라는 틀과 ‘여성성’의 개념을 영리하게 전유해 여성성, 여성적 글쓰기가 고정된 것이 아니라 해석자와 가치 부여자에 따라 유동적이고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 이처럼 1930년대는 ‘주의자’ 여성부터 여성성을 연기하는 여성까지, 민족 혹은 집단의 ‘대표자’ 여성부터 민중 여성까지, 신여성부터 구여성까지 포괄하면서 근대와 전근대, 계급과 민족 그리고 성이 착종하고 교차하는 식민 현실을 풍부하게 담아낸 여성문학 형성기로 자리매김했다.

3권 전쟁과 생존 1945년~1950년대

해방과 전쟁의 소용돌이 속
여성들의 생존기

해방부터 1950년대까지는 한민족이 일제의 속박에서 벗어났지만 이념 갈등과 한국전쟁을 겪으며 두 개의 나라로 쪼개진 분단의 시작점인 시기이다. 한국사의 이와 같은 흐름은 여성의 인간(시민)적 자유를 턱없이 제한하는 원인이 되었다. 이데올로기 갈등 속에서 여성해방의 의제는 먼 미래로 유예되었고, 남성을 민족적 개발 전사이자 방위군으로 내세운 초남성적 근대화가 본격화한 1960년대에 이르면 여성들은 지극히 사인화된 존재로 위치 지어지기 때문이다. 이 시기 여성 주체들은 근대화가 본격화하기 이전보다 다양한 모습으로 가부장제를 심문한다. 가정을 박차고 나온 ‘노라’와 이데올로기를 이야기하는 여성 혁명가, 모 가장, 전쟁미망인, ‘양공주’ 등 가부장제의 지정석을 벗어난 여자들이 나타난 것이다.

4권 세대교체와 저자성 투쟁 1960년대

혁명의 열기 속에서 점차 또렷해지는
‘자율적 개인’에 대한 자각과 욕망

1960년대는 4·19혁명으로 ‘시민’이 등장하면서 공론장의 지각 변동이 이루어진 때이다. 한국문학은 서구 시민사회의 욕망과 관념이 투영된 공공적 가치로서 그 위상을 갖게 되었다. 문학은 더 이상 권력이 아니라 시민의 목소리를 대의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시민사회의 주체로 여겨진 ‘시민’은 ‘모든 인간’을 의미하지는 않았다.

신진 여성 작가들은 4·19혁명에 의해 발견한 자율적 개인에 대한 자각을 바탕으로 가부장제의 여성성 규범을 내파하는 여성 성장을 도모하고, 냉전 권력의 금기를 깨는 불온한 기억과 관찰의 주체를 자임하며 자기 안의 퀴어한 여성에 의지해 가부장제에 균열을 내고자 했다. 사랑을 포기하는 대신에 개인이고자 하는 여성, 상실감과 그리움으로 냉전 권력의 토대를 침식하는 이방인, 사회질서에 순응하는 척하지만 광기의 힘을 빌려 반역을 도모하는 여성, 작가로 인정받고자 하는 여성 등은 1960년대 여성문학사의 문제적 주인공들이었다.

5권 개발 레짐과 여성주의적 각성 1970년대

개발독재 정치로 시작한 중산층의 시대,
속물적 욕망의 고발과 억압받는 몸의 글쓰기

1970년대 여성문학은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여성문학이라는 범주와 육체가 구성된 시기이다. 일종의 지도 그리기가 이루어진 것이다. 아직 성격적 특성이나 정체성이 확립되기 이전이지만 여성 전업 작가가 등장하고, 중산층 여성을 중심으로 한 여성 경험의 문학화가 가능해졌으며, 여성적 장르와 매체가 형성되었다. 또한 새로운 글쓰기 주체로 등장한 여성 노동자와 민중적 글쓰기의 도전도 앞으로 여성문학의 범주가 어떻게 구성될지를 보여 주는 현상이다.

국가주의적 개발독재 시기는 노동의 도구로 국민을 재구성하는 강력한 계몽의 시대였다. 히스테리적 글쓰기, 육체의 언어로 쓰인 시, 일하는 여성의 몸에 대한 경험을 다룬 여성 노동자의 글쓰기로 여성문학이 정립된 것은 국가주의적 가부장제의 급속한 강화에 저항하는 인간성의 호소와 관련이 있다. 취약한 신체와 인간적 경험을 배제하는 체제에 저항하고 이를 문학화하는 글쓰기 전략이 여성문학의 특성이 된 것이다.

6권 운동으로서의 글쓰기 1980년대

민주화운동과 여성운동 사이에서 교차하는 문학

1980년대는 여성이 공적 영역의 주체로 성장하고 이를 글쓰기로 재현한 시기로 여성문학도 민족·민중문학의 큰 흐름 속에서 창작되었다. 운동권 여학생, 여성 노동자, 중산층 여성 등 다양한 여성 주체의 문학적 재현이 이루어졌고, 노동 수기, 마당굿 등 노동현장과 연결된 민중 여성들의 발화가 문학장으로 나오며 다양한 장르의 확산이 이루어진 점이 이 시기의 성과다. 페미니즘 대중 장르의 유행과 소설, 연극에서 여성 독자와 관객의 증가도 두드러진 문학 현상이었다. 페미니즘 문학의 대흥행은 가부장제에서 탈출구를 찾던 여성들의 욕망이 분출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중 장르로 비껴 나 있었던 여성들의 가부장제 비판은 1990년대로 이어지면서 여성문학의 중심 흐름을 이끌게 된다.

7권 성차화된 개인과 여성적 글쓰기 1990년대

문학사의 주변에서 중심부로 진입한 여성문학

1990년대 여성문학은 한국문학사에서 처음으로 주변적 위치를 넘어 문학장의 중심부로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여성 글쓰기의 실험은 시, 소설, 희곡을 망라하는 다양한 장르에서 전면적으로 이루어졌다. 특히 1980년대 운동권 문학에 나타났던 광장의 민주주의를 방의 민주주의와 접속시키고 젠더화된 개인으로서 여성의 자유를 실험한 것은 이 시기 여성문학의 지향점이자 성취였다. 그러나 젠더화된 개인으로서 자유와 평등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가로막는 사회적 힘들과의 투쟁 없이는 불가능하다. 1990년대 한국 여성문학은 협소한 계급적·민족적 이데올로기에 갇혔던 정치성 범주를 젠더적 시각에서 확장했으며, 이를 통해 여성적 글쓰기를 실험하고 일정 정도 소수자적 문제의식을 포용해 들였다. 어느 때보다 다채롭고 풍성한 여성문학의 결실은 이런 시각의 확장에서 비롯되었다.

 

 

 

 

3. 돌봄의 사회학 - 우에노 지즈코 / 오월의봄

“역시 우에노 지즈코다. 대단하다.”
고령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이의 필수 과제
좋은 돌봄이란 무엇인가? 누가, 어떻게 돌봄을 실천할 것인가?

조사 기간 10년, 방대한 현장조사, 정교한 이론
우에노 지즈코 사회학의 집대성이자 새로운 지평!
우리 앞으로 다가온 핵심 문제, 돌봄의 사회학

한국은 2017년 고령사회(고령자 인구비가 전체 인구의 14% 이상인 사회)에 돌입했다. 빠르든 늦든 누구나 나이가 들고, 이는 아무도 통제할 수 없다. 즉 언젠가는 모두가 사회적 약자가 된다. 그런데 이에 대한 대비는 충분히 이뤄지고 있는가? 이 때문에 1994년 한국보다 먼저 고령사회를 경험한 일본의 사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본을 대표하는 사회학자이자 페미니스트인 우에노 지즈코의 주저 『돌봄의 사회학』은 한국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내에도 소개된 『집에서 혼자 죽기를 권하다』 『누구나 혼자인 시대의 죽음』 『독신의 오후』 등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저자는 일찍부터 ‘돌봄’ 문제, 즉 ‘돌봄의 사회학’을 고민해왔다. 저자는 이 책에서 ‘고령자 돌봄’ 문제를 전면적으로 다룬다.

이 책의 시작은 2000년 4월 일본에서 시행된 개호보험제도이다. 개호보험은 일본의 노인장기요양보험으로, 저자는 이를 ‘가족혁명’이라고 부른다. 이 제도가 고령자 복지를 “온정주의에서 계약으로”, 또 “시혜에서 권리”로 극적으로 바꾸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고령자를 돌볼 책임을 가족의 책임에서 공적 영역으로 이전시켰기 때문이다. 저자는 개호보험이 도입된 이후 10여 년 동안 일본 사회에 일어난 변화를 추적한다. 책은 크게 세 가지 질문을 다룬다. 1) 돌봄이란 무엇인가? 2) 좋은 고령자 돌봄이란 무엇인가? 3) 어떻게 좋은 고령자 돌봄을 실현할 것인가?

 

 

 

 

4. 온전히 평등하고 지극히 차별적인 - 김원영 / 문학동네

독자들에게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사이보그가 되다』(공저)의 저자이자 변호사로 알려진 김원영. 전자에서는 소수자들의 법적, 사회적 권리에 대한 뜨거운 변론을 펼치고 후자에서는 장애인의 신체. 기술이 결합해 이룬 또다른 정체성을 사유해온 그가 ‘몸과 춤, 그리고 평등’이라는 새로운 주제를 가지고 돌아왔다.

『온전히 평등하고도 지극히 차별적인』은 변호사에서 무용수가 되는 새로운 경험을 거치는 가운데, 장애가 있는 몸으로 마주한 질문과 춤의 역사를 넘나들며 그가 오랫동안 천착해온 차별과 평등의 관계을 탐구한 기록이다. 무용사에 ‘이례적’ 신체가 등장하는 사건을 조망하는 것을 시작으로 최승희, 니진스키 등 동서양 무용계 타자들을 넘어 당대 독자적 흐름을 창조해가는 장애인 극단과 무용팀의 목소리까지 생생히 다루며, 무대에서 잊힌 타자들의 존재를 복원한다. 정상과 비정상, 다수자와 소수자, 동양과 서양 등 비대칭한 권력관계를 중심으로 몸에 새겨진 질서와 그 질서를 전복하는 현장을 들여다본 이 책은 각기 다른 몸들이 만들어갈 평등한 무대(공동체)를 위한 대담한 상상력을 제안할 것이다. 우리 몸에 새겨진 질서뿐 아니라 때로 그 질서를 살짝 비틀거나 새로운 질서를 짜는 것만으로 환대의 무대를 열 수 있음을 목격하는 덕분이다.

 

 

 

 

5. 대한민국 과학자의 탄생 - 김근배, 이은경, 선유정

“한국 현대사는 산업화, 민주화와 함께 치열한 과학화의 과정이었다”
우리 역사의 잃어버린 고리, 근현대 한국 과학자 이야기

★전북대 과학학과 김근배 교수를 비롯한 연구자들의 15년 연구 성과
★여러 기관에 흩어져 있던 사진과 유족들에게 제공받은 소중한 자료가 한 권에!
★장하석 케임브리지대학 석좌교수, 유튜브 ‘안될과학’ 크리에이터 강성주 박사, 서울대 국제대학원 박태균 교수,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원장 유욱준 추천!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후까지, 우리나라 과학의 토대를 만든 근현대 과학자들을 본격 조명한 책이 출간되었다. 그동안 근현대 한국 과학기술인에 대한 연구는 매우 부족했고, 그들의 이름은 대중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이 시기 인물의 삶은 친일과 독립운동, 좌파와 우파라는 정치사적 관점에서만 주로 논의되어 온 것도 사실이다.

전북대 과학학과 김근배 교수를 비롯한 연구자들은 15년간의 연구를 통해 역사 속에 묻혀 있던 근현대 한국 과학기술인을 발굴하고 그 삶과 자취를 추적했다. 최초의 화학자 리용규(1881~미상)부터 지난달 29일 타계한 위상수학의 권위자 권경환과 세계적인 연구자로 우리나라 유기광화학 분야를 개척한 심상철(1936~2002)까지, 자연과학 분야의 인물 30명을 소개하는 이 책은 첫 결과물이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 국가기록원, 국립중앙도서관, 연세대기록관 등 여러 기관과 유족들에게 제공받은 귀한 사진과 다양한 사료도 수록되어 있다.
식민지·분단·전쟁으로 이어지는 격동의 시대에 어렵게 과학자의 길을 개척하고 세계 과학계와 함께 호흡했던 20세기 대한민국 과학자들의 이야기는 한국 과학사를 연결하고, 현대사의 빈칸을 채우며, 암울하게만 느껴지던 근현대 우리 역사를 역동적이고 다채로운 것으로 복원한다.

 

 

 

 

6. 보수주의 - 에드먼드 포셋 / 항아리

보수주의의 친구와 적이 모두 반드시 읽어야 할 책!
지칠 줄 모르고 내달리는 서사, 힘 있는 문장, 날카로운 통찰
보수주의에 관한 한 자유주의자의 우아한 종합

자유민주주의는 중병을 앓고 있다
자유민주주의가 생존이라도 하려면 우파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 강경우파의 부활은 불안을 안겨준다

좌파 자유주의자의 진단: 왜 보수가 힘을 얻는가

이 책은 좌파 자유주의자인 에드먼드 포셋이 “자유민주주의가 번창하는 것은 차치하고 생존이라도 하려면 우파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는 말로 시작한다. 우리는 우파의 시대에 살고 있다. 자유민주주의가 중병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의 옛 중도좌파 정당들은 급속히 지지를 잃고 있다. 역사적으로 조금이라도 의미 있는 유럽 좌파의 약속은 반세기 전에 버려졌다.

『자유주의: 어느 사상의 일생』으로 “권위, 명확성, 간결성”을 모두 갖췄다는 평가를 받은 저자는 『보수주의: 전통을 위한 싸움』에서 다른 반쪽의 이야기를 한다. 저자의 강점은 박식하게 모든 흐름을 꿰뚫는 가운데 이론(사상)과 현실 정치를 동시에 다룬다는 것이다. 이 책은 프랑스, 영국, 독일, 미국의 보수주의에 초점을 맞추는데, 이유는 이 네 나라가 자유민주주의의 역사적인 중심부를 대표하기 때문이다. 포셋은 또 과소평가된 보수주의 인물을 재평가하고, 오늘날 강경우파의 시초가 되는 오래전 인물도 찾아내 재조명한다. 그의 보수주의 서사는 지칠 줄 모르고 힘 있는 문장으로 뻗어나간다. 이 책을 두고 많은 전문가가 “값어치를 매길 수 없”고 “보수주의의 대작”이며, 좌우 모두가 읽어야 할 필독서라고 말하는 이유다.

 

 

 

 

7. 괴물들 - 클레어 데더러 / 을유문화사

“위대한 걸작을 탄생시킨 괴물 예술가를
어떻게 마주할 것인가?”

엄지혜, 윤혜정, 정희진, 하미나, 한정원 추천
『뉴욕 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뉴요커』, 『퍼블리셔스 위클리』, 『에스콰이어』 올해의 책

2017년 11월, 『파리 리뷰』에 실린 한 편의 에세이가 소셜 미디어와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다. 에세이의 제목은 「괴물 같은 남자들의 예술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 사전상 괴물의 정의는 무언가 공포스러운 것, 거대한 것, 성공과 관련된 것(흥행 괴물)이지만, 이 에세이의 필자에게 괴물이란 “특정 행동으로 인해 우리가 어떤 작품을 작품 자체로 이해하지 못하게 방해하는 사람”이다. 이러한 종류의 논쟁은 늘 있어 왔지만 2017년은 좀 더 특별한 해였다. 하비 와인스틴이라는 할리우드의 거물 영화 제작자에 의해 전 세계적으로 ‘미투 운동’이 촉발되었기 때문이다. 저자 클레어 데더러는 사람들에게 말을 걸었다. 우리 함께 이 주제에 대해 이야기해 보지 않겠느냐고. 이 에세이가 던진 화두를 확장한 책 『괴물들: 숭배와 혐오, 우리 모두의 딜레마』는 이렇게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8. 계급천장 - 샘 프리드먼 & 대니얼 로리슨 / 사계절

계급과 불평등 문제를 연구하는 사회학자 샘 프리드먼과 대니얼 로리슨은 영국의 엘리트 직종에서 커다란 ‘계급 임금 격차’를 발견했다. 노동 계급 출신은 상위 직업에 진출하더라도 특권층 출신 동료보다 평균 16퍼센트 적은 수입을 올린다. 그리고 절대 다수가 직업의 최상층에 도달하지 못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은 영국 최대 고용조사인 노동력조사(LFS)를 통해 확보한 10만 8000명의 개인 및 엘리트 직종 종사자 1만 8000명의 계급 배경 데이터와 방송, 회계, 건축, 연기 등 네 직업에 걸친 175건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타고난 조건에 의한 불평등과 ‘능력’이라는 모호한 개념에 대한 실증적 문제 제기를 담고 있다.

사회 이동성 연구에 페미니즘이 발전시킨 ‘유리 천장’ 개념과 부르디외 사회학 이론을 결합한 이 책은 성별, 인종-민족, 계급 등 여러 요인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발생하는 불평등과 커리어 진입 이후에도 장기간에 걸쳐 이어지는 계급의 영향력을 추적한다. 출신 계급에 따라 임금과 커리어 진전에 차이가 나는 이유는 특권이 ‘능력’으로 오인되며 형성되는 ‘계급 천장(class ceiling)’ 때문이었다. 두 저자는 방송사, 회계법인, 건축 회사의 직원들과 연기자들을 심층 인터뷰하여 각 직종에서 요구하는 ‘능력’의 개념이 상당히 모호하며, 사실상 특권층 출신이 자연스럽고 능숙하게 수행하고 인정받을 수 있는 방식으로 규정되어 있음을 밝혔다. 이는 불평등에 대한 해결책으로 흔히 제시되는 공정한 경쟁을 통한 사회 이동성 촉진, 진정한 능력주의 사회의 실현과 같은 정치적 수사가 얼마나 취약한가를 보여주는 결과다. 저자들은 성별이나 인종과 마찬가지로 출신 계급도 보호받아야 할 속성으로 만들기 위한 정치적 행동을 촉구하며, 계급 천장을 부수는 10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9. 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가 - 스티븐 레비츠키 & 대니얼 지블랫 / 어크로스

정치 분야 최장기 스테디셀러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후속작. 하버드대 정치학자 스티븐 레비츠키와 대니얼 지블랫이 극단적 사상을 가진 소수가 상식적 다수를 지배하게 되는 현대 민주주의 체제의 한계를 분석한다.

2021년 1월 6일, 선거 패배에 불복한 트럼프 지지자들이 국회의사당을 습격하자 충격에 빠진 저자들은 질문을 던진다. “오랜 세월 공고했던 미국의 민주주의 체제는 왜 위험에 빠진 것일까?” 저자들은 민주주의 붕괴 이면에 겉으로만 민주주의에 충직한 척하는 정치인들, 그리고 그들의 무기가 된 낡은 체제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극단주의 세력을 은밀히 지원하는 주류 정치인들은 소수의 지지만으로 권력을 차지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를 이용하여 다수의 국민을 움직인다.

다양한 구성원이 공존하는 민주주의 국가가 되느냐, 소수만이 권리를 누리는 독재 국가가 되느냐. 저자들은 지금 우리가 낡은 제도를 개혁하지 않는다면 더욱 끔찍한 미래를 마주할 수도 있음을 강력하게 경고한다.

 

 

 

 

10. 그들의 대한제국 1987 ~ 1910 - 김태웅 / 휴머니스트

대한제국에 대한 편견을 벗어던져라!
정치인, 선교사, 지식인, 언론인, 상공인
당대를 살았던 각양각색 5인의 기록으로
편견도 꾸밈도 없이 새롭게 만나는 대한제국의 역사

대한제국의 역사를 다시 그리다
―당대를 살았던 5인의 기록으로 재구성한 있는 그대로의 대한제국사

역사의 법정에 늘 소환되는 우리 역사의 한 페이지 ‘대한제국’. 학계의 입장은 크게 엇갈린다. 하나는 급변하는 세계정세 속에서 약육강식의 시대를 슬기롭게 극복하지 못해 망국을 초래했으니 비판받아 마땅하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제국주의라는 시대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지만 근대화를 위해 노력했으니 긍정적인 면도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대한제국을 둘러싼 논쟁이 화톳불처럼 계속 가열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대한제국을 어떻게 봐야 할까?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시대를 살았던 인물들을 만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는 것이다.

이에 저자는 당대를 살았던 각계각층의 5인을 섭외했다. 서구 문물을 앞장서서 수용한 대표적 식자이자 국내외 인사와 만나며 광범위한 활동을 벌인 정치인 윤치호, 천주교를 포교하면서 대한제국 권력의 지근거리에서 정국을 지켜본 프랑스인 신부 귀스타브 뮈텔, 당대의 인물과 사건을 예리하게 관찰하면서 자신의 관점에서 역사책을 남긴 지식인 정교와 언론인 황현, 그리고 일반 백성의 시각을 생생하게 전해줄 상공인 지규식 등이 그 주인공이다.

처한 상황이 달랐던 만큼 세계관도 처세도 각양각색이었던 5인이 직접 경험하고 느끼고 인식한 ‘대한제국’은 과연 어떠했을까? 저자는 “역사는 현재적 평가에 앞서 맥락적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듯이 당대 행위자의 다양한 처지와 지향, 욕망을 다층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당대에 그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왜 그렇게 행동해야 했는지를 이해하고 성찰해야 하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5인의 입을 빌려 담아낸, 편견도 꾸밈도 없는 ‘그들의 대한제국’을 통해 새로운 ‘나만의 대한제국’를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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