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곽의 도서관] 독서후기 2025-040. 언제나 나로 살아갈 수 있다면 - 김원 (나이대로 흘러가지 않고 죽는 날까지 나답게)
- 책 소개 -
마지막 순간까지 후회 없이 살고 싶은 모든 사람에게 정년퇴임 선물로 4년간 4개국어 어학연수를 선택하다 세월에 지지 않고 매일매일을 가꾸어가는 파워 시니어의 단단한 삶의 태도 “나는 날마다 나답게 익어갑니다.” 다들 소리 높여 ‘나다움’을 말하는 시대다. 요란하고 번잡한 세상에서 남들이 뭐라고 하든 자신의 고유한 색깔과 삶의 가치를 지켜가며 살고 싶다는 열망일 테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나이가 들수록 그런 바람은 보통 퇴색하고 만다. 고집은 세지지만, 그간 만들어왔던 정체성은 빠르게 무너져내린다. 내일을 기대하며 자기다움을 가꿔가기보다 과거의 성취를 뒤적이며 추억 속에 머물고자 한다. 『언제나 나로 살아갈 수 있다면』을 쓴 김원곤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의 행보는 이와 정반대다. 정년퇴임 후에 한층 더 자기다움을 멋지게 펼쳐 보인다. 오랫동안 해온 외국어 공부의 정점을 맛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4년간 페루, 프랑스, 일본, 대만으로 어학연수를 떠나는가 하면 상황이 여의치 않은 외국에서도 오랫동안 해온 운동을 놓지 않고 지속해간다. 수동적으로 그저 시간을 흘려보내지 않고 적극적으로 자기 앞의 시간을 만들어가는 동시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주변에 흩뿌린다. 일명 ‘파워 시니어’의 삶의 자세다. 도전의식과 의지만 뚜렷하면 나이와 상관없이 자기다움을 가꿔갈 수 있다. 그럴 때 인생이 더욱 재미있고 값져지는 것은 당연하다. 인생 후반을 누구보다도 나답게 살아가는 그의 행보를 따라가다 보면 각자의 인생을 더욱 알록달록 풍성하게 채워가고 싶다는 의욕이 솟아날 것이다. * 출처 : 예스24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26970450> |
- 작가 소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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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명예교수. 평생을 의과대학 교수로 살았고, 국내 심혈관 분야 권위자로서 환자평가에서 ‘최고의 의사’로 뽑히기도 했으며, 흉부외과 교과서 중 가장 많이 팔린 책을 집필했다. 의사로서의 탁월한 성취 외에도 직업과 전혀 상관없는 별난 행보로도 유명하다. 나이 50에 ‘더 늦기 전에 외국어를 하나 더 배워두면 보람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일본어에서부터 시작해 중국어, 프랑스어, 스페인어를 차례로 공부했고, 4개 외국어능력시험 고급 과정에 모두 합격했다. 59세가 되던 2012년에는 보디프로필 사진집을 출간해 ‘몸짱 의사’로 큰 화제를 낳았다. 이 역시 오랫동안 계속해온 운동에 자극이 필요하다는 단순한 생각에서 시작한 도전이었다. 은퇴 후에는 오랫동안 이어온 외국어 공부의 정점을 찍기 위해, 또한 평생 일하느라 마음속에 있는 줄도 몰랐던 어학연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페루, 프랑스, 일본, 대만에 이르는 4개국 4년간의 어학연수 프로젝트에 돌입해 긴 여정을 성공적으로 완수해냈다. 50대부터 시작한 몸 공부, 마음 공부, 외국어 공부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해내려는 마음은 늙지 않는다』를 비롯해 『20대가 부러워하는 중년의 몸만들기』 『파란만장 중년의 4개 외국어 도전기』 등 다수의 책을 집필했다. 나이 먹었다고, 현업에서 물러났다고, 그저 세월이 흘러가는 대로만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여전히 남아 있는 시간은 많고, 그 시간 또한 ‘나답게, 재미있게, 행복하게’ 완성해나가야 할 나의 인생이기에. 은퇴 후 4년간 진행한 4개국 어학연수 이야기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언제나 나로 살아갈 수 있다면』은 나이와 상관없이 ‘나다운 삶’을 활기차고 보람 있게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단단하면서도 유연한 삶의 자세를 명쾌하게 전달해준다. “사실 나이가 50대냐 60대냐, 아니면 70~80대냐 하는 것은 드러난 산술적 숫자상의 차이일 뿐이고, 실제 중요한 것은 그 속을 흐르는 정신일 수밖에 없다.” * 출처 : 예스24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26970450> |
(* 해당 책 소개와 작가 소개는 인터넷 YES24에서 참고하였습니다.)
"해내려고 하는 사람은 무엇도 막지 못한다. 배우고 익히면 낡지 않고 품위 있게 여물어간다."
이 책의 저자 김원곤 님은 파워시니어를 이야기해며, 끝없이 도전하고 자신을 넓혀가는 삶에서 오는 기쁨에 대해서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 속에 본인의 은퇴 후 4개 국어를 배우기 위한 노년의 어학연수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독일이라는 나라를 택해 어학공부를 하고, 대학원 졸업을 하고, 지금 일을 하고 있는 저에게는 하나의 언어를 배운다는 것의 어려움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저 스스로가 30이 넘은 나이에 유학을 선택하면서 어학시절 다른 친구들과 많게는 10살씩 차이가 나는 것에서 오는 어려움을 핑계삼기도 했습니다만, 김원곤 님은 대충 잡아도 무려 3~40년의 차이를 두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나이가 많아서..."라는 핑계를 더는 댈 수 없게 되었죠. 이렇게 책을 읽다 보면 저자의 도전정신과 꾸준함에 혀를 내두르게 되고, 이를 통해서 자신감과 동기부여를 받게 됩니다.
저자는 이 책을 쓰면서, "아직 그 누구도 시도해 본 적이 없는 영역에서, 그것도 미증유의 악조건에서도 버티고 살아남은 치열한 생활 기록인 셈이다. 아무쪼록 이 글을 읽는 독자분께 어떤 의미에서든 인생의 긍정적인 자극이 되었으면 한다."라고 전하고 있는데요, 생활이 안정되는 중년 이후 많은 이들이 중년의 위기를 맞이하게 되는데, 바로 이때에, 세상이 시시하고 삶이 무료할 때, 그럴 때 물꼬를 터 삶의 자극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저자의 4개국어 어학연수 이야기를 하기 전 가장 먼저 눈여겨봐야 할 단어가 있는데요, 바로 앞에서도 한번 언급을 했습니다만 "파워시니어"라는 단어입니다. 저자가 고안해 낸 단어인지는 모르겠지만, 저자는 "파워시니어"와 "액티브시니어"라는 두 단어를 이야기하며, 그 차이를 "파워시니어와 액티브시니어의 차이는 명백하다. 액티브시니어가 고령임에도 적극적으로 여가생활을 즐기며 문화활동에 나선다는 의미의 개념이라면, 파워시니어에는 이런 생활패턴의 가치를 계속 추구해나가는 동시에 보다 적극적으로 긍정적 영향력을 주변에 파급시켜 나간다는 의미가 더해진다."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이는 파워시니어에게는 삶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타인의 평가는 아무런 산관이 없다면서, 오로지 본인만의 기준으로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오늘보다 나을 내일을 꿈꾸는 더 나은 발전적인 삶을 지향하는 것이라 전하고 있습니다. 이 단어와 그 의미, 너무나도 멋져 보였습니다.
그러면서 노년에 외국어 공부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노년 생활의 활력이 되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되고, 인문학적 지식의 보고를 얻을 수 있고, 해외여행의 즐거움을 더해주고,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죠. 이러한 장점과 함께 본인이 정년은퇴 이후 70대에 페루, 프랑스, 일본, 대만에서 스페인어, 프랑스어, 일본어, 중국어를 공부하는 모습을 통해 무엇을 하든 나이는 제한이 될 수 없으며, 배움과 성장의 기쁨은 나이를 불문하고 언제든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 속에서 여러 가지 이야기들도 흥미롭습니다. 언어뿐만 아니라 그 속에 들어있는 각각 나라들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그 일례로 저에게는 스페인어권에서 이름을 짓는 내용이 너무나 흥미로웠습니다. 부계나 모계를 따라서, 사는 곳을 바탕으로, 직업에 따라서, 그리고 사람의 특징에 따라서 정해지기도 한다고 한다는데요, 특히 아버지의 이름 뒤에 ez를 붙여서 누구의 아들이라는 것을 성씨로 나타내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예를 들어 본인의 이름이 페드로의 아들 마르틴이라는 뜻으로 마르틴 페레스라면, 그의 아들 후안의 이름은 마르틴의 아들인 후안이라는 뜻으로 후안 마르티네스가 되는 식이 됩니다. 또한 공식적인 이름과 풀네임의 차이에 대한 부분도 흥미로웠는데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축구 GOAT 리오넬 메시도 풀네임은 리오넬 안드레스 메시 쿡시티니이죠. 이를 해석하면 첫 번째 이름은 리오넬, 두 번째 이름, 즉 집에서 부르는 이름은 안드레스이고, 아버지에게서 온 첫 번째 성이 메시, 어머니에게서 온 두 번째 성이 쿡시티니가 되는 것입니다. 알고 보면 참으로 재미있는 이름의 역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프랑스에서 숫자를 세는 방법도 흥미로웠습니다. 십진법과 이십진법이 바로 그것인데요, 프랑스에서는 이십진법을 사용해서 오늘날의 30, 40, 50까지도 모두 20+10, 2x20, 3x20 하는 식으로 불렀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중세 말 겸 십진법이 프랑스에 도입되면서 숫자들이 자연스럽게 하나둘씩 십진법 형태로 바뀌기 시작했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그냥 69에서 그치고 말았고, 그 결과 60은 십진법으로, 70부터는 여전히 이십진법을 사용한다라는 부분이었습니다. 독일어를 배우면서도 지금도 말로 듣노라면 조금씩 헷갈리기도 하는 것이 숫자인데요, 그 이유는 부를 때 뒤에서부터 부르는 것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24"라는 숫자는 한글로 읽으면 "스물넷" 혹은 "이십사"라고 앞에서 뒤로 읽게 되죠. 영어로도 마찬가지로 "twenty-four"로 앞에서 뒤로 읽습니다. 하지만 독일어로는 "vier und zwanzig"라고 뒤에서 앞으로 읽게 되는데요, 직역하자면 "사 더하기 이십"이 됩니다. 이것도 어려웠는데, 만약 제가 유학을 프랑스로 선택했다면 아찔하기도 하네요. ㅎㅎㅎㅎ
이렇게 언어와 관련된 수많은 이야기들과 함께 본인의 어학연수 기간을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이런 흥미로운 내용 이외에도 김원곤 님의 어학공부 이야기를 들으면 "시야를 넓혀가고 몰랐던 것을 알아가는 즐거움, 몸으로 직접 부딪히며 배워가는 기쁨"에 대해서, 그리고 "핑계 없는 꾸준함"에 대해서 느낄 수 있습니다.
물론 점점 녹슬어가는 머리와 둔해지는 순발력이 처음 어학연수를 떠날 때의 그 의지를 얼마나 받쳐줄지는 자신이 없었으나, 두 번 다시 오지 않은 어학연수의 기회를 실패담으로 만들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었기에 그 누구보다 더 노력했다면서, 젊었을 때 두 번, 세 번을 외웠다면 지금은 다섯 번, 열 번을 외워서 저하된 기억력을 상쇄하자, 오로지 이런 정신이었다고 전하는 저자의 이야기에서 꾸준함은 결국 이긴다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자의 꾸준함과 나이를 넘어선 도전에 대해서, 일본어를 배우던 시절 수업 중에 시간이 애매하게 남자 담당 선생님이 시간도 때울 겸 가벼운 주제로 본인의 인생에서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이야기할 것을 요청했고, 남경 출신의 중국인이 갑자기 기무상을 가장 존경한다고 이야기했는데, 어떤 기무상 말인가 하고 되물었더니 바로 자신을 가리켰다며. 그리고 놀랍게도 옆에 있던 두 명의 중국인 학생이 더 나서며 저도요 하고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며, 나이를 뛰어넘는 그 도전정신과 꾸준함은 나라를 넘어서도 전해진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자는 휴식기를 포함해 총 4년간 4개국에서 4개 국어를 배운 이후, 앞으로 남은 과제라면 스페인어, 프랑스어, 일본어, 중국어 각각 의 언어 영역에서 연수 당시 경험한 최고의 레벨을 유지하는 동시에 조금 더 정진하는 것이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그 과정에서 진정한 의미에서 외국어 공부를 즐기며 앞으로의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중요한 도구이자 친구로 삼고 싶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욜로"라는 개념이 등장한 이후 왜 그렇게 사회적 일탈을 감행하는지 모르겠다며, "왜 한 번 밖에 없는 인생이라고 하면 이렇게 자유분방한 일탈과 쾌락 추구에만 연관 짓는 것일까? 발상을 달리하여 한 번밖에 없는 인생이기 때문에 더 의미 있고 더 가치 있는 삶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한 번 밖에 살 수 없는 숙명이기에 오히려 더 진지하게 삶의 긴 노정을 알차게 계획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전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그의 시선을 통해서 오늘도 내일도, 소중한 자신의 인생에서 그저 휩쓸려 지나가지 않기를, 그 안에서 더욱 자신을 단단하게 만들며, 자신을 지켜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주위에서 외국어를 능통하게 구사하는 사람을 보면, 언어 재능을 타고났다고 흔히 생각한다. 그 정도로 외국어를 구사하기까지 그 사람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인이 되어 외국어 공부를 시작한 사람 대부분은 거의 다 엄청난 노력을 통해 그 같은 성과를 얻었다."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우리도 할 수 있습니다. 노력은, 꾸준함을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저자와 함께 언젠가 시니어의 시기가 온다면 파워시니어의 길을 걸을 수 있기를 바라며 오늘의 이야기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나이 들어도 낡지 않고 깊어질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