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곽의 도서관/에세이-여행

[헤어곽의 도서관] 독서후기 2025-030. 어떤 어른 - 김소영 (계속해서 나아가는 어른, 나아지는 어른이 되고 싶다)

Herr.Kwak 2025. 5. 1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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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 

 


『어린이라는 세계』로 20만 독자와 만난 김소영 작가가 4년 만에 신작 에세이 『어떤 어른』을 출간했다. 전작이 ‘어린이’라는 존재를 고유한 세계를 가진 개인이자 동료 시민, 다음 세대로서 호명하는 작업이었다면, 신간 『어떤 어른』은 어린이와 함께 동시대를 살아가는 어른의 자리를 살피고 어린이가 또 한 사람의 어른으로 성장하기까지 필요한 어른의 역할을 탐색하는 책이다.

『어린이라는 세계』를 통해 어린이를 새롭게 발견하고 인식하게 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그렇다면 나는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할까?’라는 물음을 던지게 된다. 이 물음 앞에서 작가는 ‘어떤’의 자리를 채우기보다는 어린이가 어른을 보고 있음을, 보면서 배우고 깨닫고 변화하고 있음을 말한다. 어린이와 어른의 관계를 생각할 때 흔히 작고 약하고 미성숙한 어린이를 어른이 지켜보는 장면을 떠올리지만, 어린이 역시 어른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 어른을 보면서 세상이 어떤 곳인지 배우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궁리하며 하루하루 성장해가는 것이 어린이가 하는 일이다. 이 과정을 기억하고 짐작할 수 있는 어른이라면, ‘어떤 어른’이어도 좋다고 작가는 말하고 있다. 어린이에게는 다양한 어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신간 『어떤 어른』에는 작가의 일터인 독서교실을 비롯해 세탁소, 동네 식당, 산책로 같은 일상의 공간과 학교, 도서관, 박물관 등 공공장소에서 어린이와 어른이 서로 바라보고 대화하고 스쳐 지나가는 다양한 순간들이 등장한다. 법과 제도, 역사와 문화의 얼굴을 한 어른과 그 울타리 안에서 내일의 어른으로 성장해가는 어린이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어린이 가까이에서 쓴 이 생동감 넘치는 일화들을 통해 독자는 어린이의 시선이 닿는 자리에 있어야 할 어른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다. 어린이가 미래를 살아갈 사람이라면, 어른은 그 미래를 상상할 수 있는 밑그림을 보여주는 사람이다. 우리가 ‘어떤 어른’이 되기로 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미래는 달라질 것이다.

* 출처 : 예스24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36274983>

 

- 작가 소개 -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했으며 졸업 후 출판사에서 어린이책 편집자로 10년 넘게 일했다. 지금은 독서교실에서 어린이들과 책을 읽고 있다. 『어린이책 읽는 법』, 『말하기 독서법』 등을 썼다.

저자의 독서교실을 찾은 아이들은 무엇보다 책 읽기의 재미에 흠뻑 빠지게 되는데, 그 비결은 ‘말하기 독서법’에 있다. 책을 읽은 후 아이가 가장 즐겁게 할 수 있고 실제로 도움 되는 활동은 ‘말하기’다. 책을 읽고 내용과 느낌, 생각을 이야기하면서 스스로 책 읽는 재미를 알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책 읽기의 즐거움을 알면 읽기 능력이 생기고, 읽기 능력이 생기면 글쓰기 실력이 향상되면서 자연스레 공부머리도 트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평생 책을 가까이하는 독자이자 교양인으로 성장하도록 돕는다. 저자는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는 독서 교육의 필수 지침과 구체적인 방법을 『말하기 독서법』에 담아내었다.

* 출처 : 예스24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36274983>

(* 해당 책 소개와 작가 소개는 인터넷 YES24에서 참고하였습니다.)

 


 

먼저 이 책을 소개하기 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책. 바로 김소영 작가님의 대표작인 "어린이라는 세계"입니다. 저는 아직 어린이라는 세계는 읽어보지 못하고 이번 책 "어떤 어른"을 먼저 읽었는데요, 많은 분들의 짧은 후기를 넘겨보니, 어린이라는 세계를 먼저 읽었어야 했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이 책을 만들게 된 이면에는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할까요?"라는 질문이 시작이 되었기 때문인데요. 이 질문은 김소영 작가님이 어린이라는 세계를 출판한 후 가진 수많은 크고 작은 강연에서 어느 독자에게서 받은 질문이었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이 책을 다 읽고 난 저는 앞선 책도 궁금해졌습니다. 더불어 이 책을 읽고 난 후 저의 느낌은 이 책은 어른에 대한 이야기, 그러니까 어떤 아이들에게 우리는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할까를 전하는 이야기라면, "어린이라는 세계"는 어린이들에게 좀 더 포커스가 집중되어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하는데요, 이 이야기는 어린이라는 세계를 읽고 나서 다시 한번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앞서 이 책을 쓰게 된 계기가 된 어느 독자의 질문을 알려드렸는데요, 저자는 이 책을 해당 질문을 포함하여 지금까지 독자들로부터 받은 여러 가지 질문들에 대한 신중하고 성실한 응답이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명확한 "해답"은 내려주지 않고 있습니다.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할까?"라는 질문에 명확하고 명쾌한 해답을 내릴 수 없기에 이는 당연한 것일 텐데요, 대신 저자는 본인이 직접 보고 듣고 체험한 여러 에피소드에서 만난 진짜 어른과 아쉬운 어른의 모습에서 담담하게 이야기를 전해줄 뿐이었습니다.

 

주인 잃은 강아지를 맡기기 위해 들이닥친 어린이들의 수선스러움을 내치지 않는 세탁소 사장님의 정다운 응대부터 어린이의 부탁에도 턱에 걸친 마스크를 올리지 않는 무심한 어른의 모습까지 우리가 쉽게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는 여러 모습의 어른들을 소개해주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결국 우리의 이런 행동 하나하나가 어린이와 어른들의 사이에서 어떤 영향을 주고 받는지를 전하며, 우리에게 "진짜 어른"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는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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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저자는 "독자나 청중의 질문이 늘 우호적이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전하는데요, 그 대표적인 일례로 스쿨존에서 일부러 장난을 치는 어린이들, 소위 민식이 놀이를 하는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가 그것이었는데요, 또한 '노 키즈 존'에 대한 이야기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사실 이 부분의 이야기들은 저로서는 100% 저자의 편에서 이해할 수는 없었습니다. 물론 저도 아기 아빠이기도 하지만 말이죠. 특히 민식이 법에서는 "만에 하나 어린이가 일부러 장난을 친다 해도 그렇습니다."라는 부분에서는 공감이 어려웠습니다. 해당 내용이 나온 꼭지에서는 어린이를 사회의 구성원으로 바라보자는 취지의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독일에 있으면서 아이들에게, 특히 아기라고 할만한 만 1세에서 2세 정도의 아이에게도 엄마들이 이야기를 할 때, 너무 아기한테 하는 것처럼 대화하는 것이 아닌 일상적인 대화톤, 어른과 이야기 하는 것처럼 대화하는 것에서 놀랐던 경험이 있는데요. 이 역시 어린이를 사회의 구성원으로, 동등하게 바라보자는 취지와 동일선상인 것 같다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만에 하나 어린이가 일부러 장난을 친다 해도 그렇습니다."에서는 어른도 어린이들을 존중해야 하지만, 어린이들도 어른을 존중해야 하고, 이런 장난의 경우 어른이 어린이들을 동일한 사회의 구성원을 바라보는 시각으로 단호하게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단락을 읽으면서 이 책에서 종종 느꼈던 „어린이이기 때문에“ 이해해야 한다는 것과 „어린이임에도 불구하고“ 동등하게 대우해야 한다는 것 사이에서 혼란스러움을 명확하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물론 저자의 생각에 100% 동의하면서 읽은 부분도 많았습니다. 말수가 적은 어린이에 대한 내용에서도 그러했는데요. 말수가 적은 어린이와 대화를 할 때 긴장이 된다고 김소영 작가님은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몇 초를 기다려 주는 걸 좋아하는지 묻고 싶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예전 성동일 배우가 어느 방송에서 한 이야기가 떠올랐는데요. 아들 준이와 대화를 하면서 뭐라고 해도 대답이 없길래, „넌 왜 어른이 질문을 해도 대답이 없느냐?“라고 다그치듯 묻자 아들 준이의 대답이 „아빠, 전 생각하고 있는거예요.“였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그 대화에서 성동일 배우가 아차하고 생각한 것이 본인이 너무 어른들의 속도로 아이들을 대했음을 느꼈다는 것이죠. 이 두 이야기를 곱씹으며 나는 우리 아가를, 이후에 만나게 될 또 다른 아가와 어린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나의 속도와 나의 생각에서 떨어져 그들의 속도와 생각을 존중할 수 있는 아빠, 어른이 되어야겠다고 더불어 다짐을 하면서 말이죠.

 

또한, 취미 삼아 스케이트를 배우는 서준이의 이야기에서는 서준이가 스케이트 대회에 나간다고 했을 때, 부모님은 예비 선수인 다른 아이들과 취미 삼아 배우는 서준이의 스케이트 실력이 큰 차이를 보일까 걱정을 하지만, 서준이는 그 아이들은 얼마나 잘하는지, 자기의 지금 실력은 어느 정도인지 알고 싶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나는 그 작은 심장에 얼마나 큰 용기가 들어 있는 걸까 싶다. 어린이도 어름처럼 삶을 진지하게 여긴다.“는 말처럼, 때로는 아이들이 어른보다 더 어른스러울 때가 있다는 이야기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었습니다.

 


 

이외에도 제가 아빠가 되면서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 어른과 아이들 사이에서의 이야기에 관심이 많아져서 그런지 많은 부분에 밑줄을 긋고 저의 생각을 적어두었는데요, 그 이야기들을 모두 함께 나누자니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네요. 하지만 마지막으로 이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어쩌면 예민하기도 하고, 날 선 의견들이 달릴 수도 있는 '노 키즈 존'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앞서도 이야기를 했듯, 책에서 저자가 이야기하는 노 키즈 존에 대한 의견에 100% 동감할 수는 없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조심스럽고 어렵기는 하지만, 책에서 저자가 이야기한 것처럼 „시끄럽다고“ 그리고 „위험하다고“ 노키즈존을 운영한다는 것만이 유일한 이유일까요? 저자도 인정하듯, 어쩔 수 없이 그런 곳이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너무 흑백으로 갈려있다. 때문에, 노키즈존 식당 예약해 놓고 노키즈존이라는 이유로 노쇼를 하는 것이 복수방법이라며 정보랍시고 공유하고 있는 일부 맘카페의 행태는 지탄받아 마땅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저 역시 아이를 키우고 있는 아빠입니다. 지금은 외국에 거주하고 있지만, 최근 한국에 다녀왔을 때 만난 친구는 식사 때 많이 흘리고 먹는 아이 때문에, 식당을 갈 때는 작은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가지고 다닌다고 저에게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기 전에 아이가 흘린 음식물과 쓰레기는 직접 치우고 나온다는 것이죠. 이런 부모가 함께 식사를 하는 어린이라면 그 어느 식당에서도 아이 때문에 불평하지 않을 것입니다. 어쩌면 식당 주인들이 노키즈존이라는 이름으로 거부하는 것은 „아이들“이 아니라 아이들을 키우는 „일부 몰상식한 부모“ 때문일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그런 부모가 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겠습니다.

 

추가적으로, 독일 친구와 이야기를 하다가 한국의 일부 레스토랑에는 „노 키즈 존“을 시행하는 곳이 있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그게 무슨 의미인지, 왜 그런 곳이 생겼는지 등을 이야기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의아하다는 듯, 그리고 생소하다는 듯, 그리고 재미있다는 듯 듣는 친구(역시 아이아빠인데요)를 보면서 조금은 부끄러웠습니다. 저자의 말처럼 „노키즈존“이 아니라 조금은 불편해도 풀어서 말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바로 아이들을 위해서, 그리고 우리를 위해서 말이죠.

 


 

사실 앞서 많은 이야기를 전해드렸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하죠. 개인적으로는 그래서일지 모르겠지만, 제가 생각한 부분과는 다른 결을 떠나서 제가 생각했던 이 책에서 다룰 이야기와 다른 부분도 많았기에 아쉬운 점도 있었던 책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에 대한 저자의 시선, 그리고 그런 아이들이 바라보는 참된 진짜 어른에 대한 시선은 우리 모두가 한 번쯤은, 아니 몇 번씩 되뇌어 봐야 할 것이 아닐까 생각을 해봅니다. 흑과 백으로 갈리지 않은,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 말이죠.

 

이렇게 오늘의 이야기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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