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곽의 도서관] 독서후기 2024-082. 어느 맑은 날 약속이 취소되는 기쁨에 대하여 - 하현 (내 마음대로 고립되고 연결되고 싶은 실내형 인간의 세계)
- 책 소개 -
‘내가 나여서’ 기쁜 순간들은 아직 다 발견되지 않았다 _ 『달의 조각』의 하현 작가가 안내하는 실내형 인간의 기쁨 탐색기 세상에는 ‘실내형 인간’이란 종족이 있다. 약속을 잡을 때만 해도 반갑고 기대됐지만, 어쩌다 약속이 취소된 날 게다가 날씨까지 맑다면 혼자의 기쁨을 만끽하는 사람들 말이다. 실내형 인간들은 이 은밀하고 달콤한 감정을 들키고 싶지 않다. 보편적이고 적당한 감정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러나 평범한 일상 속에서 특별한 기쁨을 발견할 줄 안다는 것은 얼마나 멋진 일인가. 이 책은 이렇게 내 마음대로 연결되고 고립되고 싶은 마음 등 솔직히 들여다보면 홀가분한 기분이 드는 여러 감정의 모습들을 그렸다. 『달의 조각』을 시작으로 그 섬세하고 다정한 글로 수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하현 작가의 신작 에세이로, 이번 책에서는 좀 더 일상의 모퉁이에 숨겨진 감정의 조각들에 빛을 비춰 뜻밖에 내가 나여서 좋은 순간들을 발견해 보여준다. |
- 작가 소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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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당〉과 〈6시 내고향〉이 시작된 해에 태어났다. 아빠 손 잡고 상계동 럭키슈퍼에 다니던 시절부터 아이스크림을 남들보다 많이 먹었다. 지금은 김포와 망원과 일산을 오가며 책을 쓰고, 책을 팔고, 책을 읽는다. 『달의 조각』 『어느 맑은 날 약속이 취소되는 기쁨에 대하여』 『우리 세계의 모든 말』(공저) 등을 썼다. |
(* 해당 책 소개와 작가 소개는 인터넷 YES24에서 참고하였습니다.)
하현이라는 작가. 이름은 꽤나 익히 들어보았지만 아직 한개의 작품도 읽어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뭔가 몽글몽글하지만 단단한 글을 쓰는 작가가 아닐까, 겉으로 보기에는 강해보이지만, 속은 여린 작가가 아닐까 막연하게 생각을 했습니다. 책을 다 읽은 지금도 하현이라는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것은 이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현 작가는 " 약속이 취소되면 마음속으로 기쁨의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그런 사람이 어떤 사람이냐구요? 궁금하신분은 함께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실내형 인간"이라 스스로를 지칭하는 하현 작가님은 오랜만에 잡힌 약속이 취소되었을 때, 많은 이들이 약속이 취소되어 만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아쉬운 마음이 들지만 오히려 서운하지 않고 은근히 공짜로 생긴 하루가 즐거움으로 가득차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사실 요즘 유튜브 쇼츠를 봐도, 약속이 취소되었을 때 말로는 서운하지만 어쩔 수 없지라고 하면서 웃으면서 옷을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집에서 혼자 즐기는 모습을 담은 영상들이 꽤나 보이고 있습니다. 어쩌면 "실내형 인간"은 숨겨왔던 우리 모두의 내면에 있던 모습이 아닐까 싶기도 한 요즘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혼자의 시간이 생긴 즐거움을 넘어서, 약속이 취소되면 함께라는 가능성을 가진 채로 혼자가 된 자신의 모습을 기쁘게 바라보는 하현 작가님은 실내형 인간 그 이상이 아닐까 싶은 마음도 듭니다. 물론 하현 작가님도 약속이 생기면 그 안에서 또 세상 쾌활하게 즐겁고 유쾌한 시간을 보냈겠지만 말이죠. 하지만 그 모임 이후에 집으로 돌아올 때 느껴지는 그 피곤함, 그 피곤함보다 집에서의 그 은밀하고 달콤한 시간을 더 원하는 것 같아 보입니다. 그리고 사실 작가님의 모습과 이에 공감하는 "실내형 인간"들의 마음은 그 이상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특별한 기쁨을 발견할 줄 아는 멋짐을 가진 이들의 모습을 그려내는 작가님의 이야기는 많은 이들의 공감을 받으면서도 섬세하고 다정한 글로 더 큰 위로와 치유를 선사하기도 합니다. 작가님 본인이 그러하기에 더 절실히 드러나는 그들의 마음은, 불완전해서 소중한 작가님의 이야기를,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일상 속에서, 더 자세히는 일상의 어느 귀퉁이에, 모퉁이에 숨어있는 감정을 꺼내어 그 감정의 조각에 따스한 빛을 비춰주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굳이 본인을 "실내형 인간"이라고 지칭하지 않는 이들도, 때로는 쉬고 싶은 마음이 드는 순간이 분명히, 무조건 있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실내형 인간은 평균적인 기준 그 이하의 이들을 지칭하는 것도 아닌 우리 모두의 숨겨진 모습을 지칭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모 아니면 도처럼 흑백논리처럼, 이것 아니면 저것이라고 구분 직는 것 또한 상대적일 수 밖에 없기에 고정되어 있지 않은 각자의 세계에서 흔들리고,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변화하기도 하고, 늘어났다가, 줄어들기도 하고, 서로 달라붙었다가, 떨어지기도 하는 우리의 모습은 쉽게 한마디로 구분지을 수 없기에, 한마디로 지칭할 수 없지만 그들의 마음을, 그리고 때로는 불현듯 떠오르는 나의 마음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였습니다.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평범해도 즐거운 사람이 되어야 겠다고 전하는 하현 작가님의 이야기. 내 삶이 반짝이지 못하지만 내 노력까지 초라해지지는 않기를 바라는 소소한 작가님의 마음이 전해지는 책이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맑은 날 약속이 취소되는 기쁨"이외에도 아직 발견되지 않은 각자 나만의 새로운 "기쁨"을 찾길 바라는 마음을 전해드리며 오늘의 이야기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