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곽의 도서관] 독서후기 2024-065. JOBS ARCHITECT 건축가, 빛과 선으로 삶을 그리는 사람 - 매거진 B 편집부
- 책 소개 -
매거진 《B》 편집부는 지난 8년 동안 전 세계에서 찾은 균형 잡힌 브랜드 및 도시를 다루면서, 다양한 직업을 가진 이들의 생각이 모여 브랜드 철학이 되고, 구체적인 결과물이 모여 브랜드가 완성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즉, 우리가 다루는 브랜드는 사람들의 직업의식에 대한 이야기로 귀결된다. 새로운 단행본 시리즈 ‘잡스(JOBS)’는 이러한 사고 과정을 거쳐 탄생했다. 편집부가 선정한 인물들의 인터뷰와 에세이를 통해 이 시대의 다양한 직업인으로 살아가는 이들의 태도와 철학, 생각과 실천을 독자에게 소개하고자 한다. ‘잡스’의 세 번째 직업은 건축가다. 모든 인간은 본능적으로 무언가를 그림과 동시에 쌓아 올리며 스스로 표현하는 법을 배운다. 또 우리는 고대 건축물이나 중세 시대의 성당, 현대에 지어진 여러 상징적 건물 앞에서 경외감을 느끼기도 한다. 이 경외감은 창작이라는 순수한 행위를 향한 것이기도, 때로는 그 건축물을 구현한 기술 자체에 대한 것이기도 하다. 또한 삼차원의 공간 자체를 인식하고 경험하는 데서 오는 감정으로 볼 수 있다. 종합해보면 건축가는 예술가인 동시에 엔지니어이자 철학자이다. 이렇게 복합적인 역량을 요구하는 건축가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그 배경에는 소유 대신 경험을 중시하는 트렌드, 그중에서도 좋은 공간과 그곳에서의 고유한 경험을 원하는 대중이 있다. |
- 작가 소개 -
균형 잡힌 브랜드를 한 호에 하나씩 소개하는 브랜드 다큐멘터리 매거진이다. 브랜드가 지닌 철학은 물론 숨은 이야기와 감성, 문화까지 감각적으로 담고 있어 브랜드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다. 2011년 11월에 창간하여 지금까지 패션, 라이프스타일, 테크, 도시 등 80여 개의 브랜드를 소개해왔으며, 아마존 등의 온라인을 비롯하여 유럽과 북미, 아시아의 주요 도시에 있는 오프라인 서점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1년에 10권, 국문과 영문을 별도 발행한다. |
(* 해당 책 소개와 작가 소개는 인터넷 YES24에서 참고하였습니다.)
정말 우연히 이 책을 발견했습니다. 건축 엔지니어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지만, 건축공학을 공부하면서 건축에 대해서도 수학을 했었고, 대학에 입학을 하던 시기만 해도 건축공학보다는 건축학에 더 뜻을 두고 입학을 하였기에 건축에 대해서 여전히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건축가라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고 그들의 관점, 그들의 생활 방식에 대해서도 흥미롭게 지켜보곤 합니다. 이곳 독일에 나와서도 많은 건축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을 만나면 즐겁기도 한 것이 그 때문이겠죠. 그렇게 이 책 "잡스 - 건축가"는 제 눈에 띄었고, 역시나 많은 건축가들의 인터뷰를 통해서 그들의 시선, 관심사, 관점, 생활 태도를 엿보며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그리고 매거진 B에서 출간했다는 또 다른 직업군에 대한 이야기들도 궁금해졌습니다. "건축가" 편은 잡스 시리즈의 세 번째 이야기였고, 첫 번째 이야기는 에디터, 두 번째 이야기는 셰프, 그리고 이어서 네 번째 이야기는 소설가라고 하는데요. 기회가 되면 나머지 3개의 잡스편도 읽어보고 싶어 지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건축가편을 다루면서 편집부는 "직업과 직업 사이의 경계를 넘나드는, 즉 생각의 경계에서 자신의 세계를 구현한 사람"을 만나려 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이 멘트에서 잡스 편집부에서 바라보는 시선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상업적 성공 혹은 업계에서 인정할 만한 업적도 중요한 지표지만 그보다는 건축으로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지를 더 면밀히 살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책에서는 존 포슨, 나은중&유소래 부부, 황두진, 조재원, 아시자와 게이지, 루카 구아다니노, 최문규, 위고 아스 건축가까지 8개 편으로 9명의 건축가와의 인터뷰를 담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는 저에게 익숙했던 건축가도 있었고 생경했던 건축가들도 있었는데요, 특히 이탈리아 영화감독이자 스튜디오 루카 구아다니노를 이끌고 있는 루카 구아다니노 님은 제가 가지고 있는 건축이라는 범위를 넓혀주었습니다.
물론 저보다 더 건축에 진심이고, 더 많이 접하고 공부하신 분들께는 익숙한 이야기이고, 일상의 이야기일 수 있지만, 건축이라는 분야에 대해서, 그리고 건축가라는 사람에 대해서 잘 모르는 분들께는 그들을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니멈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공간에 무엇을 어디에 배치하느냐에 따라 공간 그 자체가 바뀐다고 이야기하는 존 포슨 건축가, 지속가능한 건축을 위해 자신의 근본을 단단히 하려고 부단히 애쓴다는 나은중, 유소래 건축가 부부, 공학에서 예술까지 건축을 이루는 여러 요소들의 결합을 넘어 전체와 부분의 유기적 관계를 논하는 황두진 건축가, 보이는 것을 만져 보이지 않는 삶의 가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조재원 건축가, 건축가 겸 디자이너로 일하며 건축가에게 있어 가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아시자와 게이지 건축가, 영화감독이자 인테리어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루카 구아다니노 건축가 겸 영화감독, 건축에서 다른 사람과의 소통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 이야기하는 최문규 건축가, 그리고 수학적 계산과 심미적 연구 외에 인간적 측면까지 포함한 건축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하는 위고 아스 건축가까지.
위에서 언급한 이 아홉 건축가들의 공통점은 " 직업과 생각의 경계를 넘나들며 세상 속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지어 올린 것"이라고 편집자는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들이 바라는 삶이란, 좋은 삶이란 무엇인지 엿볼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편집자는 책의 초반부에 건축에 대해서 이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 건축이라는 건 공학적으로 지어진 구조물이기 때문에 크게는 물리적이고 구조적인 고나점, 그리고 이 세상에 없던 새로운 조형물을 창조해낸다는 측면에서 미적 관점, 또 자연 위에 창조한 인공물과 공존하는 인간의 이야기를 인문학적으로 풀어낼 수도 있습니다. 건축을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쉽지 않습니다않습니다."라고 말이죠.
한마디로 정의하기 쉽지 않은 건축, 그리고 건축가.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에 대해서,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가는 건축이라는 그것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기를, 그리고 흥미롭게 바라볼 수 있기를 바라며 오늘의 후기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