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곽의 도서관] 독서후기 2024-063. 열다섯에 곰이라니 - 추정경
- 책 소개 -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가 추정경 신작 “속보입니다. 전국의 사춘기 아이들이 동물로 변하고 있습니다!” 『벙커』 『내 이름은 망고』 등으로 독자들에게 오래도록 사랑받고 있는 추정경 작가가 새 장편소설로 돌아왔다. 『열다섯에 곰이라니』는 정체불명의 현상으로 갑작스럽게 동물이 되어버린 아이들의 우여곡절 성장기를 담은 작품으로, 곰이 된 태웅을 비롯해 기린, 비둘기, 하이에나 등 제각기 다른 동물로 변한 아이들의 이야기가 옴니버스식으로 펼쳐진다. 자신의 성격을 조금씩 품고 있는 동물로 변해 버린 여덟 아이의 이야기를 통해 사춘기를 지나고 있는 십 대들의 현실과 고민을 엿볼 수 있다. |
- 작가 소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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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다. 부산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방송 작가로 일했다. 엄마와 캄보디아로 떠나온 열일곱 살 소녀의 좌충우돌 모험담을 그린 『내 이름은 망고』(2011)로 ‘청소년문학의 미답지를 개척’했다는 평과 함께 제4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했다. 한강대교 밑 비밀스러운 벙커로 숨어든 상처 입은 소년들의 이야기 『벙커』(2013), 감가하는 돈으로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의 이야기 『죽은 경제학자의 이상한 돈과 어린 세 자매』(2017), 어느 날 테니스 유망주에게 들이닥친 음모를 파헤치는 미스터리 『검은 개』(2019), 읽고 쓸 자유가 사라진 강력한 통제사회를 그린 『월요일의 마법사와 금요일의 살인자』(2020)가 있다. 2021년에는 누아르와 SF가 결합된 장르소설 『그는 흰 캐딜락을 타고 온다』 출간하였다. |
(* 해당 책 소개와 작가 소개는 인터넷 YES24에서 참고하였습니다.)
추경정 작가. 알고 보니 청소년문학이라는 "미답지를 개척해 온" 작가로 알려져 있는 작가였습니다. 그동안 청소년문학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기에 생경했던 작가님이었는데요, 이번 소설로 인해 추경정이라는 이름이 제 뇌리에 업데이트되었습니다. 청소년문학이라는 것을 배제하고도 기발한 상상력과 스토리의 구성, 인물들의 성격과 이들이 동물로 변화하는 모습과 그 이유들, 왜 그 인물은 그 동물로 변하였을까라는 부분에서 탄탄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러면 소설의 내용을 아주 간략하게 이야기하고 저의 후기 이어나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책의 기본적인 스토리라인은 전국의 십대들에게 "동물화"라는 정체불명의 현상이 일어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곰, 사자, 비둘기 등 다양하게 변하는 십대들의 모습이 나옵니다. 아래 그림에서 등장인물들과 이들이 어떤 동물로 변하였는지 확인해 보세요.
처음에 동물화가 진행된 아이들은 별도의 시설에 격리되었다가 곧 격리가 해제되고 동물화가 진행된 아이들과 일반 학생들이 함께 수업을 받으며 만들어가는 일상으로 내용은 넘어갑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동물화가 진행된 아이들이 다시 사람으로 돌아오기 시작하고 이들에게서 공통점이 발견되죠.
이처럼 진행되는 이야기를 통해, 그 안에 숨어있는 이야기들의 진짜 의미를 통해, 청소년들은 내면의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고 이를 바라보는 어른들의 이해를 도울 수 있는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야기의 끝에 이런 메시지가 나옵니다. "동물로 변한 데에는 각가 나름의 이유가 있지만, 사람으로 돌아오는 방법은 단 하나뿐이다."라고 말이죠.
위의 등장인물 그림소개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 가장 먼저 등장하는 인물인 "태웅"이 주인공으로 나옵니다. 그리고 태웅뿐만 아니라 동물화가 진행된 십대들 모두 전에 없던 몸과 마음의 변화를 마주하며 벌어지는 일을 다룬 이야기다. 아이들은 갑작스러운 동물화에 나름대로 대처하고 적응하면서 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바뀌어가죠. 동물화가 진행된 동물의 모습으로 지내야 하기에 좌충우돌 많은 일을 겪으며 그간 몰랐던 자신 안에 숨어있던 새로운 감정을 배우기도 하고, 그 감정을 제대로 드러내는 법을 배우기도 하고, 때로는 엇나간 행동으로 주변에 피해를 끼치기도 합니다. (어디에나 빌런은 있기 마련이죠.)
주인공 태웅의 경우를 살펴보면, 곰으로 변한 것에서 유추할 수 있다시피 단순히 먹는 것에 진심이라는 것뿐만 아니라 불합리한 일에도 나서지 않고 참는 일이 많은 성격의 소유자였습니다. 쉽게 말해, 순한 곰, 미련곰탱이 그 자체였죠. 마냥 참고 넘기기만 하던 태웅은 곰이 된 이후 필요할 때는 나서기도 해야 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도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죠. 작은 키가 콤플렉스였던 기린이 된 서우도 자신의 콤플렉스를 극복해 가는 장면이 나옵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누군가는 깨닫고 성장을 하는 반면, 누군가는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죠. 하이에나가 된 상욱이 그 대표적인 인물로 나옵니다. 하이에나가 된 상욱은 아이들을 협박해 돈을 갈취하는 모습을 보이고, 상욱보다 나아가 산에서 살아가는 들개 패밀리는 악랄한 행동을 일삼고 다닙니다.
이렇게 같은 상황에서도 누군가는 그 안에 숨겨진 의미를 파악하고 성장하는 반면 누군가는 문제아의 모습, 반항아의 모습, 나아가 반사회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죠. 이런 입체적인 인물들과 사연이 만나 십대들이 내뿜는 반짝이는 다양한 수많은 빛깔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청소년문학인 이 책이 단순히 십대들에게, 성장통을 앓고 있는 십대들에게 위로를 선사할 뿐만 아니라, 그런 십대를 둔 부모에게, 가족에게 그들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격동의 시기, 질풍노도의 시기인 사춘기를 동물화라는 설정으로 기발하게 표현한 이 책. 여러분께 소개해드렸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